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 서는 사람’은 공연 기획자로서 19년째 꿈을 펼치고 있는 저자의 ‘현재 진행형’ 에세이집이다.
처음 무대 기획자로서의 꿈을 가지고, 숱한 진로 고민을 거쳐 처음 현업에 뛰어들었던 순간, 그리고 공연 하나하나 기획해 온 전 과정까지의 치열한 노력과 고민이 담담히 묻어있다.
에세이집의 매력은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점에서 기인할 때가 많다. 때로 눈을 의심할 만큼 진귀하고, 또 흥미로운 서술이 모두 저자가 겪은 그대로의 일이라는 사실 자체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가령, 저자의 ‘최애’ 콘서트에서 가수가 던진 사인 원반을 잡으려다 발목이 부러져 버린 일. 그런데 그 치료비를 그의 최애가 대신 지불해 주고, 훗날 저자는 공연기획자로서 그 가수의 콘서트 기획을 맡으며 그 당시의 일을 함께 회상하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으로 그렇다. 어떻게 이런 소설 같은 일이!
이외에도 ‘보도지침’, ‘국화꽃 향기’ 등 그가 공연기획자로서 제작해 온 공연의 원작 사용 허락을 맡기 위해 노력한 에피소드들에서도, ‘그러니까 이게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 말이지?’ 하는 의문을 다시금 떠올리며 몰입하게 만든다. 그의 일대기 자체,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공연의 일부처럼 느껴질 만큼 흥미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가진 대체불가의 에피소드가 주는 재미를 제하고도 해당 에세이집이 특별한 이유는 그의 ‘진심’에 있다. 그의 크고 작은 실패담, 고뇌와 반성의 이야기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다. 당시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점을 깨닫고 개선하겠다 느꼈는지 그의 진심이 여실히 담겨있다.
또 그의 성공담, 그의 동료들과 공연기획 직무에 대한 고찰에는 열정과 애정이 그득 묻어있다.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다는 말에 진심도 기꺼이 추가되어야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에세이집은 숨길 수 없는 저자의 ‘진심’이 내내 흘러나온다.
진심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에세이집을 통해 공연기획과는 상관없이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을 뿐인 나와 같은 독자도, 저자의 진심에 설득되어 공연예술의 매력과 현저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니 말이다.
공연기획자, 혹은 공연예술인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이 에세이집이 ‘직속 선배’와의 진로상담과도 같은 소중한 기회이며,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공연기획자로서의 바람직한 태도와 마음가짐, 지향점을 제시하며 앞으로 경험하게 될 위기와 갈등의 순간까지도 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보통 독자들에게는 잊고 있던 열정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계기를 선사할 것이다. 그가 19년간 꺼트리지 않고 이어오고 있는 공연기획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은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언젠가 저자처럼 오로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또 때로는 과감한 태도로 임해본 적 있는가 반문하게 한다.
어떤 드라마틱한 공연보다도 더 공연같은 삶을 사는 그의 이야기를 관람하러 가보기를 강력히 권하고 싶다.
가장 마음가는 날에, 마음만 먹는다면 '1열' 직관으로 감상 가능한 인생 공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