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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 영화는 말이 안 됩니다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그러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by 채혜인 에디터
2025.07.30 10:45

 

 

스탑 메이킹 센스_메인 포스터 (1).jpg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많지?” 영화관에 들어서며 친구에게 건넨 말이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꽉 찬 영화관, 앞 옆, 저 멀리 위 좌석을 두리번 둘러봐도 모두 20대 초중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핫한 영화였나’ 싶은 생각에 묘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정말 누군가의 콘서트를 앞둔 것처럼 숨죽여 조용해진 영화관의 공기 속에서 토킹 헤즈의 첫 무대, 첫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락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첫 무대. 통기타 하나로 시작된 무대는 점점 드럼, 기타, 코러스 세션을 하나씩 채워가며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박자를 재단하며 흥분을 고조시키는 드럼. 뇌 세포 하나 하나와 아이컨택을 하듯 머릿속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산뜻한 일렉기타, 생동감 있는 백 보컬과 그 모든 소리의 중심이 되는 광기의 보컬까지. 밴드의 묘미를 십 분 확인시켜 주는 무대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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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다음. 또 어김없이 다음. 멈추는 법을 모르는 8톤 트럭처럼 토킹 헤즈의 무대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영화 속 노래 가삿말을 제외한 대사는 제로. ‘이쯤 소개를 하려나’, ‘다음에는 무대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는 건가’라는 몇 번의 추측, 그것들을 완벽한 헛다리로 만들 만큼의 우직함만을 간직한 채 오로지 직진할 뿐이었다.


지금에야 고백하자면 내게 ‘록 음악’이란 아직 데이터가 많이 없는 신규 회원과도 같은 존재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접하면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 어디 한 번 이해를 해 보자고’ 하는 심산으로 내가 택한 방법은 가사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번역되어 그것대로 정직하지만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노래 가사 자막을 열심히 머리로 이해하고 의미를 만들어 보려 했지만 시도가 무색했다. 관련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대단히 주관적인 관계에 놓인 단어들의 조합. 휙휙 바뀌는 상황 하에 펼쳐지는 가사의 흐름은 어떤 한 문장으로 내용을 표현하기 불가해 보였다. '대체 이 곡이 의미하는 바는 뭐지' 그렇게 열심히 생각을 거듭하던 찰나 문득 이 영화의 제목이 떠올랐다. ‘스탑 메이킹 센스’. 스탑 메이킹 센스!

 


스틸 1.jpg

 


그제야 집중해야 할 곳은 화면 구석의 자막을 보는 눈이 아닌, 영화의 시작부터 좀처럼 멈추지 못하고 계속 까딱거리고 있는 나의 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1분 1초의 아까운 공연이 흘러가고 있는 중인데, 나는 굳이 이 곳이, 이 순간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머리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내 고집스럽게 메고 있던 가방을 벗어 던진 사람처럼 더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에 임했다. 멜로디가 들리면 들리는 대로, 가사가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온몸의 긴장을 풀고 느끼는 데 열중했다.  무의식적으로 계속 까딱거리며 어딘가 모르게 엇박자를 그리던 듯한 발이 이제야 정박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내게 미지의 존재였던 '록'. 88분의 러닝타임을 지나며 토킹 헤즈는 도저히 말이 안 되는 말들로 록을 완벽히 설명해 냈다.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그럴듯한 말 한 마디 없이도 무대를 빈틈 없이 채웠고, 내가 경험한 그들의 분위기를 첨가해 설명하자면, "이래도 무슨 논리정연함이 필요해?" 라고 묻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왠지 영화관을 가득 채웠던 또래의 관객들이 다시금 생각난다. 어쩌면 과열된 생각과 번뇌를 식힐 가장 쿨하고, 동시에 핫한 피서지를 찾아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끝나고, 나와 토킹 헤즈의 콘서트를 함께한 관객들은 그들의 물음에 호응하기 위해 긴 박수를 보냈다.

 

아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라는 뜻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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