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따뜻하고 살랑거리는 계절, 봄이 다가왔다. 이번 봄은 마냥 포근하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25살, 나는 지금 20대의 중간에 서 있다. 아이유가 ‘팔레트’를 부른 나이, 송지은이 ‘예쁜 나이 25살’을 부른 나이. 날 완전히 성인이라고 정의할 수도, 정의하지 않을 수도 없는 나이인 스물다섯 살은 생각보다 빨리,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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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 팔레트 (MV)

 

 

처음으로 성인인, 20살이 되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때가 처음으로 나이의 변화를 느낀 시점이었다. 수많은 제약이 풀린 느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똑같은데 이제 성인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신기하고 설레였다. 별로 두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즈음, 그때 그 감정을 다른 형태로 다시 느끼고 있다. 두 번째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주변이 다 같은 학생이었는데, 작년부터 슬금슬금 직장인과 취준생, 그리고 학생으로 나뉘고 있다. 바쁘게 사회에 녹아들고, 녹아들 준비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난 너무 이상주의자인가? 이미 늦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점점 초조함이 밀려들어 온다.

 

처음엔 조금은 스스로가 뿌듯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위해 23살에 새로운 학교를 입학했을 때도 두려움보단 설레임이 컸다. 상황에 이끌려 선택하고 자연스럽게 취업하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의미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지금도 학교를 들어온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도전도 해보지 않고, 경험도 해보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면 언젠가 분명히 후회했을 테니. 조금 웃기긴 한데 관에 들어가기 전에 ‘그냥 한번 시도나 해볼걸’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 마음은 변치 않지만, 요즘은 조금 걱정된다. 예술을 전공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감하겠지만, 아무래도 취업이 어려운 직종이지 않은가. 불과 이 년 전만 해도 크게 계획을 세우고 살지 않던 내가 계속 계획을 세우고, 나만의 장점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 친다.


수없이 공모전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영어 공부를 하고, 자격증 접수 기간을 알아본다. 그렇게 지난 겨울방학을 매일매일 강남 토익학원으로 출퇴근하며 보냈다. 숨이 막히면서도 안도감을 느꼈다. ‘아 나는 그래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안도하는 상황은 지속되었다.

 

이런 나의 상태를 멈춘 건 우습게도 코로나다. 코로나가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계획을 망치고 변화시켰다. 준비하던 시험이 모두 연기되면서 그래도 준비해야 한다는 이성을 무시하고 그냥 쉬었다. 거의 한 달간 별 생각 없이 살았다. 다이어리와 스터디 플래너의 날짜도 2월을 마지막으로 텅텅 비었다.

   

그렇게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고요했던 3월이 지나고, 4월이 성큼 다가왔다. 4월은 다시 겨울방학의 심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사실 그 초조함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작은 실패에도 우울해지기도 하고, 타인의 기쁨을 마냥 축하해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초조함이 내년의 나를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안다.


2020년에는 매달마다 작은 목표를 다이어리에 적었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정말 단순하게. 1주일에 3회 운동하기, 읽고 싶어 구매했던 에세이 꼭 읽기, 적금 넣기, 사고 싶었던 옷 구매하기 등등. 3월은 비어버렸지만 4월은 다시 이번 달만의 소소한 계획들로 채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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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꽃말 '나를 사랑해요. 나를 생각해요'

 

 

졸업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스물다섯 살은 변화의 시점이다.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기 시작하는 나이. 조금은 가혹하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되는 나이이다.


더 이상 스무 살 때처럼 순수하지만도 않고, 주관이 생겼지만 철없기도 하다. 내가 나를 꽤 많이 알고 있음을 알게 된 나이.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에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면서 이 초조함을 즐기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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