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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2차) SOUNDBERRY FESTA 25_메인 포스터_edit.jpg

 

 

오는 7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KINTEX 제2전시장 9홀에서 SOUNDBERRY FESTA‘ 25(이하 '사운드베리 페스타')가 열린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번 페스티벌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여름을 즐기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사운드베리 페스타 측은 1차, 2차 라인업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5월 29일에는 최종 라인업을 공개하며 페스티벌 날짜가 가까워 오고 있음을 알렸다. 이틀간 어떤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르는지 날짜별로 살펴본다.

 

 

 

이모(emo) 랩의 대표주자, 애쉬 아일랜드



 

 

여름은 록 페스티벌의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힙합 역시 여름과 잘 어울리는 장르다. 토요일 라인업에서도 영웨이브, 제이씨 유카, 태버, 한요한 등 힙합 및 알앤비 아티스트들이 눈에 띈다. 보통 힙합 하면 거친 비트와 세게 내뱉는 가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에 개인의 감정을 담은 '이모(emo) 랩', 이른바 '감성 힙합' 장르가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들도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 장르의 대표주자이자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애쉬 아일랜드'가 눈에 띈다.


<고등랩퍼2>로 데뷔한 애쉬 아일랜드는 2019년 발표한 정규 1집 [ASH]로 큰 인기를 끌었다. "누군가 내 삶을 뺏아가도 모르기에 / 거릴 걸을 때에는 뒤를 돌아 버릇돼"('Paronoid'), ''방안에 혼자 가라앉아 잠수함 / I FEEL LIKE 잠수함"('잠수함')과 같이 애쉬 아일랜드는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이의 불안과 공허함, 외로움, 절망 같은 어두운 감정을 랩으로 표현하되 록 사운드에 담아내며 비슷한 나이대의 리스너에게 공감을 받았다. 이는 2020년 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는 결과로 이어지며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만의 감성으로 시원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성에 담긴 호소력, 김성규



 


김성규는 그룹 인피니트의 리더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2012년 [Another Me]로 데뷔한 이후부터는 꾸준히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뮤지컬 무대에 서는 등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입지를 다져 왔다. 특히 두 앨범 [27]과 [10 Stories]는 오랫동안 팬이었던 넬의 김종완이 프로듀싱한 앨범으로 양쪽 팬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INSIDE ME]와 [SAVIOR]에서는 다른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와의 협업도 시도하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늘려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리메이크 디지털 싱글 세 곡을 발표하며 또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소절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는 개성 있는 미성과 섬세한 표현력이 그의 특징이다. 솔로곡 중에는 이런 장점을 살리면서도 록 사운드가 두드러지는 곡들이 많기에 밴드와 함께 라이브할 때 그 매력이 극대화된다. 2021년에는 성규밴드를 만들어 연습 장면을 공개하고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모습을 비추며 새로운 팬을 만들어 온 그는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에서도 그룹 활동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감정의 극점을 노래하다, 더 폴스



 

 

록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페스티벌에 밴드가 빠지면 섭섭하다. 힙합과 알앤비 기반의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더 폴스(The Poles)는 밴드 팬들을 만족시킬 아티스트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The Poles'라는 이름처럼 살면서 마주하는 '순간의 극점'을 노래하는 이들은 2017년 데뷔 후 지금은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외국 팬들에게도 사랑받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밴드다. 더 폴스의 음악을 들으며 웨이브투어스를 떠올리거나 그 반대인 경우도 있을 텐데, 보컬이자 기타를 담당하는 김다니엘은 두 밴드에서 함께 활동하며 각각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더 폴스의 음악은 90년대 브리티시 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좀 더 반가울 것이다.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기타리프가 묘한 향수를 자극하는 가운데 그 위로 보컬 김다니엘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흐르며 더 폴스만의 색을 완성시킨다. 3인조 밴드라는 것을 잊을 만큼 밀도 높은 곡이 많다. 이들은 하루 중 바닷물이 가장 높게 차오르는 만조(High tide)에서 영감을 얻어 2022년 정규 1집 [The High Tide Club]를 발표했는데, 제목처럼 당시 더 폴스의 100%가 담긴 앨범이다. 작년에는 2년 만에 EP앨범 [Anomalies in the oddity space]로 돌아오며 바다를 넘어 우주까지 나아간 이들의 다음 행보도 궁금해진다.

 

 

 

사운드베리 씨어터에서 처음 만나는 일본 아티스트, 아마자라시 / 카미키타 켄



 

 

국내 아티스트 위주의 라인업이던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올해 처음으로 일본 아티스트를 초청하며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토요일 무대에 서는 아마자라시와 카미키타 켄이 그 주인공이다.

 

아마자라시는 2007년 데뷔한 2인조 록밴드로, '계절은 차례차례 죽어간다'가 애니메이션 <도쿄구울> 2기 엔딩으로 쓰이며 널리 알려졌다.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곡 구성과 철학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카시마 미카의 노래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을 부르는 영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을 품은 이 곡의 가사를 호소력 있게 전달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걸 생각하면 첫 내한은 작년으로 조금 늦은 감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두 번째 내한인 이번 무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미키타 켄은 일본 온라인에서 우타이테로 활동을 시작해 kk라는 이름으로 커버곡과 자작곡을 업로드하다가 2015년부터는 싱어송라이터로도 데뷔해 지금의 카미키타 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뇌의 바로 한가운데에 있는 음악"이라는 [Arche] 앨범의 설명처럼, 그의 음악 삶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당신의 행복이라 할지라도', '달이 아름다워'로 잘 알려진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내한으로 국내 팬들을 만나 왔다. 페스티벌 무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아티스트에게도 국내 팬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 리도어



 

 

2020년 결성한 리도어는 빠르게 성장하는 밴드다. 2021년 발표한 첫 싱글 '영원은 그렇듯'은 시적인 가사와 몽환적인 보컬로 리스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이후 부지런히 신곡을 발표하고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팬을 늘려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door)'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었다는 밴드 이름 '리도어(reedoor)'의 뜻처럼 되고 있는 셈이다. 첫 번째 EP앨범 [내 방안은 푸른바다]를 발표하며 밴드는 스스로를 "자연속에 고요함을 담은 밴드"라고 소개한 바 있다. 꿈 속을 걷는 듯, 물 속에 잠긴 듯 먹먹한 이들의 음악은 우리를 일상과 분리시켜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으로 데려다 놓는다.


최근 리도어의 음악에서는 변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2024년 발표한 싱글 '세상: 소음'은 앞서 발표한 곡들보다 드럼과 일렉기타 소리가 두드러진다. "세상 소음을 가득 모으면 아름다운 소리도 꽤나 있을 것"이라는 가사는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노래하던 것에서 한 발 앞으로 나아가 더 큰 세계로 뛰어드는 밴드의 모습을 그리게 만든다. 같은 해 발표한 세 번째 EP앨범 [Wanna be]역시 리도어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더 풍부한 사운드로 채워졌다. 밴드는 6월 11일 새로운 EP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페스티벌에서 신곡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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