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서 소개하는 건 아주 즐거운 동시에 어렵다. 나는 나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고, 나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것 같다가도 단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모순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작년에 서울로 올라와서 현재 재학 중인 2N살 대학생이다. 본가인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반수를 선택했고,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전적대에 다니던 시절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 같은 고립감을 느끼며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보았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무작정 듣던 공대 수업보다 영화 교양 수업이 더 즐겁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기계나 기술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더 가까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분명해졌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나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이 경험은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이런 방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릴 때부터 창작에 대한 흥미가 컸다. 적성 검사같은 걸 할 때면 늘 예술가 타입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고, 무언가를 그려내고 만들어내는 것에 자연스럽게 끌렸다.
무작정 창작에 대해서 갈망하던 마음이 커져서, 내가 만들어낸 것들이 누군가에게 닿아서 그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닿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세상에는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이 많고 그 모든 것들을 담아내고 싶으면서도, 내 손을 거치면 그 아름다움이 훼손될 것 같아 쉽게 시작하지 못한다. 만들고 싶은 마음과 시작하지 못하는 두려움이 항상 함께 존재한다.
이러한 모순은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나는 나 자신을 아끼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들도 많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막연한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혀서 시도하기도 전에 스스로를 포기해버린 적이 많다. 가끔은 그런 식으로 놓쳐버린 기회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되짚으며 후회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자꾸만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어냈는지를 비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남들이 이룬 것을 마음껏 축하해주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못나 보일 때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완전히 부정적인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나도 다정한 사람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부분이나 쉽게 지나치는 감정들에 관심을 가진다. 온 마음 다해서 아끼는 것들이 많고, 내 생각들은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게 많다. 이렇듯 주변 사람들과 세상의 사소한 것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순간들에서, 나는 분명 나의 좋은 모습들을 발견한다.
나에 대해 말하려면 할 말이 끝도 없이 많아져서 머릿속에서 정리조차 되지 않는다. 인간은 왜 불필요할 정도로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건지. 나는 정말 지나치게 많은 이유들로 불안정하지만 또 동시에 내면이 단단해서 다시 잘 일어나기도 한다. 수많은 상황에 ‘어쩔 수 없지~’라고 대답하면서도 오만 것들에 짜증을 내고 있기도 한다. 몇 년 동안 스스로를 들여다봤지만, 아직도 나는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쩌면 몇십 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거 아닐까. 앞으로 또 얼마나 부족하고 엉터리인 나를 마주할지 기대된다. 그런 순간들에 지쳐서 쓰러지지 않고 내 속도대로 잘 나아가길 응원하고 싶다.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우리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