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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내가 일 할 자리를 찾느라 오늘도 노트북을 키고 방에 앉았다.

     

그냥 딱 적적함을 달래줄 적당한 음악을 틀고 자리를 찾는다. 그러다 우연히 추적 60분에서 본 한 이야기. 우리 아빠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한 50대 남성분은 23년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하시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 50군데가 넘는 곳에 지원을 했지만 어째서인지 나이 때문인지 전 경력이 너무 커서 그런지 연락은 없다는 말을 하셨다.

 

2억 원이 넘는 연봉에서 급여 상관없이 모든 곳에 냈지만 서류 통과도 하지 못하고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다시 구직 중이라는 것을 끝으로 추적 60분에서 나왔다.

 

짧게 봤지만 깊게 남았다. 성장의 정체기 같다. 발전한 시대 덕분에 100세 시대가 된 걸 마냥 기뻐할 순 없는 느낌. 난 걱정도 불안도 아직은 많아서 100세 때까지 이 삶을 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을까 싶다.

 

평균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선 20대 중반이 되어서 구직을 하고 나 또한 그런데 50대의 구직은 나이가 많아서 어렵다니. 아빠도 언젠가 다가올 퇴직을 대비해 여러 자격증을 따뒀다.

 

아빠의 삶은 벌써 반절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퇴직 후에 일을 하려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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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가 들릴수록 어쩔 수 없이 조급해지는 마음에 더 여유로운 노래로 도피한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점점 눈에 띄게 줄어든다. 세상은 시끄럽고 시끄럽다. 낭만과 여유로움 따뜻함이 줄어든 사회. 그래도 그 덕분에 더 큰 절망과 불안함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꿋꿋함이 생겼고 작은 낭만과 따뜻함에도 내일은 더 뿌듯하게 살아가고 싶은 희망을 얻었다.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쌓아온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텐데 먹고살기 급해 구직이 안되어서 재능과 쌓아온 삶의 지식들이 보관되어 있는 게 너무 아쉽다.

 

분명 삶의 지혜가 있을 테고 과거 대단한 일을 한 사람도 있을 텐데 그들이 필요한 세상이 그런 곳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상적인 세상이 된다면 이 행복함이 적은 나라의 행복지수가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누군가 이 말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는 안 해줬으면 한다. 그냥 조금이라도 행복한 세상을 상상하고 싶다. 걱정 없는 삶이자 나라이자 세상이 됐으면 한다.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세상엔 일이 너무 많다.

 

타인의 노력을 운으로 치부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스스로 노력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축하해 주고 경쟁보단 같이 더불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쉽지 않을 것 같다. 개인은 작고 사회는 크다. 그냥 난 생각만 한다. 실천을 하기엔 나도 내 현실에 맞추어 먹고 살 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일 할 자리는 어디인지 뭘 하고 살아야 할지 좋아하는 일을 할지, 할 수 있는 일을 할지 방황하는데 이 방황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사는 동안 언제까지 일에 국한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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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취직을 포기하고 쉬는 청년이 늘었다고 하며, 지금 나 또한 취업 구멍이 바늘구멍도 안된다는 언론의 말에 겁을 먹고 집에서 8시간 수업을 들으며 언제까지나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30대의 말들에는 퇴사하고 싶지만 밖은 더 지옥이라는 말이 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며, 50대에는 나이로 인한 구직 활동이 어렵다는 누군가의 사연에 검은 뭉게구름이 뒤엉켜 머릿속에 비를 내린다.

 

축 처지는 몸과 마음. 아직 사회에 발을 들여보지 못한 불안함과 걱정이 많은 20대다.

 

여유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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