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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의무, 취향, 능력의 삼박자가 맞지 않는다

by 장미 에디터
2026.1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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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이었을까, 대학 졸업하기 전후로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이 자주 길게 찾아왔다. 해야만 하는 취업이 있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고 뭐가 하고 싶은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는 그것들을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선택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이제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해야 하는 출근을 반복하고 있다.

       

       


      해야 하는 일



      생각해 보면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 말의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20대 중반에는 취업을 향해 달려가던 때라 시야가 좁아져서 해야 하는 일=취업이라고 정의 내렸다.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 판단했다. 삶을 좀 더 잘 살아내려면 지금 해야만 하는 일 말고, 나라는 사람이 나 자신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을 고민했어야 한다.


      나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 여기서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우선은 뻔하고 진부한 소리지만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체력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말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그리고 저축과 투자처럼 뻔하지만 필수적인 것. 다른 하나는 멘탈 케어를 위해 해야 하는 것인데 전자만큼이나 후자도 쉽지 않다. 해야 하지만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념과 가치를 위해 해야만 하는 것. 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점에서 카테고리가 달라질 수 있지만, 내게 있어서는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 실천해야만 하는 영역이다.

       

       


      하고 싶은 일



      모두의 꿈은 돈 많은 백수가 되는 일이겠지. 그렇다면 돈 많은 백수가 되어서 어떤 일상을 살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면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게 된다. 아무런 제약도 없이 시간과 돈과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나는 뭘 하고 싶었을까?

       
      어렸을 때는 글쓰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적극적으로 임했던 건 아니고 몇 안 되는 잘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 그래도 글을 쓰려고 했던 때가 있는데 지금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하는 것처럼 취미생활이 되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잘하고 싶을 뿐, 뛰어난 재주가 될 수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여러 번 도전했다 실패한 여러 수공예보다 좀 더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와서 좋았나 보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 중 뭐가 남을까. 입문만 하고 손에서 금방 놓았던 자수, 뜨개, 위빙 같은 걸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재봉틀을 사서 소품을 만든다든가. 잘하지 못해서 번번이 포기했지만 실은 이런 것들을 잘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겠고, 뭔가 진득하게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멀어지고 떠나왔기에 그러면서 자포자기해서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는 상태에 빠진 것만 같다.

       

       


      할 수 있는 일



      그때는 몰랐는데 이게 제일 어려운 질문이 되었다. 나는 뭘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재능을 기반으로 하는데 나에게는 무엇이 있나 꽤 오래 고민했다.


      일단 지금처럼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활동하는 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되겠다. 지금까지 해왔고 별일이 없으면 계속해서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 블로그도 앞으로도 할 수 있다.

       
      또 뭐가 있는지 시간을 들여 생각해 봤지만 떠오르는 게 없다. 아무래도 예전에 했었지만 지금은 하고 있지 않는 것을 살펴봐야겠다.


      사실 이 나이쯤 되면 적절한 요령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쯤 있을 것 같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뭔가 쌓인다는 건데 어째 난 여전히 경험치를 얻지 못하고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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