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뉴스를 보는 우리는, 언론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우리뿐만이 아니다. 세계의 국민이 그렇고, 프랑스의 국민도 그렇다.
프랑스의 대표 언론인, 이름마저 ‘프랑스’인 영화의 주인공은 레아 세이두가 연기한다. 영화 속 그녀의 화려한 패션과 강렬한 메이크업은 패션 잡지 같이 보여서 연예인의 삶처럼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는 그런 그녀를 진정한 언론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스스로를 의심한다. 그녀가 보도하는 내용은 정말로 진실에 가까운가? 그녀는 진정한 언론인가 스타일 뿐인가?
프랑스는 쉬기로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외부 압박, 언론인으로서 자기 의심, 물질적으로 성공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남편과 아들과의 관계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눈이 펑펑 쏟아지는 휴양지로 도피한다.
하지만 고민을 안고 간 곳에서 고민이 끝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의심에 휩싸여있다. 어디까지고 픽션이고 어디서부터 진실인가. 언론과 미디어가 비추는 것은 얼마나 진실인가.
아니, 진실이 존재하긴 하는가?
그녀의 의문과 함께 불운이 수없이 찾아온다. 자신의 외도, 방송사고, 남편과 아들의 교통사고. 그녀가 가진 물음 끝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아무것도.
영화 속 화려한 패션과 연출, 배경에 비해 이야기는 화려하지 않다. 단조로울 정도이다. 사실적인 이야기보다는 상징성이 많은 영화이다. 특히, 주인공의 이름 자체를 ‘프랑스’라고 설정함으로써 프랑스의 언론 자체의 역설에 의문을 던지는 듯했다.
세상에는 불분명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모호하고, 우리의 시각은 얼마나 객관적인지 스스로 의문스럽다. 그리고 그런 우리가 미디어를 만드니 어떻게 미디어가 진실할 수 있을까?
주연인 ‘레아 세이두’의 연기가 인상 깊은 영화였다. 클로즈업 장면들에서 그녀의 표정이 매우 자세하게 보였는데, 그녀의 섬세한 연기력과 템포가 느린 컷들이 잘 어우러져 관객들이 생각해 볼 여유가 많은 영화였다.
본 영화는 눈이 즐거운 영화이다. 밝은 레아 세이두의 금발에 맞춘 붉은 립스틱과 보라색, 푸른색, 분홍색 등 강렬한 대비적 색감을 다채롭게 사용한 패션은 그녀가 픽션으로 만든 물질적 성공을 증명한다. 이 외에도 새하얀 설산, 파리의 거리 등 배경이 아름답다.
이런 연출마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영화가 인상 깊다. 내용에 집중하고 싶지만 결국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겨 영화가 편집해 버린 본질은 무엇인지 의문에 빠진다.
미디어, 언론, 사회.
그 속에 휩싸인 우리는 모두 편향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