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03.jpg

 

 

한국과 일본, 출장과 여행.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진 두 사람은 일본의 작은 도시, 에노시마의 작은 라멘 가게에서 만난다. 출장. 그리고 여행. 두 단어 모두 어딘가로 떠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목적과 무게는 어쩌면 확연히 다르다.

 

5월 27일 개봉을 앞둔 이주형 감독의 영화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은 그렇게 우연히 만난 두 남자의 만남, 그리고 그 너머에 담긴 이야기를 그린다.

 

국경도, 세대도, 떠나는 이유도 전혀 다른 두 남자. 쇼타와 대성.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이는 오타니 료헤이와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진영의 합은 영화에 부드러운 시너지를 불어 넣는다.

 

쇼타가 머무는 한국의 정수장과 대성이 여행하는 골목 어귀의 풍경. 영화는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공간을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엮어낸다. 이 감각적인 대비는 각자의 자리에서 길을 잃은 두 남자가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더욱 따스하게 비춘다.

 

 

07.jpg

 

 

쇼타의 사직서는 그간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 지으려는 고단한 마무리이다. 반면, 헤어진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리려는 대성의 편지는 간절하게 다시 시작해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정반대를 향해 가던 사직서와 편지는, 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손으로 엇갈려 들어간다.


이렇게 시작된, 타인의 마음을 배달하는 그 미묘한 여정 속에서 두 사람은 역설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01.jpg

 

02.jpg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은 한국으로의 출장에서 쇼타가 겪는 일들과, 쇼타의 사직서를 회사로 가져다주는 과정에서 대성이 만나는 이들을 통해 삶의 전환점에 선 이들이 어떻게 다음 페이지로 나아가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좇는다.


낯선 곳에서 타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본 후에야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우리의 삶에서도 가끔은 완벽하게 계획된 일정보다, 우연히 길을 잃고 헤매던 그 경험이 우리를 진짜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것처럼.

 

쇼타와 대성 역시, 내가 아닌 누군가의 진심을 품어보는 그 경험을 겪은 후, 그제야 비로소 자신이 돌아가야 할 자리에 대한 가치를 깨닫는다.

 

진정한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일상에서 한 발짝 멀어져, 누군가의 마음을 느껴보는 여행의 묘미가 잊고 있던 스스로의 자리를 되찾아줄 수 있다는 것을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은 되짚는다.

 

 

09.jpg

 

 

로드무비의 진정한 메시지는 주인공들이 향하는 목적지가 어디인가에 있지 않다. 그들이 어떤 곳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 과연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었으며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그를 보여주는 것이 로드무비의 본질일 것이다.


거센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듯해도, 결국 그 자리를 지켜내는 돌처럼. 영화는 단단한 듯 단단하지 못한 우리 모두가 흔들림 끝에, 마침내 온전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담담히 응원하는 듯하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