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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화가들의 인생을 담은 다락방 미술관 [도서]

by 이영진 에디터
2019.09.03 00:52


 

창작가와 창작물. 그 둘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그만큼 서로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창작가의 사적인 부분들이 작품을 해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다.


그러나, 고흐의 인생을 모르고 그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봤다면 사람들은 그를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행복한 사람쯤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 미술관>은 소설보다도 극적인 화가들의 일생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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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은 15세기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화가의 작품과 그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락방 미술관이라는 제목답게 먼지가 켜켜이 쌓인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옛 화가들의 일기를 들추어보는 느낌이다. 그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도 극적인 그들의 삶을 보다 보니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수많은 화가들의 일생을 담아낸 책이지만 그중에도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가 많아 인상 깊었다. 몇몇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여성적인 것으로 치부하지만 그럼에도 막상 유명한 화가들을 떠올릴 땐 고흐, 피카소와 같은 남자 화가들을 떠올린다.


아마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능력이 평가절하되거나 그들의 이름이 지워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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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정열적인 남미의 색감과 짙은 눈썹의 자화상으로 유명한 프리다 칼로. 그녀의 삶은 정말 고통의 연속이었다. 어렸을 때, 사고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쳤던 프리다 칼로는 그 경험 덕분에 그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이미 유명한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의 화려한 여성 편력은 도를 넘어 그녀의 여동생과 절친에게까지 미친다. 몸도, 마음도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텐데 그녀는 그 고통을 그림으로 해소한 듯하다.

 

 

내 그림은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적어도 몇 사람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리라 생각한다. 혁명적인 것은 아니다. 왜 내 그림이 호전적이기를 기대하는가?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림이 내 삶을 완성했다. 나는 세 명의 아이를 잃었고 내 끔찍한 삶을 채워줄 다른 것들도 많이 잃었다. 내 그림이 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었다.


- <다락방 미술관> 中



수많은 자화상을 그림으로써 자신을 들여다보던 프리다 칼로는 눈을 감기 전 <인생이여 만세 Viva la vida>라는 작품을 남긴다. 강렬하면서도 상큼한 수박의 색채는 시원한 여름을 생각나게 하지만, 그 가운데에 쓰여있는 Viva la vida라는 글과 서명이 그녀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참 가슴 저리게 느껴진다.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그림들을 그려낸 프리다 칼로의 강인함을 알고 그녀의 그림들을 보니, 이제는 그녀가 한결 더 가까운 존재로 느껴졌다.


*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로댕은 익히 들어본 한편, 부끄럽게도 카미유 클로델이라는 이름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카미유 클로델은 살롱전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상을 받고, 로댕의 <지옥의 문> 중 일부를 전담하다시피 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그러나, 그녀와 사랑에 빠져 오랫동안 영감을 주고받으며 함께 작업한 로댕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여자에게로 돌아가며 카미유 클로델을 매몰차게 떠난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이 두려워 그녀의 작품 의뢰를 취소하도록 압력까지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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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클로델의 <중년>
 


실제로, 책에 나온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들은 로댕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그만한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사랑하던 남자에게 버림받고, 그로 인해 이름이 지워져야만 했던 그녀의 인생이 참 비통했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그녀가 후에는 자신의 작품들을 직접 부숴버려 남은 작품이 몇 없다는 이야기를 보니 그 고통의 무게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다 보면, 잘은 모르겠지만 유명하다고 이야기되는 그림이기에 '아, 괜찮은 그림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보통, 전시는 예술가의 생애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전시 구성에 맞는 파편적인 내용만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그 그림을 그린 과정이나 계기, 작가의 삶보다는 그 그림의 구도나 색감과 같이 피상적인 정보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이 책에 소개된 르네상스부터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전시를 보게 된다면, 그들을 단순히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으로 생각하기보다 '인간미 넘치는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좀 더 온기 어린 시선으로 그들의 작품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락방 미술관

-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 -



저자: 문하연

출판사 : 도서출판 평단

분야
예술/미술

규격
신국판(153*224mm)

쪽수 : 352쪽

발행일
2019년 8월 20일

정가 : 16,800원

ISBN
978-89-7343-519-7 (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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