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즐기는 페스티벌, SOUNDBERRY FESTA' 25(이하 '사운드베리 페스타')가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KINTEX 제2전시장 9홀에서 열린다.
페스티벌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주최 측은 타임테이블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페스티벌은 'COOL 스테이지'와 'FRESH 스테이지' 두 무대로 나누어 운영되며, 19일(토) 20일(일) 각각 오전 10시 45분, 10시 15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지난번 토요일 라인업을 살펴본 데 이어, 일요일 라인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팀들을 훑어본다.
너에게만 전하는 솔직한 마음, 프랭클리
솔직한 마음은 일상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음악 안에서만큼은 환영받는다. 프랭클리는 밴드 이름의 뜻처럼 솔직한 마음을 담아내고 싶은 팀이다. 학창시절을 함께한 90-00년대 브릿팝과 얼터너티브 락에 영향을 받았지만 꼭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려 한다는 이들의 음악은 알록달록한 로고만큼 여러 색이다. 들어보면 그 시절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오늘날 4K 디지털 이미지가 겹쳐 보이는 듯하다. 옛 음악의 낭만과 지금 음악의 세련됨을 모 갖고 있다는 의미다.
2021년 데뷔 후 EP앨범과 여러 곡의 싱글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색을 다듬어 오던 밴드는 2023년 정규 1집 [FRANKLY I...AM FREE!]를 발표하며 그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순간의 모든 것들을 아무도 알지 못하니,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에 잠겨 있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타이틀곡 'Better'을 비롯해 수록곡들은 프랭클리만의 방식으로 리스너에게 응원을 건넨다. 이후로도 드럼으로 경쾌하게 시작하는 'Stop Sign', 거친 기타톤이 돋보이는 'Morning' 등 밴드는 부지런히 곡을 발표하며 영역을 넓혀왔다. 일요일 첫 순서로 무대에 올라 페스티벌의 문을 열어줄 이들이 어떤 곡들을 셋리스트로 가져올지 기대된다.
신선한 얼굴들, 드래곤포니 / 캔트비블루
일요일에는 2024년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생 밴드 두 팀도 무대에 오른다. 드래곤포니와 캔트비블루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다른 결을 지닌 두 밴드는 다양한 무대 경험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불완전한 소년들의 뜨거운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드래곤포니는 힘찬 드럼 소리와 함께 자신들만의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다. 이대로 다 사라져도 "오늘의 노래를 부르자"(POP UP) 외치고 "쏟아지는 태양 아래 데어도 괜찮다"(Not Out)며 달려나간다. 너무 곧아서 꺾이거도 쉬운 젊은 날이지만, 그렇기에 얼마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노래에 실려 있다. 새로 결성한 밴드만의 거칠고 생생한 라이브를 이번 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캔트비블루는 데뷔 싱글인 '사랑이라 했던 말 속에서'가 릴스와 함께 퍼지며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발표한 EP앨범 [Blue Vinyl]에서 일방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감성적인 멜로디로 풀어냈다. 우울해지지 않으려 하지만 자꾸 우울에 이끌리는 마음처럼, 밴드 이름은 캔트비블루지만 EP앨범과 최근 발표한 싱글 '죽어버릴 것 같아' 모두 푸른색 계열의 커버인 것이 인상적이다. 데뷔 후 인디스땅스 결선 진출, '2024 CMYK'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제 막 1주년을 맞은 밴드는 자기 길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동그랗고 반짝이는 밴드, 오월오일
어린이날처럼 매일 즐거운 하루하루를 맞이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탄생한 이름, 오월오일. 소리 내 발음하면 입술이 동그랗게 모인다. 밴드 이름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그대로 이들이 하는 음악으로 연결된다.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소리를 들으면 알록달록한 구슬을 손에 쥐고 짤그락거리는 듯 즐거워진다. 대부분의 가사가 한국어라 곱씹으며 듣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2019년 데뷔한 이들은 차근차근 성장하며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최종 4위를 기록하고 어느덧 2장의 정규 앨범을 가진 밴드가 되었다.
첫 EP앨범인 [삭(SAK)]은 오월오일의 색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앨범으로, '삭'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직선을 이뤄 지구에서 달이 보이지 않는 때를 의미한다. 밴드는 삭이라는 단어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빛나게 될 시작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신스팝 느낌이 나는 통통 튀는 곡들로 오월오일의 바탕을 마련했다. 그 위에 쌓아올린 1집 [CAMPO]와 2집 [FRUTO]는 EP앨범에서 보여준 매력을 간직하되 한층 따뜻하고 성숙한 사운드가 돋보인다. 올해 2집을 발표한 만큼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세 앨범의 곡들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여름의 하이틴 감성, YENA(최예나)
그룹 아이즈원의 멤버로 춤도, 노래도, 랩도 골고루 소화하던 최예나가 팀 활동 종료 후 'YENA'라는 솔로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다재다능한 면모를 살려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여러 가지 색을 보여주고 있다. 활발하고 긍정적인 본인의 성격이 반영된 'SMiLEY'로 솔로 데뷔를 하더니 6개월 후 상큼한 매력의 'SMARTPHONE'으로 돌아왔고 이듬해에는 'Love War'로 그루비한 음악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가장 최근에는 레트로 게임 효과음이 귀에 꽂히는 '네모네모'를 발표하며 요즘 유행하는 키치한 정서와 하이틴 감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연습생 생활과 오디션 참가 경험, 그리고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했던 시간을 지난 끝에 예나는 능숙한 무대매너를 갖추고 특이한 콘셉트도 자연스레 소화하는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지금까지 주로 대학축제나 케이팝 관련 행사에 출연해 와서 페스티벌 무대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이미 2022년, 2023년에 페스티벌에서 좋은 공연을 보여준 적이 있으므로 이번에도 흥겨운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 예상된다. 기존의 페스티벌 관객에게도,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색다른 시간이 될 것이다.
'캠핑록 피싱팝'의 선두주자, 지소쿠리클럽
스스로 '캠핑록 피싱팝 선두주자'라 소개하는 밴드가 있다. 무슨 장르인가 하니 지소쿠리클럽이 만든 것으로, 원래 있던 '서프록'을 캠핑과 낚시를 좋아하는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변형한 것이라고. 그래서 밴드 이름에 야외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 쓰는 '소쿠리'가 들어가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소쿠리와도 별 관련이 없다. 보컬인 정지석이 어릴적 별명인 '지소쿠리'로 활동하다가 밴드를 만들면서 지소쿠리클럽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소쿠리에서 지소쿠리클럽이 된 이들은 2022 헬로루키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활발하게 곡을 발표하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밴드로 거듭나고 있다.
어딘가 엉뚱한 일화처럼 이들의 음악도 그렇게 흐른다. 세 개의 EP앨범과 다수의 싱글은 여름철 휴가를 보내거나 캠핑을 떠나 느긋하게 듣기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 'Peanut butter Sandwich'로 예를 들자면 네가 만난다는 그 사람은 어딘가 위험해 보이니, 가진 거라곤 피넛버터밖에 없어 무해한 나는 어떻냐 묻는 귀여운 가사가 나른한 기타에 실려온다. 편안한 감성을 무기로 처음 듣는 사람도 팬으로 만들곤 하는 지소쿠리클럽을 이번 페스티벌 무대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