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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내가 찾아 헤맨 0.1은 [도서/문학]
고선경의 12월, 『29.9세』
작년 12월 1일에 발행된 『29.9세』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시의적절한 31개의 장으로 채워져 있다. 1월에 읽은 게 조금 아쉽다. 이것이 내게 모자란 0.1일까… 12월 2일, 산문 - 슈톨렌 카페 통유리창 너머로 흩날리는 눈발을 본다. 단골 카페에는 올해 첫 슈톨렌이 개시되었다. 입자가 곱고 새하얀 슈거파우더로 둘러싸인 빵이 꼭 눈에 파묻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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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6.01.14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깊숙이 흐려져본 사람만이 [서간문]
과거의 그림자 아래 현재를 깔리게 두지 않으며
안녕하세요, 다혜 님. 26년의 첫 글을 이렇게 편지로 담아 보냅니다. 저는 1월의 첫 주가 아직 채 끝나지 않았을 때 이 글을 적기 시작했는데요, 서간문의 매력은 발신과 수신의 시간차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당신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와 당신이 나를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그 사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기다림의 시간들이요. 다혜 님은 과연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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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6.01.0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나는 또 무엇을 잃었고 [사람]
그리고 무엇을 얻었는지
겨울은 내게 이별의 계절이다. 22년의 겨울에는 그 이전의 시간들을 떠나보냈고, 23년의 겨울에는 처음으로 만들어본 관계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으며, 24년의 겨울에는 가장 소중한 친구와 생사가 갈라졌다. 그렇게 25년의 겨울에 도달했다. 흔히들 12월에는 이번 해를 돌아보며 1월에 세웠던 계획과 목표들을 되짚어 본다지만, 내게 연말과 연시는 한묶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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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2.27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너는 이 순간의 기적이라 [음악]
늘, 그 모든 것이 나였다고
2020년, 헤비가 처음으로 업로드했던 커버곡 Henceforth를 독서실에 앉아 계속해서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난다. Henceforth나 Daybreak Frontline이 그렇듯, Orangestar가 작곡한 노래들은 대개 초고음역대에 빠른 비트가 휘몰아친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보컬로이드로 만들어졌기 때문. 해서 청량하고 깔끔하게 고음을 올리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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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2.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결국 생을 찬미하는 사 [공연]
바다와 우리만이 남은 순간, 가자, 우리의 바다로.
자살은 삶의 허무를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 눈물로 가득한 이 인생, 죽어버리면 그만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냥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하는 결말이니까. 그런데 가끔은 바다에 빠져버리는 것이 삶을 향한 찬미일 때도 있는 법이다. 참으로 살기 위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 얼마 전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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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2.1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모 잇카이 롤링걸! [음악]
아직 보지 못한 미래로부터, 처음의 소리가
청록색 트윈테일에 높은 기계음. 보컬로이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하츠네 미쿠의 이미지이다. 미쿠라는 캐릭터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대중적으로 유명하지만, 보컬로이드 음악이 시작된 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한국에서는 팬층을 제외하고는 흔히 ‘듣기 힘든’ 노래로 진입장벽이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한국 내 보컬로이드 장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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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2.05
리뷰
도서
[Review] 삶 같은 연극의, 연극 같은 삶의 피날레 - fin [도서]
삶은 실패가 예정된 연극, 그 사이의 몰이해
삶 같은 연극의, 연극 같은 삶의 피날레. 그 무대 위에서 수많은 배역을 동시에 연기하는 우리는 과연 서로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가? 가면 사이의 몰이해, 그 긴 여로를 함께 따라가보자. 미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유진 오닐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자전작 <밤으로의 긴 여로>는 지금도 무대에 종종 올려지는 명작이다. [fin]은 그 무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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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1.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폭설도 내리지 않고 새해 [도서/문학]
상실을 견뎌 낸 심장은 아삭아삭하다
특히 심장이 아삭아삭해지는 계절이 있다. 첫눈이 내리던 11월 26일이 떠오른다. 새해까지도 시리게 추웠던 작년의 겨울이. 폭설도 내리지 않고 새해, 고선경 토마토를 씻고 물을 버렸다 그사이 한 달이 다 갔다 내가 죽고 나에게도 애도할 시간이 필요했다 눈이 내리는 소리 대신 녹는 소리 들었다 친구들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 먹고 술 먹고 울고 웃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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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1.2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취약한 유토피아를 향하여 [미술/전시]
유토피아를 향한 항해, 혹은 난파
한 개인이 어떻게 인류와 세계를 꿰뚫을 수 있는가. 삶 전체를 걸고 장대한 서사를 써내려온 예술가의 궤적이 바로 시대의 한복판이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불: 1998년 이후>展. 이불의 작품을 한국 관객에게 150여 점 선보이는 대규모 서베이전으로, 2025년 9월 4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불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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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1.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도서/문학]
문보영이 바라보는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것들
장례식장에서 틀 음악을 골라 보자. 음, 글쎄, 나는….. Bye Summer라는 노래를 틀어야지. 나의 인생은 한 계절 같아서, 이 계절을 통틀어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안녕을 고해야겠다. 그리고 그렇게 만났던 우리를 잘 닫는 것이다. 머뭇거리지도 않고, 이 세상을 휙 떠나버리면서. 나는 그 순간 슬프지 않을 것만 같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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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인간과 비인간의 비선형적 공존 - 리미널 [미술/전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상상할 수 있는 방법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는 세계란. 올해 7월까지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 - <리미널>에서, 그만의 답변을 찾아보자. 전시의 첫 섹션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 진행된다. 리움미술관의 상징 중 하나인 블랙박스 전시실에 입장하면, 바닥을 짐작하기도 힘든 어둠이 시작된다. 먼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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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1.0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조각나야 간신히 남게 되는 거야 [영화]
삶의 아름다움은 죽음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가
삶의 아름다움은 죽음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가? 아니, 과연 삶은 아름답긴 한 것인가? 혹은 허무한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두 질문 사이를 오간다. 어떤 날은 모든 것이 의미 있어 보이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삶이란 결국 끝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끝을 실감하기 전까지는 지금 이 순간의 무게를 알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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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에디터
202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