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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리뷰
전시
[Review] 존재 자체로 모순을 말하는 전시 - 뱅크시 : Still Here [전시]
뱅크시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
뱅크시는 유명한 예술가다. 그 사실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내가 뱅크시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유명한 런던 소더비 경매 사건 이후부터였다. 세상은 종종 뱅크시의 정체를 추론하려 떠들썩해질 때가 있었고, 현재까지 그는 '영국 출신의 백인 남성'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뱅크시에 대해 알게 된 뒤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의 익명성이 갖
by
손가인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크리스마스의 온기와 그 바깥의 사람들 - Small Things Like These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
모두가 따뜻해야 할 계절에 누군가는 추위 속에 있고, 모두가 가족을 이야기하는 날에 누군가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모른 척하며 평범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쉬는 날 점심을 먹고 식곤증이 몰려올 즈음 영화를 틀었다. 겨울이라 그런 것인지 아일랜드의 풍경은 내내 흐리고 어두웠다. 여기에 빌 펄롱 역의 킬리언 머피는 정말 말이 없다. 대사가 적은 인물이 아니라, 거의 침묵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점심까지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꽤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졸면 안될 것 같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13
리뷰
도서
[Review] 상자 속에는 어떤 마음이 들어있을까 - 상자 속의 양 [도서]
시나리오 만의 여백을 느끼며
보통 일반인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은 영상을 통해서다. 직접 두 발로 영화관에 걸어가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집중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갑자기 뜬 영화의 짤막한 영상을 접한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의 머리로부터 떠오른 상상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을 만나게 된다. 살을 덧붙이거나 더 채울 필요 없이. 간혹 빈틈이 있거나 발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
by
조유진 에디터
2026.08.12
리뷰
전시
[Review] 저항마저 소비되는 시대 - 뱅크시 BANKSY : Still Here [전시]
웃음과 풍자로 권력과 자본주의를 비트는 뱅크시. 그러나 그의 저항마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시대
뱅크시의 작품은 익숙하다.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무표정한 원숭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이미지들이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이토록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그래서 뱅크시를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B
by
이수진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사람들은 왜 실수를 할까요? - 플리백
슬픔에 빠져 허우적 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악하는 한 사람이 영원히 혼자
책의 첫 문장에 매료되어 단숨에 완독했던 책이 있다. 그해 봄 나는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 - 김사과, 『풀이 눕는다』, p9 이전에도 김사과 작가의 책을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독특함에 밀려 끝까지 가지 못했는데, 『풀이 눕는다』만은 이 한 문장의 힘에 이끌려 곧장 마지막 장까지 갈 수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중
by
주영지 에디터
2026.08.11
리뷰
도서
[Review] 상자에서 꺼내진 양은 정말 양이 맞았을까 - 도서 '상자 속의 양'
상자를 열어 아는 게 힘일까, 열지 않고 모르는 게 약일까
AI의 발전이 빛의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챗GPT로 내가 기획한 걸 한 번 검토받는 정도였는데, 어느샌가 기획 자체를 AI와 하고 있고, 이제는 코딩도 AI가 대신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인공지능’하면 빠질 수 없는, 인간을 본 떠 만든 안드로이드나 인간성을 탑재한 휴머노이드처럼 상상 속에서나 마주할 만한 일들이 이젠 더 이상
by
배지은 에디터
2026.08.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과 영웅 사이: 스파이더맨 [영화]
가깝고도 먼 당신의 친절한 이웃
5년 만에 돌아온 스파이더맨 만약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의 존재가 모두 지워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 보면, 마치 영원히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기분일 것 같다. 문 뒤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며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그들은 나의 이름조차 모른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by
윤경주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벌레가 들끓는 가방을 들고 있다면, 연극 '플리백'
괴로운 믿음. 플리백의 가방 저 아래에, 벌레와 함께 담겨 있는 것이다.
* 연극 <플리백>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극 <플리백(Fleabag)>은 작가이자 배우인 피비 윌러 브리지(Phoebe Waller-Bridge)가 직접 쓰고 연기한 1인극이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하면서 단숨에 화제작이 되었고, 이후 런던 소호, 오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등에서 공연되었다. 2016년에는 BBC의
by
김나윤 에디터
2026.08.10
리뷰
PRESS
[PRESS] 저항하라, 끝내라, 연대하라 - 뮤지컬 '비더슈탄트' [공연]
올 뉴 프로덕션으로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비더슈탄트>
독일어로 ‘저항’ 또는 ‘반항’을 뜻하는 단어 ‘비더슈탄트(Widerstand)’는 ‘~에 반대하여(wider-)’와 ‘서다(stehen)’라는 어원이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이는 무엇에 대한 단순한 거부를 넘어, 거대한 폭력이나 부조리한 질서 앞에서도 결코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곧게 바로 서는 주체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뮤지컬 <비더슈탄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10
리뷰
공연
[Review] 비겁하면서 용감한 - 연극 '플리백'
사랑받지 못할 바에야 기꺼이 추락하는 마음
당신은 플리백의 이야기가 낯선가? 플리백이 자신을 감추기 위해 겹겹이 두른 포장지를 모두 뜯어보면, 정말 당신과 그렇게 다른가? 플리백의 문제는 섹스를 너무 좋아한다는 데 있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이야기는 오히려 간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플리백의 이야기—무용담처럼 펼쳐지는 애널 섹스, 섹스팅(sexting), 원나잇, 야외플 등등등—를 듣다 보면 그녀가
by
유예현 에디터
2026.08.09
리뷰
공연
[Review] 한 인간을 재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 자객열전Ⅱ, 안응칠 워크숍 [연극]
한 명의 인간은 어떻게 위인이 되는가
한 명의 인간은 어떻게 위인이 되는가? 영웅의 일대기처럼, 위인은 처음부터 위인으로 고귀하게 태어나 시련을 겪고 귀환할 것 같지만, 당연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가 '박상현'의 <자객열전 2 - 안응칠 워크숍>은 1909년, 하얼빈 의거 이후 안중근이 수감된 뤼순 감옥과 연극 '안응칠 워크숍'의 연습이 한창인 21세기 연습실을 오가며 인간 '안응칠'에
by
양예지 에디터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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