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단 예술단 정기공연 <춘향 : 날개를 뜯긴 새>는 17세기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인 춘향전을 1인칭 춘향의 시점으로 재탄생시킨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춘향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며 21세기에 시선으로 다시금 본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부터, 나에겐 자유가 없었다."

춘향은 이몽룡을 기다리는 중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날개를 뜯긴 새"라는 표현은 춘향이 죽은 후 새의 형태로 이몽룡을 찾아간 후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결국 그녀의 영혼은 이몽룡을 만났다. 이 때 춘향의 희생과 사랑의 강인함은 마음 깊이 감동을 준다.
작품의 연출가 노우성은 고전 춘향전의 인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날개가 뜯겨버려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던 작은 새 한 마리가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또 다른 새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그 새도 날개가 뜯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타락한 국가 권력을 보여주는 변학도의 고문과 폭력을 견딜 수 있었던 그 애절한 사랑을 포착한다.
작품은 총 10개의 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지막 scene 10. 되찾은 날개이다. 춘향과 몽룡은 완벽히 회복된 날개를 활짝 피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훨훨 하늘을 난다. 그렇게 권력은 늘 자신이 누렸던 방법 그대로 사라진다.
한국무용, 사물놀이, 타악 등의 전통예술을 아우르는 음악연출도 주목할 만하다. 대금은 춘향의 언어를, 소금은 숨결을, 해금은 생각을, 피리는 이몽룡의 따뜻함과 간절함의 언어를, 철현금과 태평소는 변학도의 권력과 포악함을 표현한다. 이에 더해 Rock, Swing, R&B, Waltz 등 다양한 장르와 국악의 crossover로 더욱 풍성함을 더한다.
무대연출도 스토리텔링에 몰입할 수 있는 큰 요소였다. 바닥에 설치된 LED 패널을 통해 이야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형태의 배경이 영상으로 송출되었다.
무용수의 의상도 전통적인 무드 속 캐릭터의 특징이 강조되었다. 상징적인 소품 모티프는 '머리카락'이다. 조선시대 여성은 사회적 지위와 결혼 상태에 따라 헤어 스타일 연출이 상이했다.
때로는 자유에 대한 억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단체사진.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6/20230601195347_iutngnmq.jpg)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은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 그 위에 새기는 시대의 교감"이라는 슬로건 하에 전통 예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한국무용, 사물놀이, 타악 등 다양한 전통예술이 조화롭게 섞여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