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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듐처럼, 다양한 인물간의 결합이 돋보였던 뮤지컬 '마리 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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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뮤지컬은 주연도 좋지만, 주연 곁에 함께하는 조연 또한 빛났다. 사실 필자는 마리 퀴리보다도 곁에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조연들이 눈에 띄었다. 같은 고향 친구인 안느 코발스카, 피에르 퀴리, 루벤 뒤퐁 그리고 공장 작업실 친구들이 눈에 선하다. 이에 뮤지컬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인 '라듐'과 유사함을 느꼈다. 라듐은 '마리 퀴리'에서 기억해야할 핵심 소재이자 등장인물들이 사건에 휘말리게 만드는 매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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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듐은 원자번호 88, 방사성 원소로 매우 반응성이 큰 원소이다. 자연계에선 매우 희귀하며, 항상 스스로를 불태우는 것처럼 붕괴한다고 한다. 라듐은 방사성이 강하고 반응성이 커서, 다른 원소들과 즉시 반응하려고 한다. 자연계에선 라듐 원소 단독으론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우라늄 광석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라듐이 다른 원소들과 항상 결합하듯이, 마리 퀴리도 안느, 피에르 퀴리, 루벤 뒤퐁 등 다른 이들과의 결합으로 관계가 맺어진다. 이 같은 결합도 환상같은 '우연'에서 비롯된다.

 

 

 

마리 퀴리의 목표, 모든 것들의 지도


 

뮤지컬 첫 노래는 마리 퀴리와 안느 코발스카가 함께 부르는 '모든 것들의 지도'로 시작된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어

수천 년 동안 이뤄진 규칙에 따라

미지의 세계 비밀과 법칙들 나를 재촉해 어서 날 찾으라고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의 지도

주기율표 빈 자리 내가 채우고 싶어

불린 적 없는, 이름 없는 것들

자리를 찾아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

 

다 할 수 있을까 길이 멀고 멀어

날 가로막은 벽돌 온 몸으로 부딪혀

매번 더 높아지는 저 벽 내가

찾을 수 있을까 이름 알아낼래

불려본 적 없는 이름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지도 완성할래 

 

- 모든 것들의 지도 중에서

 

 

마리 퀴리는 세상에 존재하지만, 아직 이름이 없는 존재들에 관해 관심이 많았다. 이 존재들을 발견하여 이름을 만들어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기차를 탄다. 그녀는 기차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하지만, 안느의 극적인 도움을 받고 서로 친해지게 된다. 퀴리는 안느에게 주기율표에 관해 설명하게 된다.

 

 

"이게 바로 주기율표에요. 지도 같은건데, 여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는 원자 무게별로 쭉 나열한거고...."

 

"세상 모든 것들의 기본이 되는 단위를 원소라고 해요. 그 원소를 발견하게 되면 시대나 나라를 초월해서 그 사람이 정한대로 부를 수 밖에 없어요. 그게 러시아 치하의 폴란드인이건 여자건 이방인이던 그 누구라도.."

 

 

한 번도 누구도 불러준 적 없는

이름 없는 것들. 우리들

 

작고 어두운 빈자리 제 이름을 찾을거야

새로운 삶의 시작 이제 시작이야

 

오래 기다렸던 순간 날 설레게 해

꿈꿔왔던 날을 빛나는 날들을 찾을거야

 

- 모든 것들의 지도 중에서

 

 

그 당시 여인, 폴란드인이란 이유로 차별을 많이 받았던 퀴리, 안느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단지 기차에서 잠시 만난 '우연'이란 결합으로. 퀴리는 실험실 자리도 못구하고, 여자화장실도 없는 소르본대학교에서 실험에 몰두하게 된다. 어두운 빈자리를 찾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이름을,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불러주지 않은 이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인격적으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마리 퀴리


 

마리 퀴리는 피에르 퀴리를 만나 그의 조수로서, 실험실을 얻게 된다. 이후 둘은 약혼하여 딸 이렌을 낳는다. 마리 퀴리는 좋은 어머니가 전혀 아니었다. 딸 이렌은 홀로 끼니를 해결해야만 했다. 퀴리는 동화책 한 번도 읽어준 적 없었다. 마리 퀴리는 스스로 빛내기 위해 주변 인물의 삶도 불태우고 말았다. 자기 스스로만 불태워서 무한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줄 알았지만, 방사선을 뿜어내 주변 세포를 괴사시키는 라듐처럼. 마리 퀴리는 라듐같이 스스로 불안정한 존재였다. 딸 이렌을 사랑하는 방법은 엄마가 엄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주기율표의 빈자리를 발견하고자 말겠다고.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 다 자기 자리가 있다고 믿으며. 마리 퀴리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보에도, 숨겨진 원소를 추출하겠다는 일념에 실험을 계속하게 된다. 이런 노력은 인류를 진보시켜 사업을 흥행하려는 루벤 뒤퐁의 눈에 띄어, 그가 운영하는 언다크 회사의 적극 지원을 받게 된다. 루벤 뒤퐁은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갈구하며, 인류의 한계를 벗어나는 새로운 영원, 불을 찾고자 했다. 퀴리는 끝임없는 실험과 연구의 사투 끝에 빛나는 원소를 추출하는데 성공한다. 밝게 빛나는 라디우스, 라디움, 라듐이자 마리 퀴리,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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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원자력 226번 순수한 1데시그램. 45개월만에 추출 성공."

 

 

루벤 뒤퐁은 라듐이 자신이 찾았던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라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운영하는 언다크 회사의 공장도 적극 라듐 관련 상품을 생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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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리 퀴리는 2개의 원소를 발견하였지만, 동기가 공동선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과학 연구를 하는 이유도 순전히 궁금한 것을 참을 수가 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과학 안에선 어떤 신분도 상관없다는 것이, 그녀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후, 마리 퀴리는 안느에게 언다크 회사를 소개해주고, 직공 자리로 취업을 시켜 준다. 그런데 라듐 때문에 직공에서 안느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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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몸이 괴사된 상태였다. 사인은 다 똑같은 매독으로 판정받았다. 루벤 뒤퐁이 지원해준 병원에서 모두 매독으로 판정을 내렸다. 이에 안느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안느는 루벤 뒤퐁을 혐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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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루벤 뒤퐁은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에 관해, 병원에서 마리 퀴리의 임상 연구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안느는 사기꾼의 밑에서 일하지 말라고, 폴란드의 별인 퀴리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 말한다. 덧붙여 라듐에 관한 진실을 같이 규명하자고 제안한다. 루벤은 퀴리가 안느 곁으로 가면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임상실험 지원을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펼쳐지는 세 인물간의 갈등이 일품이다.

 

마리 퀴리는 라듐이 자신처럼 쓸모없는 존재로 밝혀질까봐 두려워 임상실험을 계속하게 된다. 방사선 기준표도 없어, 본인 스스로 라듐의 기준을 만든다. 그녀는 라듐이 많은 생명들을 위협한다는 진실에서 도망치고자, 라듐의 쓰임새에 관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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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에서 답을 찾는 인간이기에


 

어느날, 퀴리는 안느 혼자 라듐의 위험성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퀴리는 안느에게, 자신의 가치가 무참히 버려질까봐 두려워 라듐에 관해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안느는 퀴리와 처음 만났을 때를 회고한다. 그녀는 퀴리의 가치가 라듐 때문에 빛을 발한게 아니라고, 자신이 존경했던 이유가 라듐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고, 차별을 이겨내는 '마리 퀴리'였기에. 안느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 소중했다고 밝힌다.

 

 

별이 제 자리를 잃었을 때

수많은 별들 사이를 헤맬 때

 

내가 너의 옆에 있어 줄게

밝고 푸른 그 별 하나

넌 항상 나였어

 

너의 눈부신 꿈들이 날 빛나게 해

앞이 보이지 않아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바로 너란 별 하나

언제나 같은 자리에 그댄 나의 별 하나

 

- 그댄 나의 별 중에서

 

 

마리 퀴리는 안느의 조언으로 라듐의 방사선이 인류를 해치지 않는 길을 꼭 찾겠다는 의지를 다짐한다. 라듐의 위험성에 관한 무거운 진실을 밝힐 용기도 내게 된다. 이후, 실제로 '퀴리'라는 이름은 방사선 사용의 표준이 되었다고 한다. '마리 퀴리', 그녀가 라듐에 관해 헤맸던만큼, 후배 연구자 및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이정표가 되었다. 필자는 뮤지컬 '마리 퀴리'를 통해 그녀의 삶과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신에게 이름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대는 어떤 이름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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