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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가난도 1등이어야 하는 세상 - 복 있는 자들 [도서/문학]
2025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복 있는 자들>을 읽고
8월 전에는 에어컨을 틀지 말자는 다짐이 무색했다. 7월의 어느 밤, 베개를 적시는 땀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고지서를 받아 들 미래의 내 눈치를 보며 28도로 맞춰놓은 에어컨에서는 미지근하게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서울의 작은 자취방, 바람이 닿는 곳 어디에도 나의 것은 없었다. 나는 월세와 관리비, 각종 요금 위에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 그
by 강신정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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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어항에 담긴 여름 [서간문]
그런 여름을 유리 어항에 두고 여름이 좋아하게끔 가장 햇빛이 잘 드는 곳에다 놓고 싶다. 두고두고 바라보면서, 존재만으로도 계절을 느끼게끔. 우리의 기억이 너무 뜨거워 녹지 않도록, 어항에 넣어 여름의 모든 기억을 흐르게 두고 싶다. 떠나보내지 못해 넣어버린 나의 여름. 그 생기 어린 반짝임이 그리워질 계절이 점점 다가온다. 곧 마지막 여름을 보낸 자리에는 나이테가 옅게 남았겠지. 잘 지내 여름아.
새 푸른 초록의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오렌지빛의 노을. 지는 노을에 집중하다 보면 모든 게 느리게 보인다. 저 멀리 지나가는 퇴근길의 차들은 노을의 별 같이 보이고, 사람들에게 잔뜩 닿은 노을빛은 사람들의 온기를 잔뜩 머금은 진한 호박색의 빛. 저물어간다는 마음에 갑자기 여름이 아련해 보이는 걸까. 혹시 오늘이 마지막 여름밤일까, 하루아침에 떠날
by 황수빈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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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뭐가 그리 슬펐냐면) 배가 아팠거든요.
처방일기
지난겨울엔 배가 아팠다. 진단명은 소화불량일 것이다. 원체 소화기관이 약한 데다 몸이 찬 편이라 음식물은 목구멍을 지난 순간부터 나를 괴롭혔다. 식도, 위, 창자 아무튼 어딘가가 얹힌 느낌은 아무래도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극심한 구토 욕구와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편안히 누워 쉴 수도 없을 만큼 나의 위장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못된 심보의 식욕
by 서지원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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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들의 진짜 영웅이 돌아온다 – 영화 ‘슈퍼소닉’
오아시스, 그들은 누구인가
고등학생 시절 급식을 같이 먹던 친구는 항상 말했다. “오아시스는 신이야!” 그 애의 플레이 리스트는 항상 락 스피릿 가득한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오아시스는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 시절 나에게 락밴드 음악은 그저 귀를 아프게 하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는 미지의 영역에 불과했지만 그토록 수많은 점심 시간이면 어김없이 오아시스
by 박다온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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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여름을, 끝까지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을 돌아보며
여름이 나를 뒤돌아본다. 여름의 풍경이 낯선 얼굴처럼 그려지다가도 어느새 작은 창을 열어 나를 환기한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여름 내내 해왔던 일들을 향해 물끄러미 얼굴을 내민다. 또렷한 것도, 괄목할 것도 없지만 무언가 일을 했다. 나의 의지만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여름은 당신이 이 세상에 보
by 유민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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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친구 따라 하지 말고, 나부터 챙기기 -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도서/문학]
친구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성장 청소년 소설.
* 본 글에는 책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청소년 도서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보면 첫 페이지부터 학창시절로 타임워프를 시켜주는 책일 것 같다. 현역 학생이 읽으면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해석한 이 책
by 김소연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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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평안에 이르렀나 [서간문]
희망이라는 단어에 빈칸이 많아도 괜찮아. 채워 넣지 못한 시간들이 있다고 해서 삶이 실패로 기울진 않아.
서른을 지나면서 나는 '평안'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었어. 처음에는 "20대보다 생각보다 괜찮네"하고 지나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는 조금씩 깊어졌지. 열아홉의 너는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같았고, 스물의 너는 끝없이 솟구치는 불꽃이었지만, 그 불꽃은 금세 식어버렸어. 재 속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세상은 빠르게 달려가는데 너의 발걸음은
by 오금미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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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나의 반쪽이에게 [서간문]
반쪽이 반쪽에게
나와 똑 닮은 효원아, 안녕.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정말 얼마만인가 싶어. 거의 매일 붙어있는 우리는 편지를 전하기 보단 늘 마주보고 대화하길 좋아했으니까. 지금도 내 앞에 앉아 할 일에 열중한 모습인 너를 두고 이 편지를 쓰려 하니 아주 어색해. 그래도 생각해보면 넌 나에게 꽤 종종 편지를 써주었던 것 같아. 그것도 매번 예상치 못한 선물과 함께. 모
by 신지원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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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아, 비닐우산 또 잃어버렸네 [사람]
소모품이 아닌 관계를 위하여
날씨를 확인하지 않고 집을 나선 날에 하필 비가 온다. 나는 비를 피하려 급히 눈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 제일 싼 비닐우산을 집어든다. 값비싼 것은 필요 없다. 그저 지금 당장 내리는 비만 버틴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말이다. 투명한 비닐에 물방울이 뚝뚝 맺힌 채,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닐우산과 함께 빗속을 걸어간다. 집에 돌아와 우산을 놓기 위
by 이소연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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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모든 좀비물은 무섭고 징그러울까? - 좀비딸 [영화]
새로운 옷을 입은 좀비물
좀비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개 좀비란 사람을 해치는 무섭고 징그러운 존재로 여겨진다. 누군가 좀비화가 되면 더 이상 인간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기괴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그런 좀비에게 물어뜯긴 다른 누군가도 결국 같은 좀비로 변하고, 결국 세상은 좀비와 인간 간의 대결 구도로 형성된다. 이는 좀비물에 흔히 나오는 단골 소재이다. 이로 인해
by 조은정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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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어른들의 사치, 4천 원짜리 캡슐 속에 담긴 것 [문화 전반]
우리는 장난감만을 목적으로 하여 결코 작은 돈이 아닌, 4천 원 이상의 돈을 주고 사려는 것이 아니다. 조금은 비싼 돈이라고 느껴져도 가챠를 뽑는다는 행위에서 오는 일탈감과 가챠를 뽑는 잠시의 순간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부담 없는 작은 기대, 설렘 등을 구매하는 것이다.
한참 ‘가챠’를 뽑기 위해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이 SNS 속에서 많이 보였다. 지금 또한 가챠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젠 한국에서도 이전보다 쉽게 가챠 기계가 잔뜩 모여진 가챠숍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유행에 탑승했다. 캡슐 속에 들어있는 작은 장난감이 4천 원을 훌쩍 뛰어넘어 확연히 비싼 가격이지만, 그럼에도 가챠가게들에 어른들이
by 김유정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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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버리지 않기
나는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S는 그날 나에게 그간의 행동들이 다 의미 없어졌다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애 쓴 것의 결과가 고작 이거였더라면 진작 관뒀을 거라고. 여러가지 사정이 겹치기는 했지만 그후로 S를 다시 보지 못했다. S를 생각하면 그의 초조함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사소한 일로도 고민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아마 그
by 박수진 에디터 2025.08.31
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