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선선했던 가을날을 뒤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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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쓰기 어려웠다. 내 모든 신경이 ‘현생 모드’에 돌입해 온통 현실에서의 생존 문제에만 쏠려있었다. 글로 풀어내고 싶었던 말들이 이렇게 빨리 동나버린 걸까 하며, 나 자신에게 약간 실망한 상태에서 아트인사이트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 셋은 첫 만남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어갔고,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글에 대한 감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간혹 좋은 글감이 떠오르면 서로에게 추천해 주기도 했다. 여전히 내 삶은 바쁘고 글감을 발굴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글이라는 공통 주제를 기반으로 깊은 이야기를 해갈수록 글에 대한 나의 시야가 조금씩 확장되는 기분을 느꼈다.


특히 이번 모임을 통해 내 글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나는 지금껏 주로 글의 구조나 메시지에 집중해 와서 글의 문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 내게 상덕 님은 내가 가진 고민을 담아내기 적절한 문체를 개발하는 것을 추천해 주셨다. 내 글을 진지하게 대해주시는 두 에디터님 덕분인지, 이전보다 글쓰기의 책임감이 크게 와 닿았다.


게다가 모임을 거듭하면서 점점 글과 글 너머의 이야기들이 교차하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우리는 주로 성격이나 페르소나, 삶을 대하는 태도, 인간관계, 사랑, 일과 같은 주제를 넘나들며 각자의 삶을 공유했다. 특히 글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우리는 각자의 내면과 글에서 드러나는 페르소나에 관한 흥미로운 주제를 자유롭게 이어 나갔다.


그렇게 서로의 글을 이미 읽어서인지, 아니면 놀라울 정도로 모든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지연 님과 상덕 님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고 지금껏 만난 모임 중 가장 나 자신답게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었다. 돌이켜보면 있는 그대로의 나, 심연의 나를 조금은 쉽게 꺼낼 수 있는 모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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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작가 내면의 일부가 반영된다. 그 내면의 모습은 일상에서 쉽게 꺼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글에서 그 내면의 세계를 ‘미리보기’로 살짝 들여다봤기 때문에, 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각자의 글에서 드러나는 서로의 페르소나와 실제 현실에서의 모습을 함께 만나는 일은, 다른 어떤 모임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동네 친구보다도 더 만나기 어려운 ‘맘.친’(마음이 맞는 친구) 상덕 님, 지연 님과의 4번의 모임은 매 순간 즐겁고 유쾌했다. 이들과 함께 있던 그 찰나의 순간에, 정말 오랜만에 사람과 함께하는 자리가 몹시 편하다고 느꼈다.


뜨거운 여름에 시작해 쌀쌀한 초겨울의 날씨까지 거쳐 간 우리의 시간. 모임의 시작은 글이었지만, 그 끝에서는 글을 쓰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역시 글과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나보다. 좋은 글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었던 이 소중한 시간을 계속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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