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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굳이 뱉는 말] 0. 불순분자의 초상화
뭔지도 모르면서 그리는 그것이 우리의 초상이 되면 좋겠다. 종국엔 낙서가 될 것들이 좋다.
그야말로 완전한 교착상태다. 세상이 선사하는 관성으로 움직일 수 있던 시간은 끝났다. 우수수 폭포처럼 쏟아지다 한순간에 웅덩이 속 고인 물이 된 듯한 느낌. 당혹스럽다. 원래 이렇게 잔잔한 건가. 자연히 흐를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 아니었던 거다. 흐르는 데에도 방법이 있었던 거다. 의식하지 않아도 됐었을 뿐. 세계의 규칙에 쉽사리 탑승하지
by
정해영 에디터
2025.04.21
오피니언
음식
[Opinion] 딸기와 낭만 [음식]
낭만의 딸기 기억 구슬
다양한 과일의 비닐하우스 재배가 만연해진 시대다. 그 결과, 제철 과일의 의미가 예전보다 다소 흐려진 듯하다. 이냉치냉을 즐기고 싶다면 차디찬 겨울 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수박을 먹을 수도 있고, 푹푹 찌는 여름날 귤의 상큼함으로 더위를 달랠 수도 있다. 이런 복을 누리고 있자면 현대의 기술의 발전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의 소중함은 유한함에서
by
박유진 에디터
2025.03.29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굳이 불편해졌을 때, 비로소 간절해질 따스함 [영화]
영화 <미키 17>을 통해 떠올리는 인류 역사, 그리고 나아가는 인간에 대한 불씨 같은 희망
SF 장르가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그것의 역사적인 성격을 발견할 때이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늘 과거를 기반한다. 통상적인 외계인의 이미지가 태아의 모습과 닮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근미래 시대이지만 나는 2025년을, 1939년을, 1492년을, 그런 인류 역사 속 비극들을 떠올렸다.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SF 영화 <미키17>, 개
by
정혜린 에디터
2025.03.06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굳이 그런 짓 하면 안 될 이유는 없으니까
그런 작은 행복들이 쌓이다 보면 큰 행복이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프로그램 관련 일정이 잡혀 있어 뜻밖에 하루 일을 쉬게 된 날이다. 오리엔테이션도 예상보다 일찍 끝나 오후부터는 시간이 꽤 남았다. 일터로 갈수도 있었지만 구태여 그러고 싶지는 않은 기분이 들어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놀아보겠냐는 생각으로 나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전에 들렀던 내 맘에 쏙 드는 카페가 떠올라, 가자고 스스로에게 말을
by
김상준 에디터
2025.01.25
리뷰
공연
[Review] 굳어있던 감각이 깨어나다 - 사운드베리 페스타 Soundberry Festa' 24
페스티벌이 끝나면 피곤함보다는 삶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게 된다.
정기적으로 페스티벌을 참여하는 것은 일상의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증 하나이다. 즉각적으로 굳어있던 감각을 깨울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험 또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페스티벌을 다녀왔다. 바로 ‘사운드베리 페스타 24’이다. 사실 동명의 페스티벌을 올해 초, 3월에 다녀왔었다. 장소도 동일했다. 실내에서 공연하는 것도
by
노세민 에디터
2024.07.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아직까지도 굳이 손글씨를 고집하는 이유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없는 삶
사진 출처 - Unsplash, Angelina Litvin 10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고, 2014년도 그다지 먼 과거가 아니다. 하지만 바뀐 시대를 감지한 작은 습관들이 변화하기엔 충분한 세월이다. 내게도 10년 전과 지금 현재 사이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쓰기의 방식’이다. 많은 이들의 개인사에서 글씨 쓰기란 공부의 행위와
by
유수현 에디터
2024.05.04
리뷰
영화
[Review] ‘굳이’의 천재 - 힙노시스: LP커버의 전설 [영화]
‘힙노시스’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업 비하인드를 추적한다.
21세기에 취미를 LP 수집이라고 소개한다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예컨대 긍정적으로는 ‘낭만 있는’ 취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는 ‘굳이’에 가까운 취미로도 볼 수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시간제한 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굳이’ ‘물건’으로 소장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턴테이블과 LP를 소장할 수 있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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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2024.04.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굳은살
무뎌지는 것은 단단해지는 것, 단단해지는 것은 무뎌지는 것.
손가락이 찢어졌다. 생각보다 깊게 베인 상처에 빠른 속도로 피가 흘러나왔고 아픔을 느낄 틈도 없이 순간의 공포에 몸이 잠시간 굳었다. 곁에 있던 동생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려 지혈을 시작했고, 상황 파악이 되자 미뤄두었던 고통이 밀려왔다. 주말이라 근처에 문을 연 병원이 없었고, 응급실을 갈 만한 부상은 아니라는 판단에 집에 있던 소독약과 연고로 응급처치
by
김소형 에디터
2024.03.31
리뷰
공연
[Review] 꼿꼿이 선 무용수의 발끝에서 우리 민족의 굳은 의지를 보다 - 코리아 이모션 情 [공연]
한국 발레의 무한한 확장을 응원하며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관객들을 맞이한 유니버설발레단의 <코리아 이모션 情>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40주년 개막을 알리고, '한국의 정(情)'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공연은 한국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공연 시작 전, 문훈숙 단장이 무대 위로 등장했다. 감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작품에 대한
by
최세희 에디터
2024.02.2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외로움아 굳나잇 [사람]
너도 나도 잠 못 드는 밤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어요?” 한 아이가 묻는다. 빨리 잠들기 위한 나의 노하우를 알고 싶단다. 내가 이런 질문을 받을 만큼 잘 자는 사람이었나. 십대 초반의 아이도 잠에 대해 고민하는구나. 생전 처음 받아보는 질문에 당황스럽다. “숫자를 세어보면 어때? 하나 둘 하다 보면 잘 수 있겠지?” “아뇨, 잠이 더 깨요. 정확하게 카운트하려고 깨요
by
김윤 에디터
2024.01.21
오피니언
미술/전시
작은 것의 압도감, 존재의 사고 -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
캐비닛에 들어갈 만큼 작은 물건이지만 그 작은 것으로부터 관련된 수많은 기억을 소환할 수 있듯이, 일리야 밀스타인은 작은 것으로부터 세상을 읽어내며 그 경험을 감상자들에게도 선사한다.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 전시는 일리야 밀스타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타인이라는 외부로의 연결, 이윽고 우리가 사는 세계로 다다르는 여정을 네 개의
by
김민정 에디터
2023.10.15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굳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며
그리고 할리우드 작가 조합의 승리를 축하하며
<거미집>에는 '왜 굳이 결말을 바꾸냐'는 주변의 물음에도 꿋꿋이 영화를 다시 촬영하는 감독이 나온다. 그 감독이 ‘굳이’ 영화를 찍는 이유 <거미집>은 완성된 영화의 결말을 ‘굳이’ 바꾸려는 감독 ‘김열’과 영화 크루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다. 1970년대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소동을 제법 있음 직하게 그리는 이 작품은, 충무로에서 활약한 한국
by
류나윤 에디터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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