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간의 대지 - 생택쥐페리

글 입력 2014.11.0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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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저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역자 : 김윤진

출판사 : 시공사

페이지 수 : 344

 




오직 서로에 대한 믿음에 의지하며 광대한 하늘에 새로운 길을 열었던 노선 비행사들의 삶을 소재로 인간과 생의 의미를 탐구한 193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 수상작 [인간의 대지]와 프랑스 4대 문학상의 하나인 페미나상 수상작이자 후일 미아자키 하야오 등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휴머니즘의 걸작 [야간 비행]이 함께 수록된 이번 판본은 어느 순간 하나의 문학적 상징이 되어버린 사막의 어린 왕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아니 탄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작가 생텍쥐페리’, ‘인간 생텍쥐페리의 정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남녀 관계에 대한 현명한 조언을 담은 경구로 익숙한 이 문장은 사실, 생텍쥐페리가 [인간의 대지]에서 인간다움의 근간이 되는 관계책임의 문제를 규정하기 위해 제시한 말이다. 평생을 비행기 조종사로 활약하며 새로운 시각에서 인간의 조건을 관찰하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해왔던 생텍쥐페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타인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연대의식을 들었다. 그에게 인간은 무엇보다 책임을 지는 존재이며, 그때의 책임이란 "자신의 탓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비참함을 마주했을 때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인간만이 느끼는 그 부끄러움, 지금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 동료의 손을 끝까지 놓을 수 없게 하는 최소한의 책임감, 그리하여 위대한 자연에 비하자면 한없이 왜소한 존재인 우리 인간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자기 안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생텍쥐페리가 평생을 바쳐 추구한 가치이자 문학의 지향점이다.

 

"모두 날 믿고 있어. 만일 내가 걷지 않는다면, 난 개 같은 놈이 되는 거야."

안데스 산맥의 칼날 같은 바람에 온몸을 난자당하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기요메, 자신의 집, 양 떼, 이름까지도 빼앗긴 채 노예로 전락하여 이제 한 끼 식사와 몸값을 저울질당해야 하는 바르크 영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두 눈을 다 태워버릴 것 같은 태양 아래 몸부림치던 생텍쥐페리와 그의 동료 프레보. [인간의 대지] 속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텍쥐페리가 전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인간의 위대함이다. 나만의 문제라면 고통스러운 생존보다 간단하고 깨끗한 죽음을 선택할 것이라고, 이들 역시 말한다. 거대한 사막 한가운데에 불시착하여 구조될 희망도 없이, 기다리는 것이라곤 불타는 낮과 얼음 같은 밤, 정신을 온통 뒤흔들어놓는 신기루뿐이라면 누구라도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쉽게 끝내줄 피스톨도 있다.

하지만 생텍쥐페리와 프레보는 끝없는 하늘 길을 헤매며 애타게 자신들을 찾고 있을 동료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할 수가 없다. 홀로 남게 될 아내가 금전적인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기요메는 날이 풀리면 자신의 시신을 땅 위로 드러내어 그의 죽음을 실종이 아닌 공인된 죽음으로 만들어줄 바위 하나를 찾기 위해 눈 속을 걷고 또 걷는다(실종의 경우 법적인 사망은 4년 뒤에 확정되며 그때까지는 보험금 지급 등은 모두 연기된다). 어쩌면 이 세상에 한 사람은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을 필요로 할 누군가를 위해 노예 바르크 영감은 끝까지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없다. 이렇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들을 인간으로 남게 한 것,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을 잠재적인 위대함을 끌어내어 증명하게 한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다. 그가 돌아오고 있을 것이라 믿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가엾은 타인들에 대한 사랑, 인간 전체에 대한 책임의식, 자기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인간에 대한 큰 사랑 때문이었다.

 

 





목차

인간의 대지

야간 비행

 

해설_ 찰나적 인간, 그 인간의 존엄성과 위대함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연보






 

저자 소개

프랑스 리옹(Lyons)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920년 징병으로 공군에 입대하여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제대 후 1926년부터 초기 우편비행 사업에 가담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군용기 조종사로 종군하다 정찰비행 중 행방불명이 되었다.

최초의 작품인 [남방 우편기 Courrier Sud](1929)에서 [성채`(城砦)`Citadelle](1948)에 이르는 작품은 언제나 어려움과 역경과의 싸움에서 인간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의의를 담고 있다. 아르헨티나 항공에 근무하던 때의 경험을 토대로 한 [야간비행 Vol de nuit](1931)은 행동적인 문학으로서 앙드레 지드의 격찬을 받았으며 페미니상을 받았다. 그는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는 정신적 유대에서 진정한 의미의 삶을 찾으려고 했다.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 [전투 조종사`Pilote de guerre](1942)에서는 인간의 관계와 동료 비행사, 그리고 임무·의무·조국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깊은 성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발표한 [어린 왕자`Le Petit Prince](1943)는 작가 자신이 아름다운 삽화를 넣어서 독특한 시적 세계를 이루고 있다.


 


[김지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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