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
[아트인사이트 모임] 산 넘어 산(^^^), 글쟁이들의 기댈 구석
첩첩산중(疊疊山中) 글쓰기 여정에서 만난 인연들
일주일에 한 편씩 오피니언을 기고하다 보니 에디터 활동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간의 노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하나의 증표로서 컬쳐리스트에 초빙되었다. 잘 써진 날도, 못 써진 날도, 후련한 날도, 찝찝한 날도 있었지만, 끝은 곧 새로운 시작으로 탈바꿈했다. 다시 문화예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31
-
[Review] 사람과 사랑이 빠진 이야기는 이 세상에 없다 - 레드북 [공연]
뻔하디뻔한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쓰이고, 읽힌다. 『레드북』은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유효한 스테디셀러다. 오늘도 『레드북』과 로렐라이 언덕은 그런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 해당 리뷰는 뮤지컬 ‘레드북’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책, 『레드북』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중에서도 보수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19세기 런던에서 안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고정된 ‘여성상’이 존재하고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26
-
[Opinion] 泫泫, 물방울에 맺힌 시선 – 김창열 [미술/전시]
투명한 물방울은 비워진 온몸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 장력으로 응집된 무색무취의 방울은 빛과 그림자, 배경의 색과 질감에 관계없이 자연(自然)스럽게 그 자리에 존재한다. 어떤 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생하고, 어떤 건 멈춰 있는 듯 고요하다. 그리고 그 형태를 유지하던 물방울은 상처의 골을 만나면 마치 본래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빈틈없이 그 자리를 메운다.
어쩌다, 무슈 구뜨 도(Monsieur goutte d'eau) 작가의 방은 전시 순서상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그곳에 들어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주말이라 전시장은 평소보다 북적였고, 시간의 여유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김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17
-
[오피니언] 이름을 드려요 – 단어의 집 [도서/문학]
안희연 시인의 『단어의 집』을 읽으며, 막연한 성실함의 구체적인 얼굴을 본 듯하다. 김영하 작가는 ‘작가란 사물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안희연 시인은 단순히 이름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그가 발견한 단어들의 ‘모음집’이 아니다. 안희연 시인은 때때로 단어의 이름을 묻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다. 단순히 사물을 지칭하는 기능적인 이름이 아니라 그 너비와 깊이를 다시 가늠해 준다.
‘모두가 시인이 될 수 있다.’ 시창작 수업에서 가장 먼저 들었던 말이다. 그 말은 위로 같았지만, 동시에 의문을 품게 했다. 매주 한 편의 시를 써 제출할 때마다 나는 ‘모두’의 예외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성실해야 했다. 단순히 단어를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01
-
[Opinion] 독서의 계절, 가을이 퍼스널 컬러인 도서 3선 [도서]
아직 읽을 책이 많지만, 또 책방을 기웃거린다. 잔말 말고 파워 냉방을 틀어주던 여름의 피서지는 이제 방앗간이 되었다. 짧은 이 계절은 금세 겨울에 저버린다. 이제부터 가을옷을 준비해야 하듯, 이 짧은 독서의 계절을 보낼 책을 미리미리 구비해야 한다. 낙엽을 책갈피 삼아보고, 사람 없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독서대 삼아보는 가을 독서의 낭만을 누려보자.
돌고 돌아 가을이다. 쓸쓸함을 내버려두지 않고, 떠나가는 것들을 기꺼이 배웅한다. 계절성 우울의 많은 지분을 담당하는 가을이 오면 나 또한 ‘가을을 탄’다. 푹푹 꺼지는 기분에 골이 나지만,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긴팔을 찾을 선선한 날씨가 되니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19
-
[Review]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 메가필드뮤직페스티벌 2025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서 있으니, 그때를 추억하게 된다. 보고 싶은 가수, 기대했던 노래가 있었지만,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노래를 한두 개씩 줍게 된다. 참으로 낯선 취향의 수집이다.
모든 낯섦에게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이 말로 운을 띄운 가수가 많았다. 비록 나는 페스티벌이 처음은 아니지만(메가필드는 처음이 맞다), 첫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을 보니 괜히 긴장됐다. ‘무대 체질’이라고 할 수 없는 한 사람으로서 그것을 업으로 삼는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06
-
[Review] 안부 대신 이 책을 건넵니다 -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누구나 할 법한 말이지만, 어떤 말은 유독 힘 있게 오래 남는다. 누구나 건넬 수 있는 위로 같지만, 어떤 위로 앞에서는 흐물흐물 눈물이 난다. 말의 연료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김유미 작가는 10년째 퇴근 후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업을 꿈꾸면서도 물감 살 돈을 위해 퇴사를 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백 마디 말보다 훌륭한 격려가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삶을 조율하는 사람의 위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꿈과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을 동병상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졸업까지 서둘렀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학교에는 아직 내 친구들이 남아있다. 영영 못 볼 사이도, 거리도 아니지만, 생각만 하면 그리워지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종종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 걷는, 확실한 신분의 그 친구들을 만나면 가벼운 듯 무거운 질문이 훅 들어온다. ▲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01
-
[Opinion] 비로소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 미지의 서울 [드라마/예능]
사랑들은 존재로서 사랑받길 기다리고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던 수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약해서 숨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남들이 해내지 못했다고 나도 실패하리라 속단하지 않는 것, 그런 ‘존재적 인정’ 말이다.
▲tvN <미지의 서울> ©tvN 말끔한 기분이다. 잠을 줄여야 할 만큼의 바쁨이 찾아올 때면 잇따라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죄책감 없이 몰아보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예감이 든다. 한계까지 차오른 갈증을 개운하게 넘길 휴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은 참
by 백승원 에디터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