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소리에 대한 갈망은 왜 생기는 걸까?

   

음악에 빠져들면 일주일 이상 같은 곡만 반복해서 듣는다. 지루해질 법한데도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태연히 그때 들었던 곡을 또 추천한다. 이렇게 나는 또 하나의 곡을 소화한다. 나의 마음을 울린 음악은 온전히 나에게로 스며든다. 끊임없이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나에게 감동을 안겨 줄 음악을 찾아 나선다.

 

 

 

음악을 듣는 다양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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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개인마다 음악을 듣는 방법이 다양하다.


우선 매체에 따라 구분해 보자.


▶ 유튜브

거의 1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이 시청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면 백그라운드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니 편하다. 롱폼과 숏폼을 시청하며 눈과 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 스포티파이 등이 떠오른다. 한 아이돌의 팬이었을 때 필수적으로 핸드폰에 설치되어있어야 했던 어플들이 몇 개 있다. 멜론, 벅스, 지니 등 한 아이돌의 음악만 1위부터 나열된 게 싫어서 삭제했던 적이 있다.


▶ 현장 직관형

가수 콘서트 현장이나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 뮤지컬과 영화관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이돌 콘서트와 뮤지컬 공연이 제일 흥하고 있다. 팬덤 문화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문화권이라는 점에 있어서 쇠퇴하지 않을 문화생활 같다. 영화관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끓던 당시 부흥했던 OTT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어렸을 적에 가족과 함께 마음 편히 누렸던 값싼 문화생활이 이제는 사치가 되었다.


▶ 레트로 시청자

라디오, LP, CD, 카세트테이프 등 시청 기기와 음반이 있어야만 들을 수 있어 장벽이 크다. 오히려 요즘에는 레트로가 유행하여 LP를 실내 디자인용으로 구매하여 장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눈과 몸으로 듣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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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어떤 장비와 공간에서 듣느냐에 따라 음질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 흔히들 무선/유선 이어폰, 블루투스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 오디오 장비의 값과 음질은 비례한다. 좋은 소리에 맛이 들이면 더 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귀가 트이고 만 것이다.


26년 6월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 히사이시조 영화음악 콘서트를 관람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한층 완성 시킨 일등 공신 히사이시조의 음악을 평소에는 유튜브로만 즐겨 들어왔다. 갑자기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눈 뜨고보니 티켓팅이 완료되었다. 매번 클래식 연주 공연을 온라인으로 볼 때마다 궁금했던 합창석이었다. 저마다 공연에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 여유롭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온 1인 관람객,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의 추억을 회상하고자 하는 사람들 등 다양하다.


나는 음악을 몸으로 듣고 싶었다. 공연장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공연장에서의 음질은 폭이 한없이 크다. 저음부는 평소 듣던 것보다 훨씬 낮고 고음은 끝없이 올라간다. 지진이 나는 듯한 콘트라베이스의 소리, 고막에 천둥이 내리꽂히는 심벌즈, 물방울이 건반을 두드리는 피아노, 연주 전 숨을 머금은 객석의 반응,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박수 소리. 현장에서 들은 모든 소리가 눈에 보이는 선으로 그려진다면 얼마나 휘황찬란할까?

 

 

 

좋은 음악은 왜 질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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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공연을 보기 전에도 무한반복을 해서 들었던 음악들이 이젠 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영화 <키즈 리턴> - ‘KIDS RETURN’


 

 

영화 <키즈 리턴>의 곡 ‘KIDS RETURN’은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곡이다. 마치 원석을 찾은 것처럼 기뻤다. 정글에서 사는 미지의 생명체가 빠른 속도로 밀림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상상된다. 타잔의 ‘와우와우’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는 청년의 성장 이야기가 상상된다.

 

 

영화 <모노노케 히메> - ‘The Legend of Ashitaka'


 

 

영화 <모노노케 히메>의 곡 ‘The Legend of Ashitaka’는 서사가 탄탄하고 완벽하다.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언젠가 사건이 터질 것 같은 긴박감이 몰려온다. 절정에 다다랐을 땐 숨을 깊숙이 쉬게 만드는 웅장함이 드넓은 자연을 떠올리게 만든다. 자연에 있어서 인간은 얼마나 한없이 작은 존재인가 경이롭다.

 

 

영화 <붉은 돼지> - ‘il porco rosso’


 

 

영화 <붉은 돼지>의 곡 ‘il porco rosso’는 드넓은 바다를 앞에 둔 테라스에 앉아 저 멀리 수평선을 쳐다보는 감정을 들게 한다. 아련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음악은 삶을 풍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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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조의 음악은 자연을 떠오르게 만든다. 감정을 건드리는 각종 음악적 요소는 지금 어딘가에서 몰아치고 있을 파도, 하늘, 푸른 숲, 지저귀는 새가 되었다. 유튜브로 듣는 것과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누군가는 감흥 없이 흘려듣고, 누군가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다. 개인의 음악 취향은 어린 시절 때 들어온 것들이 밑거름되어 감수성의 싹을 틔운다. 각기 다른 감수성을 음악은 어떻게 건드릴 것인가. 유튜브에 올라온 슬픈 음악 영상들을 보면 우울하고 지친 일상에 음악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애써 참아왔던 감정이 둑이 터지듯 흘러나온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이 되었다. 나 혼자 겪은 고통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인생을 외롭지 않게 안아준다.


내 인생은 음악에 저당 잡혔다.

 

청소년기에 부모님이 피아노 학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에서 오는 즐거움을 깨달았다. 클래식처럼 긴 음악도 한 번 몰입하면 푹 빠져 들을 수 있는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다. 나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다양한 작곡가와 악보를 만나는 순간은 나에게 보물과도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파헤쳐서 이미 결과물은 여기저기 널려있지만, 내 손으로 빚어낼 소리의 여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지금 듣고 있는 노래가 먼 미래에는 누군가의 고전이 된다. 한 시대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알고 싶어서 음악을 튼다.

 

더 좋은 소리를 찾아 나서는 일은 나와 타인을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과 기쁨의 소리, 고통의 소리, 절망과 위로의 소리를 찾아 듣는 모습이 인생을 헤쳐나가는 모습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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