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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는 또 무엇을 잃었고 [사람]

그리고 무엇을 얻었는지

by 김서연 에디터
2025.12.27 07:02

 

 

겨울은 내게 이별의 계절이다.

    

22년의 겨울에는 그 이전의 시간들을 떠나보냈고,

23년의 겨울에는 처음으로 만들어본 관계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으며,

24년의 겨울에는 가장 소중한 친구와 생사가 갈라졌다.

 

그렇게 25년의 겨울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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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12월에는 이번 해를 돌아보며 1월에 세웠던 계획과 목표들을 되짚어 본다지만, 내게 연말과 연시는 한묶음이라 올해의 12월과 비교해야 하는 것은 올해의 1월이 아니라 작년의 12월처럼 느껴진다. 작년의 연말은 사무치게 시려워서 매일 울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데도.

 

그 때는 모든 것을 중단하고 싶었다. 아직 애도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는데도 몰아치는 일들을 어떻게든 다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짓눌러댔다. 나의 학업과, 과 행사 운영이나, 동아리나 학회, 여러 대외활동들과 프로젝트, 교내 대회까지. 나는 아직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눈물이 나는데, 그것만으로도 버거운데, 매일 내가 해치워야 하는 일들은 자꾸만 쌓였다.

 

그래서 내가 지난 연말에 세운 25년 목표는 별로 거창한 것도 아닌, 충분한 휴식과 애도였다. 일단 휴학계를 내고, 그 이후는 이후에 생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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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올해 일 년 동안 나는 잔뜩 헤맬 수 있었다.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던 생의 목적을 내 안에서 결론짓기 위해서 책, 영화, 전시예술을 가리지 않고 겪어보기도 했다. 혼자 남겨진 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해야만 하는지 고민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시도해 보면서 진로를 정립하기도 했다. 사랑하는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그냥 서울을 떠나버렸다. 한 열 번 정도.

 

물론 올해의 겨울에도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와 이별했다.

 

1년 3개월 동안 내 모든 시간을 할애했던, 6개월 간 대표직을 맡아 일했던 학회를 떠났다. 이번의 이별에도 나는 울었고, 여전히 조금 서운하다. 왜 서운하기까지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곳이 내 세계를 그렇게나 넓혀줬는데 이젠 여기에 내가 없어도 되기 때문일까.

 

다만 이별이 너무 많은 것을 남겼다. 내 부족함을 계속 상기시켜주는 환경은 흔치 않다.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 과제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기억들과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나의 강점과 약점, 내 곁에 남아 응원을 보내 주는 사람들까지. 흔한 문장들이지만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배움이 있었고, 내 시야는 그만큼 넓어졌다.


그래서 이제야 끝은 또다른 시작이라는 뻔한 관용구를 실감하게 됐다. 내가 늘 이별해왔다고 생각한 무언가는 또 내게 회복과 성장의 과정을 가져다주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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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죽음과 같은 12월은 곧 지나고, 이제 나의 탄생으로 시작하는 1월이 다가온다.

그렇게 비로소 26년에 도달한다.

 

나는 또 겨울에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그럼으로써 동시에 무언가를 얻을 것이다.

매년 돌아오는 1월 1일, 나의 생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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