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철 감독의 데뷔작, <너와나>는 수학여행을 앞둔 두 명의 여고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아이들의 목소리와 반 안에서 자는 주인공 세미와 함께 시작된다.
세미와 하은은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세미는 병원에 있을 하은에 대한 꿈을 꾼 후 그녀를 찾아간다. 하은을 걱정한 것이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 세미는 하은을 조른다.
세미는 하은과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 싶고 하은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싶고 하은도 자신과 같은 생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세미는 하은에게 어쩐지 자꾸만 불안하다고 투정 부리고 하은은 그런 세미를 마냥 귀엽게 바라본다.
이때 관객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세미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영화는 전반적으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미는 하은을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 그러므로 세미가 하은에게 부리는 투정이나 상대적으로 아이 같은 모습의 세미가 더욱 귀엽고 투명해 보인다.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그것을 잘 다루지 못해 흘러넘치고 마는 세미의 마음은 푸릇푸릇한 영화의 계절과 닮아있다.

다만 영화 <너와나>에서 사랑을 보여주는 관계는 세미와 하은뿐만이 아니다.
잃어버린 개와 그 개를 찾는 주인, 씻고 있는 세미와 세미의 팔을 랩으로 감싸주는 엄마, 수학여행을 준비하는 세미와 딸의 얼굴을 보려 방에 들어오는 아빠, 세미의 방에 있는 앵무새와 앵무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세미.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전달하고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와나>가 당연한 일상 속 섬세한 사랑을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세미는 결국 하은과 수학여행을 함께 가지 못한다. 하지만 하은이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인지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마음을 전했기 때문에 행복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이 너무나도 슬프면서 수학여행에서 세미가 무사히 돌아오길 빌었다.
영화의 줄거리를 보지 않더라도 관객들은 이 영화가 어떤 결말로 흐를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초반, 거울 옆에 있던 나비 모양과 세미가 꾸었던 하은에 대한 꿈, 세미의 수학여행, 주인이 잃어버린 개가 컨테이너 속 가만히 있던 모습, 수학여행으로 들뜬 학생들과 홀로 버스를 타고 하교하는 하은의 모습…….
<너와나>라는 제목에서 ‘너’는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할 세미를 의미할 수도 있고 학교에 홀로 남겨질 하은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주인공 모두 그런 ‘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나’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될 수 있었던 학생들이 물리적인 이유로 ‘너’와 ‘나’로 나누어 명시된 것 같아 영화가 끝난 후 영화의 제목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여운이 깊은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