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번역되지 않는 언어가 있다.
이 두 밴드 또한 서로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과 리듬으로 알아본다.
그들이 만들어낸 관계는 과연 어디까지 경계를 허물고 있는 걸까?
한국 밴드 '혁오'와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분이 있던 밴드 검정치마가 첫 아시아 투어를 돌고 있던 혁오에게 대만의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를 추천하고, 이를 계기로 혁오는 직접 이들의 공연을 보러가게 된다. 이후 두 밴드는 만남을 거듭하며 선셋 롤러코스터가 대만 관광을 해주는 등 국경을 넘은 우정을 쌓았고, 이러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음악적 협업으로 이어졌다.
2020년이 그들의 첫 협업이었다.
오혁이 선셋 롤러코스터의 'Candlelight'의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선셋 롤러코스터는 혁오의 'Help'를 리메이크하며 음악적 교류의 물꼬를 텄다. 코로나 시기와 겹쳐 이쯤에서 끝나는 듯했으나, 코로나가 종식된 2023년 선셋 롤러코스터의 내한을 계기로 다시 이어지며, 비로소 '함께 만드는 음악'으로 완성됐다.
가평, 서울, 제주에서 약 1년 간의 공동 작업을 마치고, 2024년 7월 앨범 AAA를 발매했다.
앨범명은 작업 당시 가칭으로 불렀던 것으로 선셋 롤러코스터가 첫 해외 투어 당시 보험사의 이름과 같다는 신기한 우연, 좋은 것들의 등급, 아시아의 A 등 여러 의미가 들어가는 거 같아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앨범은 기대 이상이었다.
혁오 특유의 음색과 선셋 롤러코스터의 낭만적 분위기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뤘으며, 두 밴드의 만남은 사운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서로의 국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구글 번역을 섞어가며 소통했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의 원동력이 되어 자연스러운 합을 이뤄냈다.
어쩌면 음악은 먼저 마음을 건네는 가장 솔직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이 두 밴드의 행보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음악으로 연결되는 관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란듯이 증명하고 있다.
추천 곡
1. Young Man - 앨범 AAA의 5번째 트랙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긴 가사와는 다르게 낙척적인 리듬이 매력적인 곡이다.
Everyday is yesterday
We don't look back
Go forward with no regrets
We, the young, forever mercy
2. Candlelight - 선셋 롤러코스터 3집 Soft Storm의 마지막 트랙으로, 오혁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이다. 분위기와 가사 모두 어둡지만, 폭풍 속 촛불을 켜놓고 함께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힘든 순간 속에서도 함께했다는 것과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담고있다.
Whatever happened that night
We just won't recite
Now those moments we'd had
All snuffed out like those candlel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