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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오디세이 - 그리고 너는 비로소 집으로 돌아가리라 [영화]
트로이까지는 꾀로 됐는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지 않았던 내 나이 또래 어린이가 있을까. 몇 번이고 다시 읽어서 신들의 이름과 관계를 줄줄 외웠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저승의 신 하데스였다(아마 어렸을 때부터 나의 취향은 말수 없고 자기 할 일 잘하고 사랑꾼인 남자였던 것 같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오디세우스를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서
by
곽한별 에디터
2026.08.17
리뷰
PRESS
[PRESS] 고독한 자들은 왜 서쪽으로 향하는가 - 서쪽 숲에 갔다 [도서]
깊은 내면으로 서서히 잠식하는 편혜영식 서스펜스
고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찾아온다. 어쩌면 인간이 고독으로 향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기쁨이나 슬픔처럼 한순간의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리 없이 인간의 몸에 있다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더욱 심해지는 아토피처럼 이유 없이 발현되곤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독한 순간에 머무른다. 홀로 세상에 왔다 홀로 간다는 말처럼 결국 세상을
by
이상아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활처럼 휘어지다 부러진 사람 - 박하사탕 [영화]
영호의 인생을 망친 것은 증권회사 직원도, 도망간 동업자도 아니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봤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이 영화가 시간을 거꾸로 배치한 작품이라는 것, 1980년대를 지나온 한 남자의 트라우마를 다룬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잊은 채 영화를 봤으니, 사실상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셈이었다. 영화는 1999년, 마흔이 된 김영호가 20년 만의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
by
김지현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끝끝내 돌아가려는 인간에 대하여 - 오디세이아 [도서]
인간의 약한 의지와 유한함, 전쟁과 죽음의 무게, 귀향
우리는 흔히 모험을 ‘떠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낯선 장소로 향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자신을 던지는 것. 그래서 여행과 모험에는 대개 탈출과 자유의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그런데 <오디세이아>를 읽으며 그 익숙한 이미지가 조금 달라졌다. 오디세우스가 그토록 긴 시간 동안 감당한 모험의 목적지는 새로운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
by
이수진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고전이 된 모험담에는 이유가 있다 - 도서 '오디세이아'
왜 『오디세이아』는 여전히 이렇게 재미있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1891년, 캔버스에 유채,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멜버른, 오스트레일리아) 90년대생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낯선 고전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어린 시절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아마 비슷할 것이다. 신들은 아름답고 변덕스러웠으며, 인간들은 사랑하고 질투하고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노래하지 말고 제발 말로 하라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 [공연]
대학로 대표 깔깔극의 귀환
* 본 리뷰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장 쓰기 어려운 장르는 무엇일까. 미스터리 추리물? 판타지? 아니, 사실 코미디만큼 쓰기 어려운 장르도 없다. 생판 모르는 남을 웃겨야 하는 만큼 치밀하고 교묘한 상황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웃기려고 던진 대사에 찬물을 끼얹은 듯 싸한 반응이 돌아오기도 하고, 때로
by
손현진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저마다의 이타케를 향하는 이들에게 - 오디세이아
겉모습은 어른이 되었지만 속마음은 여전히 덜 익은 채 흔들리는 우리에게, 기원전 서사시가 던지는 유효한 메시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하며, 원작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경험으로 가득한 긴 여정'을 뜻하는 단어 '오디세이(Odyssey)'의 근원이기도 한 이야기는 막상 펼쳐보기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방대한 분량은 물론이고 복잡하게 교차하는 시점과 수많은 신과 인물들의 낯선 이름이 장벽처럼 붙잡고 서
by
오금미 에디터
2026.08.17
리뷰
PRESS
[PRESS] 나를 이해하기 위한 마음 훈련,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가 재연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가 재연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토크 콘서트장을 배경으로, 주인공 ‘키키’가 경계성 인격장애의 치료 과정을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과정을 담은 뮤지컬이다. 키키는 자신이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임을 알게 된 뒤,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병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특히 작품은 완치로 나아가는 과정보다는 자신을 이해
by
김나윤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안개 위의 방랑자, 그리고 텍스트라는 절벽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표지에 자주 쓰이는 프리드리히의 그림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를 매개로, 이미지와 텍스트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서로 다른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그림은 완성된 풍경을 건네지만 텍스트는 독자가 스스로 지어내야 하며, 이 지어내는 노동이 인간 사고와 철학의 원초적 형태라는 개인적 결론에 이른다.
산 위의 방랑자, 차라투스트라를 만나다 저 멀리를 굽어보는 한 남자가 있다. 등을 돌린 채 바위산 꼭대기에 서서, 발아래 펼쳐진 안개와 산봉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1818년에 그린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다. 이 그림은 실제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표지로 쓰인 적이 있다. 바니스 앤드 노블(Barnes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고강도 경쟁 사회에서 다양성과 인정의 사회로 가는 길 [문화 전반]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벗어나 물질적 풍요를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발전주의적 신화가 완벽히 파산한 셈이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by
신동하 에디터
2026.08.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부동산 영업사원들의 실적 경쟁, “글렌게리 글렌 로스(Glengarry Glen Ross)” [공연]
극장 The Old Vic에서 상연한 연극 글렌게리 글렌 로스(Glengarry Glen Ross)의 후기를 다룬다. 연극은 1980년대 부동산업계 영업사원들의 실적 경쟁을 다루며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판하고, 원작의 남성 캐릭터를 전원 여성 캐스팅으로 구성하여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다.
The Old Vic 전경. 사진: 직접 촬영. 지난 6월 4일부터 7월 16일까지 런던 워털루역 인근에 위치한 극장 디 올드 빅(The Old Vic)에서 연극 “글렌게리 글렌 로스(Glengarry Glen Ross)”가 상연되었다.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머멧(David Mamet)이 쓴 작품으로, 영국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뒤 1984년 퓰리처 드라마상
by
정진형 에디터
2026.08.16
리뷰
전시
[Review] 독을 건네는 어머니 - 뱅크시 : Still Here [전시]
익숙한 이미지의 틈 속에 저항을 던지다
한 여자가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분유 대신 독을 먹이고 있다. 이 여자는 자비로운 모성의 초상이자,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다. ‘모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성모 마리아가 아이에게 독을 먹이고 있는 모습은 괴리감과 불쾌함을 불러일으킨다. 어머니가 건네준 것이 분유일까? 아이는 그것이 분유인지 독인지 알 길이 없다. 그저 받아먹으며, 나의 처음을 책임
by
길유빈 에디터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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