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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조선시대의 옷을 입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 십이야

셰익스피어 희곡 ‘십이야’의 한국적 해석

by 김인규 에디터
2025.06.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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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세익스피어의 5대 희곡 중 하나인 '십이야'를 조선시대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지난 6월 12일부터 오는 7월 6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작품은 <스카팽>의 연출을 맡았던 임도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일란성 쌍둥이 남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서사 구조에 한국적인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사투리와 음악, 판소리, 랩 등을 함께 활용해 각색했다.


풍랑에서 겨우 살아나지만 서로의 생사도 모르고 떨어지게 된 쌍둥이 남매는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둘의 똑닮은 외모 때문에 오해를 겪게 되는데, 특히 사랑을 둘러싼 여러가지 사건들이 벌어지며 해학스럽게 서사가 진행된다.


공연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사투리와 얼굴을 하얗게 칠한 분장이었다. 임도완 연출은 이날 공연 이후 이어진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사투리가 가지고 있는 말맛'이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랬다.


이 작품이 서울말로 진행됐다면 지금 같은 매력을 가지긴 어려웠을 것이다. 아마도 편안하고 평이하지만 밋밋한 작품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적인 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하얗게 칠한 분장도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의 특징이나 표정들이 가려지니 캐릭터와 극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특히 쌍둥이 남매를 연기하는 두 배우는 성별이 다르다보니 키나 체격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분장이 있어 쌍둥이 연기를 펼치는데 수월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외면적인 부분은 분장의 힘을 믿고, 거울을 보듯이 동작이 일치할 수 있도록 머리 넘기기 전에 습관이나 작은 부분을 조율하면서 연습해왔다고 한다.


실제 공연에서도 두 사람의 키 차이를 제외하면 위화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쌍둥이 남매라는 신체적 특징이 드러나면서도 어색함 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였던 것이다. 사랑을 주제의 한 축으로 하는 만큼 두 남매가 각각 다른 인물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도 매력있고 사랑스럽게 그려졌다.

 

 

십이야 메메메.jpg

 

 

작품이 마지막까지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진행되며 행복한 결말을 낸 것도 특징이었다. 원작에서도 갈등이 해결되고 각 인물들이 사랑을 찾아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마름' 역을 맡은 배역은 원작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맡이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도 다른 캐릭터들과 행복한 마무리를 함께 한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이유를 묻자 '코미디'이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마름 역을 맡은 배우는 "비극적인 결과를 통해 교훈이나 무언가를 전달하기 보다는 코미디인만큼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호흡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사회를 맡은 교수도 코미디가 낡은 것을 몰아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의식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간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한국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나 역시 이러한 해석에 동의한다. 작품을 보는 내내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코미디를 지향하는 현장 작품들은 다소 과장되거나 우스꽝스러워질 가능성이 큰데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십이야'는 그 균형을 잘 맞췄다는 생각도 든다.

 

작품이 억지 웃음과 감동을 주고자 무리하게 시도할 때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끼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대부분의 장면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적재적소에 활용된 유머코드, 무대를 풍성하게 채우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한국이라는 옷을 입고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재해석하고 있었다.

 

관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열린 객석' 회차라는 점에도 인상깊었다. 작품 관람 중간에 나가는 행위가 허락되고 관객의 움직임에 대한 제지를 최소화하며 원한다면 애착 인형을 들고와도 괜찮다. 일부 공연장에서 느끼게 되는 폐쇄적인 공연 관람 문화에서 비롯되는 어려움들을 이번 작품에서는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조선시대 곰방대를 물고 눈알을 굴리고 있는 포스터가 막을 올리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읷쓰피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풍랑으로 인해 서로의 생사도 모르고 떨어진 남매와 그 둘 모두에게 사랑에 빠져버린 한 여인,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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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쌍둥이 남매 신애와 미언은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바다 한가운데서 헤어진다.


농머리 해안에 도착한 신애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남장을 하고 살기로 다짐하고, ‘만득’으로 이름을 바꾼 후 양반집 자제 오사룡의 시종으로 들어간다.


오사룡은 같은 마을의 양반집 아씨 서린을 오랫동안 사모하고, 사랑의 전령으로 만득을 보내지만 정작 서린은 만득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한편, 바다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오빠 미언도 농머리에 도착하면서 남매를 한 사람으로 착각한 마을 사람들의 오해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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