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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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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극장 분장실. 허름한 분장실에선 언더스터디 배우인 ‘에스터’와 ‘밸’이 무대에 오르길 기다린다. 그들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그들처럼 무대에 서는 순간을 상상한다. 기다림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기약 없는 기다림을 버티기만 하자니,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놓치게 될 수많은 기회가 아깝기만 하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전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모티브로 미국 극작가 겸 배우 데이브 핸슨이 창작한 작품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뉴욕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 최고 히트작으로,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공연되다 2024년 한국에서도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웃음과 슬픔, 기다림의 의미와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한 관객은 ‘유쾌하지만 짠한 오마주’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부조리하고 철학적인 질문들을 주고받는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의 에스터와 밸은 연기 인생에 대해 현실적인 대화를 하며 원작에 대한 오마주와 함께 ‘웃픈’ 처절함도 보여준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2025년 9월 16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새로운 캐스트와 초연에 참여했던 캐스트가 만나 치열한 몰입과 뜨거운 앙상블을 이루며, 기다림의 의미를 또다시 진하게 써 내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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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언더스터디 ‘에스터’ 역은 박근형과 김병철이 연기한다. 박근형은 파크컴퍼니에서 제작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디미르를 연기했다. 오리지널 <고도를 기다리며>와 그 극을 오마주해 창작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모두 출연한 건 박근형이 유일하다. 또한 그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초연 당시, 블라디미르의 목소리로 극에 특별 출연한 바 있다. 데뷔 66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박근형의 에스터는 어떤 모습일지, 관객은 객석에서 그를 기다릴 것이다.


김병철은 2016년 연극 <날 보러 와요> 후 9년 만에 무대에 선다. 그는 치밀한 감정선과 절제된 유머를 바탕으로 강렬하면서도 개성 있는 에스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막 연기에 발을 들인 초보 언더스터디 ‘밸’ 역은 이상윤과 최민호가 연기한다. 이상윤은 최근 몇 년간 연극 <라스트 세션>,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무대 연기 또한 호평받은 바 있다. 무대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가진 이상윤과 어떻게든 무대에 오르려는 작품 속 밸이 만나며 탄생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유일한 경력직’ 최민호는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밸을 연기한다. 초연 당시 에스터를 연기한 배우 이순재와 페어를 이뤄 합을 맞췄던 그는, 이순재의 하차와 함께 작품을 마무리했었다. 최민호는 초연을 완주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재연엔 노련함과 디테일을 더해 안정적이면서도 더욱 깊이 있는 밸을 표현할 것이다.


무대 조감독 ‘로라’는 김가영과 신혜옥이 연기한다. 풍부한 무대 경험을 가진 그들이 연기할 로라는 분장실과 무대의 경계에 선 인물이다. 로라는 에스터와 밸에게 때론 따끔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때론 무대를 갈망하는 그들을 묵묵히 바라봐준다. 김가영과 신혜옥이 만들어갈 로라는 작품에 활기와 균형을 더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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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초연, <고도를 기다리며>, <라스트 세션>, <그라운디드> 등 작품성으로 이름난 웰메이드 연극들을 만들어온 오경택이 초연에 이어 또다시 연출을 맡는다. 세련되고 섬세한 미장센을 선보이면서도, 드라마적으론 작품의 본질에 날카롭게 파고드는 그가 연출한 재연은 어떻게 업그레이드됐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스터와 밸, 그들은 과연 <고도를 기다리며>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그들이 무대를 기다리는 분장실의 거울처럼,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관객의 삶을 거울처럼 비추며 뜨거운 위로를 건넬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도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게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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