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브리에 진심인 편입니다

신작을 기다리며
글 입력 2023.07.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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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기준이 있다면, 주로 '배우', '감독', '장르'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 연출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영화를 고르고 본다. 따라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개봉이 한참 남았음에도 기대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것이 일상의 새로운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의 나는 아무 생각없이 부모님과, 혹은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여가시간에 영화를 감상했다. 그 때는 나만의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수립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많이 봤었다. 지금의 나라면 절대 안 봤을 영화도 봤었고, 지금의 나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도 봤었다. 그러면서 차츰 내가 좋아하는 영화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생긴 기준은 '지브리'였다.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특유의 따스하고도 포근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좋아한다. 최근 영화 작품에 사용되는 화려한 효과나 편집 기술이 보이진 않지만, 지브리가 가진 일상의 소중한 이야기와 경험에 대한 주제의식은 어린이보다도 어른에게 더욱 깊게 다가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릴 때 본 지브리 영화를 어른이 되어서 다시 여러 번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내가 바로 그 사람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땐 지브리 작품의 그림체가 좋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림체를 좋아했다. 그래서 미래소년 코난 등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작화로 참여한 다른 작품들도 열심히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나이를 하나씩 먹으며 성장하면서부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가진 가치관을 좋아하게 되었다. 반전 사상과 에코이즘에 대한 감독의 가치관은 내게 매우 큰 영향을 주어 나 또한 생태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쟁이 주는 참혹함에 전쟁을 크게 반대하는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내게 있어서 유년의 삶이자 나를 이루는 뿌리이고 근원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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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41년에 태어나 올해로 여든이 넘은 나이다. 그와 그의 작품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이지만 감독의 건강에 따른 은퇴를 생각하면 마냥 아쉬워하기보단 그의 은퇴 전 작품들에 대하여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마침 그의 은퇴작 - 여러 번 은퇴를 번복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지만 이번엔 정말이라는 생각이 드는 - 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일본에서 7월 14일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브리를 정말 좋아하고, 지브리 장편 애니메이션을 거의 다 본 나는 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처음 나온 몇 년 전부터 손을 모으며 기다렸기 때문에 프로모션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브리에선 최근 영화 홍보 전략과는 반대의, 신비주의적인 홍보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메인 포스터 한 장을 제외하고는 전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된 정보는 사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거장이 자신의 손으로 일일이 작품에 쏟은 노력이 개봉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은 거창한 홍보 없이도 진심이 통한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 화려한 CG 기술과 홍보로 사람들의 기대를 매우 올려놓고서도 논란에 휩쌓이는 작품들과 대조적으로, 손으로 직접 구상하고 특별한 홍보도 없지만 '역시 거장은 거장' 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번 지브리의 홍보 방식은 나를 너무나도 설레게 한다.

 

국내에는 7월 배급이 될지 안 될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일본에 있는 나의 소중한 친구에게 일본 현지의 반응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아마 그 친구는 나의 설레발에 꽤나 피곤해할 것 같다. 거장의 작품을 기다리며, 나의 어릴 적 지브리,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과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며,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기다리며, 나의 잔잔한 감동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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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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