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뮤덕이라면 시선이 갈만한 표지
지금은 몇 년 전처럼 연극과 뮤지컬을 자주 보지는 않지만, 이전에는 한 작품을 1n회 이상 볼 만큼, 이른바 회전문을 돌았던 나에게 그래서 이 책 제목과 표지를 보자마자 반갑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대극장 뮤지컬 작품부터, 팬층이 두터운 중소극장의 뮤지컬 작품까지 다양한 주제로 묶어서 소개해 준다.
나는 대극장보다는 중소극장 뮤지컬을 주로 보던 사람이어서 책에 소개된 뮤지컬 작품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작품도 있었고, 제목은 알아도 자세한 스토리에 대한 정보는 모르던 작품도 있었다. 그래서 각 뮤지컬 작품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대표 넘버, 그리고 작품의 역사에 대해서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30가지의 작품들의 리뷰들이 담겨있는 책이지만 솔직히 내가 봤던 작품에 대한 리뷰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아무래도 내가 그 작품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비교하고, 내가 미쳐 생각해 보지 못한 해석이거나 그 당시에 이해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다른 사람이 친절하게 적은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그 과정이 즐겁게 느껴졌다.
책에서도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헤드윅] 이 작품들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정말 추운 겨울날 눈이 내릴 것 같은 시기에 봤던 작품인데, 중학생 때 봤던 작품이라서 이때 당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봤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작품을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그저 작품을 보면서 백석의 시가 아름다웠고, 백석의 시로 넘버로 부르는 그 모습이 예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었다.
정말로 이 작품을 보고 난 이후에 눈이 올 때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라며 속으로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나타샤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 작품이었다.
헤드윅은 4년 전쯤 티켓팅을 겨우 성공해서 딱 한 번 본 조드윅이었다. 뮤지컬 헤드윅을 보기 전에 영화도 보고 음원으로 앵그리인치 음악을 많이 들어서 작품 스토리와 넘버에 대해 미리 알고 있어서 보기 전까지만 해도 드디어 내가 그 '헤드윅'을 보는구나라는 설렘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이 시작 한 후에 첫 장면으로 조드윅(조승우 배우님)이 객석 문을 열고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던 게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정말 보고 싶었던 아티스트를 기다려서 실제 눈으로 담는 그 순간에 눈물을 흘리는 팬들의 기분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감정을 선명하게 남아있는 걸 보아 하면 굉장히 바라왔던 일이었던 것 같다.
연뮤덕인 나에게는 뮤지컬을 본 관객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졌고,이 책 덕분에 몰랐던 작품의 뒷이야기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과 더불어 내가 그 작품을 봤던 그 시기로 추억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공연예술의 매력
특히 연극과 뮤지컬 같은 공연예술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영상으로 기록되지 않고, 오롯이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아있다. 바로 이 점이 다른 장르와 다른 공연예술 장르만 갖고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휘발성이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이 지나면 작품의 모든 스토리와 넘버들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과 추억으로 그날을 추억하고, 삶을 살아간다.
아무리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아도 볼 때마다 느낀 감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오늘도 같지만 다른 작품이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해 본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뮤지컬을 보는 것은 어떨까. 어렵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다양한 뮤지컬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