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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도망치는 인간 - 플리백
참 서글픈 사랑 이야기이다, 인간의 삶이란 것은
어떠한 일에 있어 두말할 필요 없을 만큼 당연한 것들이 존재한다면, 예컨대 여름의 푹푹 찌는 더위가 몰고 오는 짜증스러움이나 수고스러움이라든지, 한편 그런 것이 있음으로 해서 서로 낯선 사람들은 더불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두말없이 당연한 것들이라면 힘주어 설명할 필요도, 설득할 필요는 더더욱 없을뿐더러 어쩜 서로 다른 우리는 바로
by
서상덕 에디터
2026.08.05
리뷰
공연
[Review] 연필 끝에 지우개가 달린 이유 - 플리백
연필 끝에 지우개가 달린 이유를 설명해줄 단 한 사람이 필요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
무대 위에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한 여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플리백 (fleabag)’. 직역하자면 더러운 몰골(을 한 사람) 또는 지저분한 짐승이다. 극의 시작은 그가 일자리 면접을 보고 있는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면접관은 이 회사에 성희롱 관련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 묻고 플리백은 능청스럽게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면접 시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시 찾은 대성당 [도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다시 읽으며 나의 개인적 경험을 투영시켜 읽기
과거의 내가 카버의 소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힘겹게 책장을 넘겼던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독자의 역할을 상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등장하는 인물, 그리고 사물과 상황들 속의 상징이나 의미를 고려해 보지 않고 그저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카버의 소설을 반도 읽었다고 말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사건의 발생, 이야기의 시작과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04
리뷰
공연
[Review] 단순한 병리로 환원될 수 없는 여성의 초상, 연극 ‘플리백’ [공연]
중독, 취약성, 강박증, 트라우마⋯ 이 여자의 삶을 설명하는 방법
2026년 6월 19일부터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라이선스 초연되는 연극 <플리백(Fleabag)>은 영국의 배우 겸 작가 피비 월러-브리지(Phoebe Waller-Bridge)가 집필하고 초연한 1인극으로,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어 에든버러 프린지 신작상(Fringe First Award)’을 수상하는 등 비평과
by
이다연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귀멸의 칼날’은 왜 이렇게 회상을 많이 보여줄까 [만화]
귀멸의 칼날에서 인물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드는 전략에 관해서 살핀다.
소년 탄지로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가족이 전부 죽어 있었다. 사람을 먹는 괴물인 ‘오니’가 끔찍하게 가족 모두를 죽였다. 간신히 살아남은 여동생은 오니가 되었다. 탄지로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복수를 위해서, 여동생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서 오니와 싸우기로 한다. 오니와 싸우는 부대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는 점점 더 강해지고 동시에 더 강한 오니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취약성은 힘을 만든다 - 더 모닝 쇼 [드라마]
취약함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연대가 될 수 있다.
누군가 나의 가장 깊은 약점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은 둘 중 하나다. 나를 가장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 혹은 누구보다 든든한 편이다. 화려한 아침 뉴스 프로그램의 이면을 다루는 드라마 <더 모닝 쇼>는 권력의 시작점을 인간의 취약성에서 찾아낸다. 주인공 알렉스(제니퍼 애니스톤 분)는 약 20년간 방송국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베테랑 아나운서다. 그녀
by
채수빈 에디터
2026.08.01
리뷰
공연
[Review] 파격적인 언행과 쉴 새 없이 터지는 냉소, 연극 '플리백'
연극 '플리백'에 대한 후기
어두운 극장 안, 일렁이는 연기와 함께 등장하는 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앞으로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홀로 채워나갈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까? 나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집중했다.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연극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몇 번이나 깜짝 놀랐는지 모르겠다. 휘몰아치던 시간들이 끝나고 극장 안에 불이 켜졌을 때, 나
by
한수빈 에디터
2026.08.01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비이성적 증권가의 이야기 - 네이버 웹툰 '샤MONEY즘' [만화]
증권, 그리고 샤머니즘
여의도 마천루 아래의 기원, 우리는 왜 샤머니즘에 끌리는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이내 커다란 낙폭을 그리며 하락했다. 환호가 지나간 자리에는 이내 깊은 탄식과 허탈감이 남았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주식이나 가상자산 같은 투자 수단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월급만 모아서는 번듯한 집
by
김승주 에디터
2026.08.0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사라진 공동체와 시대에 대한 애도 (불)가능성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애도, 계급/젠더, 가르침/배움, 미래
2026년 4월 12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라이선스 4연이 공연되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대처 정부의 탄광 민영화 정책으로 인해 파업에 돌입한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발레를 통해 꿈을 찾아가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00년 개봉한 동명의
by
이다연 에디터
2026.07.31
리뷰
공연
[Review] 고백이 책임을 대신할 수 있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이해와 면죄 사이의 경계
연극 〈플리백〉을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명한 원작과 수많은 수상 기록, 세계적인 흥행 소식을 읽으면 분명 내가 놓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에도 주인공의 이야기는 내 안에서 하나의 의미로 정리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작품이 관객에게 공감이나 위
by
이수진 에디터
2026.07.3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랑했고, 미워했던 우리의 노래 [음악]
좋은 OST는 장면을 단순히 꾸미는 것이 아닌 인물의 감정을 대신 말하는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과 증오,상처와 화해를 담아낸 OST를 분석하며 한 작품을 더 온전히 즐겼으면 한다.
좋은 OST는 장면을 아름답게 만드는 음악이 아니다. 인물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고 상황을 상징적으로 시청자의 머리에 각인시키는 장치이다. 드라마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명대사, 명연기, 작품의 메시지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OST 또한 큰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도 그러하다. 원망과 선망 사이, 증오와 사랑 사이의
by
문아휘 에디터
2026.07.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상실과 함께 다시 살아가는 법, ‘릴리와 찌르레기’가 보여준 애도의 단계 [영화]
애도는 슬픔을 지워내는 일이 아닌, 그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은 언젠가 끝을 맞이하기에 더욱 귀하다는 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삶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과 상실을 실제 견뎌내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일상을 조금씩 무너뜨리며 삶 전체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영화 《릴리와 찌르레기》는
by
최수경 에디터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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