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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은 대화, 관계는 약속 - 사랑의 탐구

사람에 따라 정답과 오답이 있을 수 있는, 사랑의 문제

by 박가연 에디터
2024.09.20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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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를 읽는 순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까지 단번에 떠올랐다. 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핵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대화’로 모든 것을 나타냈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각자의 가치관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대화의 방식 - 영화는 저녁 시간 소피아와 친구들과의 대화로 시작한다. 인생의 고차원적 이야기를 나누는 듯싶다. 흔히 말하는 ‘교육을 받은 자’들이 이어가는 철학 텍스트들의 향연은 이해하기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맞다. 앞뒤 맞게 흘러가는 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제대로 듣고, 대답하는 대화가 아니다. 대화의 파편들이 튀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함께 시간을 보내려 구매한 별장의 수리는 오로지 그녀의 몫이 된다. 아마 이런 식으로 떠안던 과제들이 이전에도 숱했을 것이다.

 

집에 와 둘은 각자의 방에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 주제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본 예쁜 여자. 둘 사이의 권태, 긴장, 불안, 느슨함, 공격, 방어 모든 것이 섞여 뭉뚱그려진 채 이야기가 끝난다.

 

소피아와 자비에 어머니와의 대화도 어딘가 삐걱댄다. 둘의 사운드가 계속 겹친다. 대화하고 있지만 대화로 들리지 않는다.

 

새로운 남자 실뱅과 첫 만남. 그와 바에 나란히 앉아 눈을 맞추니 대화가 이어졌다. 템포가 맞아떨어지는 대화. 그 곳에 낯섦이 만나 떨림을 건내 스파크가 튀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모든 감각은 본능을 이끌고 이성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다른 세계를 살던 사람들은 쉬이 대화의 방식이 어긋나기 마련이다. 발화의 방식, 표현의 범위, 단어의 선택, 비언어적인 감정의 표출까지. 내가 뱉는 말들은 평생 나에 의해 조각된 것들이라, 일생을 일군 작품으로 생각하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게 서로의 말을 조각하려 들다 관계를 부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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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 사랑은 본능이고 관계는 약속이다.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는 약속되지 않은 본능의 만남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의무와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관계가 길어지면 나의 권리엔 불만이, 의무엔 버거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둘을 인지하지 못할 때 관계에 대한 책임감은 사라져 간다.

 

소피아를 욕하다가도 차마 더 많은 욕을 못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둘이 함께하는 관계에서 어떠한 언질도 없이 일을 터뜨린 것, 하지만 10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대화의 물꼬도 트기 어려웠을 듯한 어이없는 연민이 든다. 그리고 새로운 짜릿함과 강렬함에 묻히는 은은함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결국엔 보는 사람에게 모든 답을 맡긴 작품이다. 답이 나에게 맡겨졌다면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관계는 약속이라는 것.

 

예의 없게 깨진 약속은 결국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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