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만들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이들에게 『그림책 만들기 7단계』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림책 작가 윤나라와 이서연은 자신들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 창작 과정을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에 비유하여 쉽고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1단계-그림책 산책’부터 ‘7단계-열매 맺기’까지, 각 단계는 그림책이라는 특수한 장르의 본질을 이해하고, 글과 그림을 유기적으로 엮어 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그림책의 물성’에 대한 통찰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림책은 단순히 텍스트와 그림이 병치된 책이 아니라, 양쪽 페이지의 펼침, 판형과 비율, 이야기의 배경 등 물리적 특성이 이야기 구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예술 매체다. 저자들은 이러한 그림책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창작에 있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독자가 그림책을 보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그림책 만들기 7단계』는 단순한 이론서에 머물지 않는다. ‘생각해 보기’, ‘실전 과제’ 같은 활동 지침을 통해 독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장면을 구성하며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각 단계에 연관된 실제 그림책 수업 사례도 부록에 실려 있어, 수업이나 워크숍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까지 갖췄다. 특히 QR코드를 통해 참고 도서의 전체 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친절한 배려로, 실질적인 창작 자료를 원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책 중간중간 그림책 작가들의 솔직한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림책 작가가 되기를 꿈꾸지만, 그 과정에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치열한 고민이 따른다. 저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 작가로서의 현실과 진솔한 마음을 공유하며, 독자들에게 무작정 긍정적인 환상만을 심어주지 않는다. 이는 그림책을 진지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을 안겨준다.
『그림책 만들기 7단계』는 그림책 창작을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학교, 도서관, 문화재단 등에서 그림책 만들기 수업을 기획하거나 진행하는 강사들에게도 유익하다.
그림책 수업이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아니라, 자기 이해와 표현, 창작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임을 강조하는 이 책은, 창의성과 몰입의 가치를 체감하게 해주는 교육적 도구로서도 탁월하다. 수강생들이 작업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긴 여운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 만들기의 힘을 생생히 전해준다.
결국 이 책은 그림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과 감각, 그리고 태도를 균형 있게 담아낸 실천적 안내서다.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고 끝까지 완성하는 과정까지, 『그림책 만들기 7단계』는 그림책 창작의 첫걸음을 내딛으려는 이들에게, 그리고 그 여정을 돕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