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꼿꼿이 선 무용수의 발끝에서 우리 민족의 굳은 의지를 보다 - 코리아 이모션 情 [공연]

글 입력 2024.02.2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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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관객들을 맞이한 유니버설발레단의 <코리아 이모션 情>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40주년 개막을 알리고, '한국의 정(情)'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공연은 한국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공연 시작 전, 문훈숙 단장이 무대 위로 등장했다. 감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작품에 대한 갈무리는 기대감과 함께 무용의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땅에 최대한 가깝게 발을 붙이고 내부로 들어가는 동작이 주가 되는 한국 무용과 발끝을 꼿꼿이 세워 외부로 표출하듯이 몸을 젖히는 발레의 차이점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품 이해도 향상을 위한 수고에 감사함이 밀려온 동시에, 미소 짓던 그녀의 표정을 보며 무용을 얼마나 탐구하고 사랑해 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감정을 느껴서인지, 공연은 한없이 따스하게 다가왔다.

 


2023Korea Emotion-ⓒUniversal Ballet_Kyoungjin Kim 215.jpg

 

 

공연의 주제인 '한국의 정(情)'은 국악 크로스오버 퓨전 음악을 배경으로, 무용수가 선보이는 발레가 접목되어 표현되었다. 한국의 정서를 보여주는 작품인 만큼, 클래식 발레와는 다르게 한국적인 발레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발레의 경우에는 '네오클래식 발레'라는 명칭으로 선보여졌는데, 이는 기본 동작에 철저히 기반해 오직 순수한 몸동작에 중점을 두는 발레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 발레가 긴 선을 강조하고 절제하기도 하며 상체를 활짝 펼치기도 하는 동작을 선보인다면, 네오클래식 발레를 기반으로 한국의 정서를 표현하는 본 공연에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과 상체를 안으로 둥글게 말기도 하는 동작으로 차별화를 보여주었다.

 

수없이 단련하고 동작을 연마했던 그 시간을 선보이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가볍고 자유로웠다. 우아하고 아름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배경이 된 국악 크로스오버 퓨전 음악과 9개의 스토리라인이 무용과 어우러지면서 우리 민족이 겪어온 삶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했다.

 

꼿꼿이 선 무용수의 발끝에서, 오랜 시련과 고난을 발끝으로 꼿꼿이 견뎌 비로소 우리의 민족성을 되찾은 선조들의 굳은 의지가 겹쳐 보인 순간이었다.

 

 

2023Korea Emotion-ⓒUniversal Ballet_Kyoungjin Kim 2.JPG

 

 

9개의 스토리라인은 남녀 무용수의 군무, 여성 2인무, 남성 4인무 등 각각 다른 조합으로 이루어져 눈을 즐겁게 했다. 그야말로 흥겨웠다.

 

몸은 가만히 있었지만,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며 무용수의 움직임을 바삐 쫓아갔다. 무용수가 동작을 끝내는 동시에 새로운 동작을 시작할 때면, 나도 모르게 쾌감이 느껴졌다.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는 긴장감이 있었다.

 

동작을 무사히 마친 무용수가 퇴장하는 순간에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와 함성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나와 같은 마음으로 무대 위에 서 있는 그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처음 마주한 장면이었지만, 그들은 백번 천번도 더 마주했을 동작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2023Korea Emotion-ⓒUniversal Ballet_Kyoungjin Kim 15.jpg

 

 

<달빛 유희>, <찬비가>, <비연> 등 단연 모든 구성이 인상적이었지만, 첫 발레 공연을 본 나로서는 막이 오르며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 동해 랩소디 Rhapsody of the East Sea >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장단에 몸을 맡기며 등장할 때, 한순간에 분위기가 전환됐고 전율이 돋았다.

 

남녀 무용수들이 합을 맞추어 공연의 시작을 알렸던 오프닝 무대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자진모리와 드렁갱이 장단이 주가 되는 동해 랩소디는 자유로운 즉흥 연주와 축제를 벌이는 특징적인 곡으로, 무용수들의 군무와 움직임로부터 뻗어 나오는 에너지는 예술의 힘을 또 한 번 증명해 보였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 발레를 최초로 세계 무대에 소개하며 발레 한류의 개척에 힘써왔다. <코리아 이모션 情>은 서양의 문화인 발레를 우리의 정서에 맞게 해석하여 한국 창작 발레의 탄생을 알리고, 완벽한 테크닉과 한국의 정서를 스토리와 음악에 녹여내 국내외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는 작품이다.

 

<코리아 이모션 情>은 이제 시작이다. 2021년 초연을 시작으로, 더 많은 관객에게 오랫동안 선보여질 공연과 한국 발레의 무한한 확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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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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