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김용은 수녀가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총 56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수녀라는 신분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과 수녀가 아닌 자신에 대한 고민도 살펴볼 수 있으며 김용은 수녀의 가족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읽어볼 수 있다.
누구나 ‘사랑’을 갈망하지만, 그 사랑은 채워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냥 과정일 뿐, 그러므로 불완전한 사랑에서도 의미를 찾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사랑, 죽음, 나의 성격, 21세기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생활 등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각해볼 다양한 주제들을 읽기 쉽게 풀어냈다.
타인과 나
타인과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나를 옭매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나의 가치가 타인에 의해 매겨지며 평가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타인이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강한 척을 하며 속마음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니 어느새 깨닫지도 못한 수많은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 이 마음의 상처들은 생채기가 없어지기도 전에 상처가 다시 생기며 상처가 깊어진다. 이 책은 이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다.
때로는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이런저런 갑옷을 걸쳐 입어 힘겨울 때도 있다. 그때마다 '마음의 무게'를 꾸준히 재고 보살펴야 한다. 보이는 것에만 급급하여 분주하게 살다 보니 마음에 체지방이 쌓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외로움과 무력감, 박탈감과 공허함, 그리고 자존심으로 인한 과다한 욕망까지 겹쳐 합병증의 위험은 날로 늘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울과 슬픔, 분노와 불평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기쁘지 않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면 분명 '마음의 비만'일 텐데 말이다.
책을 접하기 전에는 수녀님의 이야기라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나는 무교일뿐더러 종교에 관한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뒤 든 생각은 종교인이든 아니든 이 세상을 ‘온전한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 인정 받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왜냐면 모든 타인이 인정하는 ‘완벽한 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 불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나만’이 나도 다른 사람처럼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오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나도 ‘행복해야만’ 한다는 의지를 불끈 솟게 만들고 이것저것 계획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자꾸 통제하려고 한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할까?
꼭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이 봤을 땐 괜찮은 사람이 아니어도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괜찮은 사람은 저절로 되어있지 않을까? 바쁜 생활 속에서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멈춤 속에서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나의 상처를 보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조차도 타인의 시선에 너무 얽매여 나도 모르는 새에 상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 시선의 방향을 타인이 아닌 나로 돌리는 연습이 필요한 시간이 온 것 같다.
나이 들어 누군가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인정해달라고 아등바등 살지는 말아야겠다. 그러므로 타인의 시선으로 우왕좌왕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나의 시선으로 내 마음을 돌보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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