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장미
할머니네 아파트 화단은 항상 잘 가꾸어져 있었다.
하루는 할머니께서 한 덤불을 가리키시더니
장미라고 일러주셨다.
꽤 오래 머물던 그 시기에
매일 놀이터를 나가며
덤불을 확인하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매일 놀이터를 나가며
덤불을 확인하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어느 날 갑자기
흰색 장미가 피었다.
흰색 장미가 피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흰 꽃잎이 곧
붉게 물들기를 기다렸다
붉게 물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흰 장미는 빨갛게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흰 장미는 빨갛게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왜 장미가 흰색이에요?”
7번째로 흰 장미가 그대로인 것을 확인한 날 물었다.
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해주셨다.
빨간 장미만 있는 게 아니라
흰 장미도,
심지어는 노란 장미도 있다고.
빨간 장미만 있는 게 아니라
흰 장미도,
심지어는 노란 장미도 있다고.
미안, 흰 장미야.
붉지 않아도 예쁘구나.
#7 바위산
할머니네 집 근처에는 바위가 많은 바위산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종종 그 산에 오르셨는데,
하루는 나도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함께 나섰다.
하루는 나도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함께 나섰다.
멀리서 보면 낮아 보이던 산이
가까이서 올라보니 왜 그렇게 높은 건지
금방 지쳐버린 어린 나는
가까이서 올라보니 왜 그렇게 높은 건지
금방 지쳐버린 어린 나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할아버지는
몇 발자국 후에 꺾이는 길에 약수터가 있으니까
물을 가져다 줄 테니
아주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몇 발자국 후에 꺾이는 길에 약수터가 있으니까
물을 가져다 줄 테니
아주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눈앞에서 사라지신 할아버지
곧 산은 공포로 가득 찼다.
밝았던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에 떨리는 나뭇잎은 괴물의 발소리 같아,
눈물이 고여오던 순간.
바람에 떨리는 나뭇잎은 괴물의 발소리 같아,
눈물이 고여오던 순간.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아주 찰나의 순간, 사라지는 공포.
다행이다.
#8 석류
할머니와 시장을 지나다
신기한 과일을 보았다.
신기한 과일을 보았다.
처음 보는 모양이었는데,
동그랗지만 투박한 붉은 과일이었다.
안에는 붉은 알갱이가 잔뜩 들어있다고 했다.
동그랗지만 투박한 붉은 과일이었다.
안에는 붉은 알갱이가 잔뜩 들어있다고 했다.
“하나 사서 먹어볼까?”
할머니의 말에
곧 내 손에는 석류 하나가 쥐어지게 되었다.
곧 내 손에는 석류 하나가 쥐어지게 되었다.
해가 들어오는
조용한 거실 한 켠에 앉은
그날의 따스함과
손끝이 붉게 물든 할머니의 손과
톡 하고 터지는 새콤했던 석류 알갱이.
그 순간이
기억에 깊게 남았다.
기억하려 애쓴 것이 아님에도.
기억하려 애쓴 것이 아님에도.
#9 잠수
나는 수영을 꽤 잘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수영보다도 더 좋아하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잠수였다.
바로 잠수였다.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때,
중급용 풀에서 나와서
아무도 없는 성인용 풀로 들어갔다.
중급용 풀에서 나와서
아무도 없는 성인용 풀로 들어갔다.
들킬세라 얼른 숨을 들이쉬고
물 속으로 들어가 수영장 안 바닥에 누우면,
그곳은 나만의 공간.
물 속으로 들어가 수영장 안 바닥에 누우면,
그곳은 나만의 공간.
물 속은 소리가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다.
고요한 듯 하지만 움직이는 물은 계속해서 소리를 낸다.
고요한 듯 하지만 움직이는 물은 계속해서 소리를 낸다.
숨이 모자라면 물위로 올라가
다시 내려오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저 멀리서 들려오는
날 찾는 선생님의 목소리.
날 찾는 선생님의 목소리.
그럴 때면 수영장의 반대편으로 나가,
온수풀에서 몸을 녹이고 오는 척하면
그날의 잠수도 끝이 난다.
온수풀에서 몸을 녹이고 오는 척하면
그날의 잠수도 끝이 난다.
지금도 수영장에 가면
마음껏 잠수를 할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다.
마음껏 잠수를 할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다.
#10 빛의 스펙트럼
하루는 유치원에서 햇빛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배운 적이 있었다.
선생님의 물음.
“햇빛은 무슨 색이지요?”
“햇빛은 무슨 색이지요?”
흰색? 노란색?
대충 그 즈음이라고 생각했다.
대충 그 즈음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비슷하게 대답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햇빛은 사실 많은 색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를 밖으로 데려가셨다.
선생님은 햇빛은 사실 많은 색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를 밖으로 데려가셨다.
그리고 주신 검은 색 원통.
한 명씩 눈에 대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드니
작은 아이들의 작은 탄성.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드니
작은 아이들의 작은 탄성.
나에게 돌아온 순서에
서둘러 원통을 눈에 대고 하늘을 마주하니
쏟아지는 형 형의 색들.
서둘러 원통을 눈에 대고 하늘을 마주하니
쏟아지는 형 형의 색들.
그렇구나.
햇빛도 숨은 무지개였네.
햇빛도 숨은 무지개였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