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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공공성이 예술성을 만날 때, 연극 '퉁소소리'와 국공립 극단의 가능성
이 리뷰는 안쪽으로는 ‘비워냄’과 ‘채워냄’이 교차하는 연출 설계, 즉 무대를 덜어 관객의 상상력을 전면에 세우고(비워냄), 그 빈자리를 코러스와 앙상블로 다시 채워 장면의 압력을 만드는 과정(채워냄)을 추적한다. 바깥으로는 장기 리허설과 집단 출연, 형식 실험을 지탱한 공공 지원과 국공립 극단의 책무라는 제도적 조건을 함께 비춘다. ‘퉁소소리’의 힘은 장면 속 미학과 장면 밖 구조가 맞물릴 때 비로소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 결합의 방식을 장면과 제도의 언어로 동시에 기록해 본다.
어둠이 가라앉은 무대에 첫 숨처럼 얇은 음이 길을 낸다. ‘퉁소소리’는 조선 중기의 고전 ‘최척전’을 오늘의 감각으로 불러오되, 주인공의 이름이 아닌 ‘소리’를 제목에 올려 개별 영웅담이 아니라 시대를 가로지르는 정동과 울림에 응답하겠다고 선언한다. 전란과 이별, 재회의 서사는 특정 시기의 비극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분쟁과 난민, 가족 해체 같은
by
신동하 에디터
2025.09.20
리뷰
공연
[리뷰] 노래가 불러낸 기억들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공연]
2025년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은 롤링홀 30주년을 기념해 다섯 개 무대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사실 나는 페스티벌을 자주 다니는 편이 아니다. 밴드 음악에 익숙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무대를 오가며 즐길 만큼 체력이 강한 편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멀리서만 바라보는 세계였고 사람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떼창은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 서서 음악을 들으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었다. 2025년
by
김서영 에디터
2025.09.20
리뷰
도서
[리뷰] 30일 밤의 뮤지컬: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공연이 궁금하다면!
책 <30일 밤의 뮤지컬>과 함께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다수의 뮤지컬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공연 관람은 N년 차이지만, 대형 뮤지컬을 본 적은 없다. 대부분은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었고, 그중에서도 유명한 작품보다는 작은 규모의 창작 작품들을 주로 보아왔다. 따라서 좀 더 큰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무대와 장치, 의상 및 배우들의 연기 등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형 작품을 직접 관람하기
by
김규리 에디터
2025.09.17
리뷰
도서
[리뷰] 다시, 언어의 신비로움을 마주하다 - 영혼 없는 작가
대학 3학년, 나는 학업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전공인 국문학은 더 이상 내게 어떤 의미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구비문학 수업에서 한 이야기를 만났다. 고대 수메르어 단어 'ti'가 '생명'과 '갈비뼈'라는 두 가지 뜻을 동시에 지닌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는 성경의 창세기로 이어졌다.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생명인 이브를 창조했다는 기록은, 수메르 신화 속 갈비뼈의 여신 닌티가 엔키 신에게 생명을 주었다는 이야기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대학 3학년, 나는 학업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전공인 국문학은 더 이상 내게 어떤 의미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구비문학 수업에서 한 이야기를 만났다. 고대 수메르어 단어 'ti'가 '생명'과 '갈비뼈'라는 두 가지 뜻을 동시에 지닌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는 성경의 창세기로 이어졌다.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생명인 이브
by
신동하 에디터
2025.09.16
리뷰
도서
[리뷰] 책을 덮고 나니, 공연 예매창을 열고 싶어졌다 - 30일 밤의 뮤지컬
책장에서 다시 만난 무대의 순간들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연이 끝난 뒤 찾아오는 공허함을 잘 알 것이다. 무대 위 배우들의 숨결과 노래, 장면마다 터져 나오던 감정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객석의 불이 켜지면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허전하기도 하다. 윤하정 기자의 <30일 밤의 뮤지컬>은 그런 허전함을 달래주고, 나만의 공간으로 무대를 다시금 불러오는 책이다.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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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에디터
2025.09.16
리뷰
도서
[리뷰] 영혼 없는 작가 - 언어에 깃든 힘 #다와다요코
그저 쉬이 지나쳤던 단어 하나하나에 새로운 관심이 피어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대학 학부 시절, 다양한 전공 과목 중에서 유독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이 바로 '언어 심리학'이었다. 교수님께서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언어'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그 순간부터 이 과목에 푹 빠져들었던 것 같다. 너무 매력적인 말이 아닌가?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부터 언어의 구조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사과를 보고 '
by
김규리 에디터
2025.09.15
리뷰
도서
[리뷰] 영혼 없는 작가는 정말로 떠날 수 있다 - 영혼 없는 작가 [도서]
고착화된 언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와 해방의 경험
들어가며, 새로운 언어와 해방의 감각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적는 다와다 요코, 그가 두 언어 사이 놓인 다리를 수도 없이 오가며 펼친 풍부한 사유가 이 책 "영혼 없는 작가"에 담겨 있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사이 어딘가에 놓인 듯한 글들을 읽으며, 나 역시 언어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그의 경험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요코는 모어가 아닌
by
김채영 에디터
2025.09.14
리뷰
도서
[리뷰] 그림책 더미북 만들기 - 마지막 이야기 [도서]
양장본 제본을 앞둔 최종 점검
두 달간 이어진 더미북 수업은 이번 시간, 양장본 제본을 앞둔 최종 점검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시 인쇄해서 면면을 붙여 만들 수 있는 더미북이 아니라 양장본 제본을 앞둔 만큼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우선 디지털 작업물의 경우 해상도(dpi)를 최소 150, 가능하다면 300으로 맞춰야 인쇄 시 흐려지지 않는다. 또 재단 과정에서 이미지가 잘려
by
임지영 에디터
2025.09.11
리뷰
공연
[리뷰] 좋아요가 권력을 부를 때 - 푸코로 읽는 연극 ‘맵핑 히틀러’
좋아요와 밈이 정책이 되는 시대, 그 불편한 미래가 이미 무대 위에 도착했다. 2025년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안산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초연된 블랙코미디 ‘맵핑 히틀러’는 유튜브 천만 구독자를 등에 업은 청년이 대통령에 오르는 과정을 통해, ‘좋아요’가 여론이 되고 댓글이 진심이 되는 순간을 냉정하게 비춘다.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의 신작으로 ‘오픈 더 보노마루’ 초청작인 이 공연은 프로젝션 맵핑을 전면에 내세워, 1930년대 선전술이 2030년대 알고리즘으로 어떻게 재가공되는지 생생히 증명한다. 당신이 무심코 누른 한 번의 클릭이, 어떤 권력을 소환하는지 이 작품이 집요하게 묻는다.
좋아요와 밈이 정책이 되는 시대, 그 불편한 미래가 이미 무대 위에 도착했다. 2025년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안산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초연된 블랙코미디 ‘맵핑 히틀러’는 유튜브 천만 구독자를 등에 업은 청년이 대통령에 오르는 과정을 통해, ‘좋아요’가 여론이 되고 댓글이 진심이 되는 순간을 냉정하게 비춘다.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의 신작으로 ‘오픈
by
신동하 에디터
2025.09.08
리뷰
공연
[리뷰] 삶 앞에 기적은 사소한 것이라 말해보자 – 퉁소소리 [연극]
'살아있다면 살아야한다.' 고소설 '최척전'이 연극으로.
17세기 고소설 '최척전'이 연극으로 돌아온다. 2024년 초연 당시 뜨거운 찬사를 받은 연극 <통소소리>(서울시극단, 고선웅 연출)가 2025년 9월 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다시 공연에 오른다. 연극 <퉁소소리>는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혼란한 시대 속 뿔뿔이 흩어졌던 최씨 일가가 다시 해후하기까지 30년간의 여정을 그렸다.
by
진세민 에디터
2025.09.07
리뷰
공연
[리뷰] 여름의 건널목에서 즐기는 하루 - 메가필드뮤직페스티벌 2025
여름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9월이 넘었건만 더위가 가실 줄을 모른다.
여름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9월이 넘었건만 더위가 가실 줄을 모른다. 더위에 취약한 나는 매일매일이 쉽지 않다. 땀은 주륵주륵 흐르고 기운은 쳐지기 일쑤다. 비라도 오는 날엔 상황이 더 안 좋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 저기압이 온몸을 짓누르는 느낌이다. 여름비는 그닥 시워하지도 않다. 꿉꿉한 공기가 하루를 감싼다. 여름은
by
김인규 에디터
2025.09.07
리뷰
도서
[리뷰]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판다가 되고 싶었던 한 사람
책을 읽고 나면 기분 좋은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나에게 판다는 그저 귀여운 동물에 불과했다. 커다란 몸에 포슬포슬한 털을 가진 모습을 보고 어찌 귀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귀엽고, 귀엽고, 또 귀여운 동물이 우리의 푸바오, 바로 판다였다. 하지만 그런 판다를 보고, '판다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묵묵하게 대나무를 먹고 산책을 하며 하루를
by
김규리 에디터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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