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5년 12월의 2/3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달 에세이는 내가 올해 연말에 어떤 것으로 소소한 즐거움으로 보냈는지 공유하고 싶어졌다. 일, 운동, 공부, 개인 시간은 사실 어느 정도 루틴에 맞춰서 살아가기 때문에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소소한 것들에 의미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의미를 담는 것은 어려우니깐 유독 내 기억에 오래 남는 것들을 나누고 싶어졌다.
누군가는 연말이 시간이 흘러 또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해서 싫다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연말이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리하기 좋은 시간이라고 한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연말' 하면 어떤 생각을 가질지 궁금해진다.
'붕어빵'은 겨울에 유난히 생각나는 음식이다. 친구들과 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 중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에 맛있다고 말하는 붕어빵 집을 검색해 보기도 한다. 일하는 곳 근처에 줄 서서 먹는 붕어빵집에서 15분 정도 줄을 서서 먹었을 때 사실 딱 붕어빵 맛이라 기대보단 실망이 컸던 것도 기억한다.
올해는 가게 근처에 우연히 알게 된 붕어빵 집에 종종 들리곤 했는데 단골손님이 그 가게 오뎅도 진짜 맛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조만간 오뎅도 먹을 생각에 기대가 된다. 다른 계절에는 생각나지 않다가 찬바람이 불고 겨울임을 느낄 때 꼭 생각나는 붕어빵.
픽업 오신 손님이 사다 주셨던 붕어빵, 동네 이웃분이 하나 맛보라고 주신 슈크림 붕어빵, 가게에 놀러 온 친구와 나눠 먹은 팥 붕어빵. 올해 붕어빵이 참 좋았다. 그리고 코로나에 걸린 엄마가 붕어빵이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우리 동네에 붕어빵 파는 곳이 없어서 검색해서 지금 내 가게가 있는 곳까지 붕어빵을 사러 왔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는 이 동네에서 꽃집을 차릴 줄 몰랐는데 생각해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슈톨렌은 2년 전에 한번 먹어 본 이후에 올해 처음으로 사 먹어 봤다. SNS를 보고 홀린 듯이 산 것도 있지만 한 조각 먹었을 때 달달한 슈가 파우더, 견과류가 씹히는 느낌, 은은하게 느껴지는 계피 향이 겨울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기억에 남는다. 일하다가 집에 가서 슈톨렌 한 조각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따뜻한 차와 함께 했을 때 포근한 겨울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종류의 음식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맛이 다르다. 슈톨렌도 분명 그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내년 겨울에는 다른 곳 슈톨렌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익숙한 것이 편하고 좋았는데 더 새로운 것도 찾아보고 싶다.
곳곳에 장식된 트리를 보는 것도 올해 연말에 소소한 재미 중 하나였다. 굉장히 다양한 크기, 다양한 오너먼트들을 구경하면서 각자의 공간에 맞는 개성 넘치는 트리들을 볼 수 있었다. 12월부터 트리를 세워 둔 공간을 보면서 연말임을 실감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되었다. 어릴 때 보다 지금 더 트리가 눈에 띄는 것은 그때 트리가 적었기 때문인지, 지금 내가 트리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년 연말도 나는 곳곳의 트리들을 계속 구경할 것이라는 거다.
이렇게 적어보니 굉장히 소소한 것들이라 민망하지만 붕어빵, 슈톨렌, 크리스마스트리 구경 덕분에 올 연말도 순간순간 즐거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2026년을 위해 다이어리도 샀고 방 청소, 가게 청소도 하면서 정리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나를 포함해서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연말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