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2025년이 어느덧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다. 나에게 2025년은 도전의 시기이자, 동시에 참 많이 버거웠던 해였다. 부디 이 한 해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버텨온 날들의 연속이었다.
올해 나를 가장 벅차게 만든 건 학부 정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이었다. 분명 내가 선택한 자리였지만, 막상 현실로 마주했을 때 그 무게는 상상보다 훨씬 컸다. 시간도 체력도 마음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소모되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반장을 도맡았고, 각종 프로젝트에서도 항상 팀장과 리더를 맡아왔지만 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그 모든 경험을 뛰어넘는 무게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별일도 없는데 눈물이 나는 시기가 찾아왔다. 모든 게 너무 버거웠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다는 생각에 자책했고, 왜 이 선택을 했을까 후회하기도 했다. 나와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것만 같아 숨이 막혔다.
그래도 꾹 버텼더니 어떻게든 시간은 흐르더라. 정말 이 순간이 평생 오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말이다. 고학년으로서 진로에 대한 방황까지 겹쳐 여러모로 흔들린 시기였다.
그러던 중 지난 12월 2일, 학부의 가장 큰 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이 행사를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응원과 축하를 받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부둥켜 안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를 둘러싸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을 보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웃고, 울며 보낸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바로 다음 날인 12월 3일에는 2년 반 동안 몸담았던 동아리의 영상제가 열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뮤직비디오 프로젝트가 상영되고, 후배들이 온 힘을 다해 만든 단편영화 두 편이 뒤를 이었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에 내가 다 뿌듯하고 기특했다.
본인들이 축하를 받아도 모자를 마당에, 회식 자리에서 후배들이 우리의 동아리 졸업을 축하한다며 깜짝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해 주었다. 울지 않는 척했지만, 사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모든 걸 그만두고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 속에서도 내 주변엔 언제나 나를 응원하고 진심으로 위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실이 너무나 고맙고, 덕분에 ‘그래도 내가 꽤 괜찮은 인생을 살아왔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힘든 과정을 지나 끝을 맞이하는 순간들이 이토록 소중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고생했기에 아름답고, 그래서 더 선명하게 남는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기획하고, 그것을 작품과 콘텐츠로 만들어내고, 또 누군가를 모아 함께하는 그 과정 자체가 결국 나를 살아있게 한다.
아직 한 달이 남았지만, 가장 큰 행사들이 차례로 끝나면서 이제 정말 2025년을 보내고 2026년을 맞이할 때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부디 끝나길 바랐던 시간이었지만 함께했던 사람들과 그 마음을 떠올리면 이 한 해가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만약 나와 같이 버거웠던 한 해를 보냈더라면 잘 이겨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