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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여름은 차가워
함께라면
피부를 스치는 바람이 따가워 외출하는 것을 꺼리던 것도 수 개월, 가슴을 들뜨게 하는 따스함이 찾아와 풀 향기 나는 바깥으로 나를 이끌었다. 선선한 듯, 부드러운 공기를 가득 머금었다가, 크게 한숨을 쉬어본다. 바다 너머로 채 못 건너 간 차가움과 곧 다가 올 뜨거움 사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 계절이 좋다. 올해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온 줄도 모르
by
유서인 에디터
2023.07.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는 언제나 결핍 있는 사람을 사랑했다 [도서/문학]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려는 억지를 버리고 나니, 내게는 나의 실패가 모두 다른 빛을 가진 형형색색의 경험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면 때문에 그런 캐릭터들을 사랑하게 되셨나요?’ 시사 예능 프로그램<알쓸인잡>의 진행자, RM이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해당 작품 속 캐릭터를 너무 사랑해 꿈속에서도 안고 지낸다는 정서경 작가에게 건넨 질문이다. 이에 정서경 작가는 ‘결점’을 언급했다. 캐릭터를 만들 때 그 캐릭터가 가지는 결점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데, 우리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by
이도형 에디터
2023.07.13
리뷰
도서
[Review] 좋아서 하는 공부 -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도서]
‘언젠가’에서 ‘어느새’로, ‘어느새’에서 ‘이제는’으로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그런 질문들이 있다. 보여주기 위해 이뤘던 성취와 지난한 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나를 증명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 숨이 턱 막히는. 그런데 이 정도는 이미 몇 수 앞에서 예상했다는 듯, 미리 답변부터 하고 보는 제목에서 저자의 엄청난 경험치가 느껴진다. 성과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틈을 비집고 어떻게든 자신의
by
민정은 에디터
2023.07.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을 맞아, 너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너에게 안녕, 6월이 되어 또 다시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 사람들이 기뻐하는 얼굴이 보고 싶었거든.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어. 올해만 벌써 마흔 통에 달하는 편지를 썼지만, 네게는 글 한 바닥도 할애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 바빴지.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것을 끊임없이 보고 생각하느라. 나를 더 넓히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글쎄 오
by
박하은 에디터
2023.07.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비밀을 벗겨내는 응시
언젠가 비밀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언젠가 비밀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숨길 것이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수와 무게를 지녔을 시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던 문장이다. 다시 한번 떠올랐을 땐 무엇이 드러날 수 있고 감춰져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가 되어 있던 참이었다. 본인도 알 수 없는 겹겹에 가려져 어떤 것이 비밀이어야 하고 비밀이어선 안 되는지 알지
by
정해영 에디터
2023.07.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집꾸의 이상과 현실
방을 꾸미는 건 내가 원하는 나를 맞춰나가는 것과 같았다.
방을 꾸민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에 이사하며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가구들을 보내줬다. 그리고 처음으로 누군가의 입김이 첨가되지 않은, 순도 100%의 내 방 꾸미기 기회가 찾아왔다. 집 꾸미기가 대유행이던 시절, 물밀듯이 쏟아지던 인테리어 사진을 구경할 때는 몰랐다. 방을 꾸민다는 건, 거의 한 세계를 구축하는 것과 맞먹는 일이라는
by
이채원 에디터
2023.07.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G에게
든든한 사랑을 담아, H로부터
G에게 스물둘이었다. 온몸이 부서져라, 여행을 다녀도 지칠 줄 몰랐던 시기는 아마 그때가 유일할 것이다. 그리고 이 여행의 시작과 끝엔 언제나 단짝 G양이 있었다. G양은 나보다 삼 년 먼저 태어났으나, 같은 달엔 내가 하루 먼저 빨리 나왔다. 생일이 고작 하루 차이라는 걸 아는 순간, 필연적으로 우리 둘은 서로의 생일을 잊어버릴 일은 없으리라, 바로 붙
by
심은혜 에디터
2023.07.05
리뷰
도서
[Review] 중요한 건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마음 –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저자에게 이탈리아어가 그러하듯, 나에게 이 책이 그러하듯 인생은 항상 기대 밖의 선물을 가져다준다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모국어를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자신과 같은 언어를 쓰는 이들과 소통하고,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한다. 당연하게도 같은 언어문화를 공유하는 이들의 유대는 아주 견고하다. 언어로 쌓인 울타리는 함부로 넘기 힘들다. <창세기>에서는 하늘에 닿기 위해 바벨탑을 쌓았던 인간들에게 분노한 야훼가 인류의
by
진금미 에디터
2023.07.05
리뷰
도서
[Review] 로망의 나라로 향하는 방법 - 도서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그저 좋아서 하는 외국어 공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비단 언어를 알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언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타지의 문화와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문의 열쇠를 쥐는 것이다. 언제인지도 까마득한 시절부터 나는 이국의 풍경을 동경해왔다. 이를테면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들이 지닌 고풍스러움, 투명한 바다 앞 선배드에 선글라스를 걸친 채 선텐을 즐기는 이
by
박다온 에디터
2023.07.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걸어서 보는 세상
그렇게 산책의 미학을 즐겨보자
내 반복되는 평일 일상에 아주 사소한 변주를 주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도착하기 다섯 정거장 전에 굳이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고 도보 15분, 아니 어쩔 땐 20분, 30분이 걸리기도 하는 거리를 걷는다. 처음에는 운동량이 많이 부족한 나를 위해 스스로 내리는 특단의 조치 같은 거였다. 하지만 그 작은 활동이 해야 하는 운동이 아닌, 하고 싶은
by
임정화 에디터
2023.07.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브리에 진심인 편입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기다리는 나는 설레온다.
영화를 좋아하는 기준이 있다면, 주로 '배우', '감독', '장르'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 연출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영화를 고르고 본다. 따라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개봉이 한참 남았음에도 기대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것이
by
윤지원 에디터
2023.07.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두드러기와의 2차전
지긋지긋한 두드러기와의 싸움, 또?
문제는 3월 말부터 발생하였다. 평소처럼 밥을 먹고 평소처럼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내 몸에 이상이 생겼다.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고 긁느라 잠을 못 잘 정도가 되었다. 아니, 사실 긁는 건 버틸 수 있었다. 최대한의 온 신경을 다른 곳에 집중하면 됐었으니까. 그러나 내 피부에 이상한 발진이 발생하고 그게 점점 퍼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내
by
윤지원 에디터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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