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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달삼쓰뱉의 삶
달면 삼키고 쓰면 좀 뱉어
'달삼쓰뱉'이라고, 요즘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를 줄인 말인데, '감탄고토'라는 멋들어진 말이 이미 있지만 그 말을 쓸 만큼 상황이 대단치는 않을 때 주로 쓰는 것 같다. 막 학기 개강을 얼마 앞두지 않은 지금, 지나온 방학기간 동안의 내 삶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바로 이 말 아닐까 싶다. 단 것은 삼키고 쓰
by
유서인 에디터
2023.08.25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8월에 쓰는 편지
그립고 그립고 그리우면서 반가운 너에게
독일에 가겠다는 너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게 열일곱 살 때였나? 방과후 수업 시작 전 시간이 남았을 때였던 것 같아. 어떻게 그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른이 되면 독일에 가고야 말겠다고 했던 것만큼은 똑똑히 기억해. 그리고 몇 년이 흘러서 너는 너와의 약속, 그리고 여기저기 발설해 온 것들을 증명하듯 정말로 독일로 떠났지. 비록
by
박수진 에디터
2023.08.25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응원하며,
언니의 안녕을 바라며 손을 흔들게요.
언니에게, 안녕하세요, 언니. 놀랐죠? 제가 언니라고 불러서요. 사실 언니를 단 한 번도 언니라고 불러본 적이 없어서 조금 낯설어요. 일하는 내내 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 상상을 했어요. 언니라는 단어가 가진 친근감을 나누고 싶었어요.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라고 물어볼 용기가 없었어요. 사실 얼마든지 용기를 낼 순 있었죠. 그렇지만 못했고, 하지 않았어요
by
박하은 에디터
2023.08.2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어디에선가 날아온 편지
당신이 매일 행복할 수 있기를.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를 하는 것 같아요. 잘 지내고 있을까요? 당신은 저를 만난 적이 없지만 저는 매번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끔이지만 당신은 꿈의 편린을 통해 저를 보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저보다는 당신에게 가까운 모습만을 보았답니다. 당신은 저에게 가끔 편지를 보내곤 했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분이 묘합니다. 그래서 다소 서두 없
by
빈민지 에디터
2023.08.2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우리의 정의할 수 없는 관계는
애정을 담아, 우리가 좋아하는 능소화꽃을 함께 너에게 보내
희야, 누군가 내 앞길을 먼저 걸어가 준 사람이 있다는 건, 그리고 그게 너라는 사실은 굉장히 든든한 일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또 깨달았어. 대학원 과정 이후에 취업한 우리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멋진 사회구성원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생각보다 우리 첫 직장 생활은 빨리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지?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너무 힘들었어. 너도 알
by
이홍비 에디터
2023.08.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단단한 질문
질문을 통해 끊임없이 알아가는 과정
지난달 7월, 뜨거운 햇빛에 못 이겨 얇은 셔츠 한 장과 이별을 선고했던 날. 드디어 여름이 시작됐다. 슬금슬금 들리는 매미 소리와 버스 안에서 나오는 거센 에어컨 바람까지. 여름이 왔다는 걸 느낀다. 주변의 변화로 나의 몸은 여름을 인지했지만, 마음은 아니었다. 아직도 겨울과 봄 사이 어딘가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다. 신체와 정신이 받아들인 계절의 거
by
이지은 에디터
2023.08.12
작품기고
The Writer
[The Writer] 관심법 종자
평범한 관종으로 위장한 관심법 종자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난 애는 안 낳을 생각이에요. 나의 이런 종자를 물려주고 싶지 않거든요. 내 말을 들은 내 주위 열의 아홉이 모두 끄덕이죠. ‘그래, 이 관종아.’ 맞아요, 저는 관심병 종자, 앗, 아니, 그런 관심병 종자들을 미리 알아보는 관심법 종자에요. ‘아냐, 그래도 지구는 착한 관종이야.’ 그리고 누군가 꼭 이런 말을 덧붙여주는데, 흠,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by
주영지 에디터
2023.08.01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손끝에서 피어나는 빛바랜 아름다움 - ‘살랭의 은신처’ 살랭 작가
"이 분야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섬세한 선으로 그려낸 꽃과 풀, 가구 그림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풍긴다. 문구 브랜드 ‘살랭의 은신처’의 첫인상이었다. 액자에 넣어 감상해야 할 것 같은 이 ‘작품’은 사실 떡메모지, PET 테이프 등으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귀엽거나 키치한 것이 대세인 문구계에서 살랭의 은신처는 귀엽지도 키치하지도 않은 독특한 콘셉트로
by
김소원 에디터
2023.07.29
작품기고
The Writer
[The Writer] 언니, 온도
함께 나누었던 온도는 삶에 스며들어, 영원히
엄마 손은 약손. 그리고 언니 손은 금손이었다. 실제로 언니가 손으로 뜨개질이며 자수 같은 것을 곧잘 만들어 내거나 요리를 척척 해내기도 했고, 심지어 손으로 하는 공부까지 잘 해내서 ‘금손’인 것도 있었지만 정말 우리 집에서 언니의 손은 귀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생 때 언니는 이미 의과 대학에 입학했다. 집에서 언니는, 특히 언니의 손은 스
by
주영지 에디터
2023.07.2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수영을 시작했다
어떤 하루를 견디는 범
발을 물에 담그는 순간 한기가 올라왔다. 어린 시절부터 냉탕이라면 질색했던 나에겐 몇 번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순간이다. 입술을 꼭 깨문 채로 목까지 몸을 물에 담갔다. 왠지 모르게 심장이 더 빨리 뛰는 것 같다. 반대편에선 한 사람이 부드러운 몸짓으로, 그러나 맹렬한 파장을 일으키며 이쪽으로 헤엄쳐 왔다. 나는 숨을 들이쉬었다. 스프링처럼 몸을 굽
by
이중민 에디터
2023.06.30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덧셈의 세상 속 빼기의 미학 - 박하경 여행기
여백을 가져도 괜찮아요
19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갑자기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직장도 가정도 버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잊은 채 여행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 정신없이 길을 떠난 이들은 ‘미치광이 여행자’로 불렸다. 그들은 과연 미쳐서 여행을 떠난 걸까? 그대로 살다가는 미쳐 버릴 거 같아서 떠난 게 아닐까? - 1화, 하경의 나레이션 바야흐로 콘텐츠 과잉의 시대다.
by
주영지 에디터
2023.06.30
작품기고
The Writer
[The Writer] 소행성에 보내는 편지
거기서도 말하잖아, 죽음은 끝이 아니라 그냥 돌아가는 거라고.
소행성 B3470YE 호에 보내는 편지 안녕, 별아. 엄마야. 우리 별이가 결혼을 한다니. 우리 별이를 보내주기가 너무너무 싫지만, 그래도 별이를 언제나 사랑하는 엄마로서, 이 편지를 보내. 늘 엄마 품 안에 있었던 우리 아가. 너는 태몽도 유성우가 떨어지는 꿈이었어. 쏟아지는 별들을 막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저 별 중 하나를 내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by
주영지 에디터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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