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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없어도 있고, 있어도 없는 유령 - 연극 유령

없어도 있고, 있어도 없는 유령

by 조수인 에디터
2025.06.15 06:23

 

 

[세종문화회관] 유령 포스터.jpg

 

 

극장에 배우들이 모여있다. 그들의 역할이 시작된다.

 

배명순은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쳐 정순임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신분을 감춘 채 찜질방과 식당을 떠돌며 삶의 가장자리에서 버티지만 세상은 배명순을 끝끝내 받아주지 않는다.

 

이름 없는 존재로, 그늘 아래 놓인 채 살아가던 배명순을 병을 얻고 가족도 신분도 확인되지 않은 채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다.

 

죽음 이후, 배명순은 유령이 되어 무대 위로 다시 돌아온다.

 

자신처럼 지워지고 잊힌 이들과 함께.

 

세상이 외면한 현실을 하나씩 꺼내 보면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존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세종문화회관] 연극 유령 프레스콜_12.jpg


 

연극 유령의 극 진행 방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일반적인 흐름이 아닌 새로운 형태로 작품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극중 극으로 작품이 진행되기 때문에 극 중간에 캐릭터(즉 배명순, 그리고 정순임)로 연기를 하는 순간과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본체가 무대 위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작품 중간에 흐름이 깨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이때 개인적으로 너무 당황스럽기도 했다. 무대 위에 있는 배우 모두가 캐릭터로써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 그 자체로 서서 작품을 또 이끌어갔기 때문에 더 어색하게 느껴진 것 같다.

 

그리고 객석에 앉아 있던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와서 무대를 이끄는데, 관객이 궁금해할 만한, 혹은 보면서 입 밖으로 내뱉고 싶은 말들을 대신 해주는 느낌을 받아서 약간은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약점을 알았다고 오히려 더 야박하게 구는 세상이 허구이고 허상이면 좋겠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자신의 약점을 들키게 되면 그 점을 악용해서 악랄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실제로 우리가 어떤 사람의 약점을 알았을 때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흔쾌히 도와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했을 때 자신 있게 나는 약점을 이용하지 않고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약속이 없는 듯한 대본 속에서 느껴지는 완전한 약속.

 

새로운 형식과 형태로 진행되는 공연 덕분에 무연고자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 안에서 조금은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이 여러 번 펼쳐졌다.

 

작품의 흐름 속에서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나 분위기의 높낮이를 주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 주제를 더 잘 전달하고, 관객이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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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에서는 유령이 되어버린 3인이 죽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시신을 화장하면서 유령은 승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극의 막이 내리게 된다.

 

세상이라는 무대위에 나라는 배우로 살아가고, 연극 막을 내리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살아가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이 장면을 보면서 내가 죽었을 때 죽은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일이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는 거울을 통해서 살아있는 '나'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죽은 나의 모습을 마주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봤기 때문에 더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이 연극처럼 약속된 듯 안된듯 흘러간다. 서로가 약속된 타이밍에 대사를 하고 행동을 하는것처럼 보이기도, 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이 작품처럼 혼란스럽고 우왕좌왕해보이는것 마저 우리의 인생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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