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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식당이나 카페에 가보면, 음식의 맛 못지 않게 공간이 자아내는 분위기도 중요하게 작용함을 느끼곤 한다. 음악 역시 그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조금 피곤한 출근길에 힘을 불어넣어주거나, 한적한 공원에서 몸과 마음을 편히 쉬어줄 때도 음악은 제 역할을 다한다. 그렇게 음악은 우리를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이끌기도 한다.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 김보미 역시 음악이 이끄는 풍경을 이야기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은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이자 무형문화유산 이수자, 해금 연주가 김보미가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은 한 음악가의 단순한 회고를 넘어, 오래된 악기와 낯선 음악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낸 젊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과 깊은 사유를 서정적이고 따뜻한 문체로 펼쳐낸다.

 

저자 김보미는 국립국악중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단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뛰어난 해금 연주가이지만, 이 책이 더 주목하는 것은 저자가 걸어온 음악적 여정 그 자체다. 중학교 시절 처음 해금을 만났던 순간부터 국제적인 무대에 오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두 줄뿐인 단순한 구조의 해금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이 섬세한 감정과 우주의 미묘한 소리들을 표현해왔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전통적인 해금 산조와 현대의 포스트록 장르를 융합하여 완전히 새로운 음악 세계를 창조해낸 여정이다. 저자는 해금이 그려내는 소리를 통해 악보 너머의 무수한 감정과 모호한 풍경들을 생생하게 전하며, 독자로 하여금 깊은 울림과 공감을 자아낸다. 그녀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삶의 진리를 탐구하며, 음악을 매개로 자신과 세상 사이의 다리를 놓아왔다.

 

특히, 그가 한국 전통 음악과 악기를 어떻게 현대로 가져오는지에 대한 생각은 그의 음악성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로 다가왔다. 김보미는 전통 악기, 곧 극동아시아의 악기들을 서양의 형식으로 연주되는 것을 거부했다. 이를테면 국악기로 영미권의 팝 음악을 연주하는 것 등은 어떤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신 잠비나이는 국악기의 고유한 특질을 그대로 살려내는 음악을 지향한다. 기존에 전통음악을 연주할 때 금기시되는 노이즈를 과감하게 사용하거나, 시김새와 같은 테크닉을 확장시켜 곡 전반에 배치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어떤 업무나 프로젝트를 맡더라도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 인지하고 있어야할 태도로 느껴졌다. 과거의 것을 재발굴 하되, 그것의 표피만을 지금으로 가져와 구색 갖추기에 급급하는 것이 아닌,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며 새로운 구조로 직조하는 일이 바로 재창안에 필요한 과정이다.

 

김보미의 문체는 고요하면서도 깊이 있고, 따뜻하면서도 철학적이다. 전통과 미래, 동양과 서양, 개인과 세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녀의 음악 여정은 마치 한 편의 시와 같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글래스톤베리, 코첼라, SXSW 등 수많은 무대를 통해 겪었던 경험과 만남들은 그 자체로 풍부한 이야기이며, 동시에 음악이 가진 힘이 삶과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아름다운 증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또한 음악과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을 다정히 이야기한다. 저자는 "예술은 우리 스스로를 회복시키며,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열쇠"라고 말하며, 음악이라는 예술의 가치를 감동적으로 전한다. 이는 음악가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 위로와 힘을 전하는 깊은 울림을 준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을 읽는 시간은 마치 고요한 해금 소리를 듣는 것처럼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음악을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예술과 삶이 얼마나 가까이 닿아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김보미가 전하는 섬세한 언어와 진실한 고백은 독자의 마음 깊이 스며들며, 음악과 삶을 아름답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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