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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한 해의 마지막이 되면 늘 그랬듯, 나는 문득 떠올렸다.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놓쳤으며, 무엇을 다시 붙잡아야 할지. 새해에는 솔직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꾸밈없는 마음을 담아, 가식 없이 진짜 나를 기록해 보자고. 그래서 되도록이면 내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깊숙한 내면의 감정을 끌어올리려 했다. 그러나 막상 자판에 손을 올리자 고민에 빠졌다. '솔직한 글'이란 대체 무엇일까? 나의 기쁨과 슬픔, 흔들림과 깨달음,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순간들까지 모두 담아내야 하는 걸까?

 

고민 끝에 나는 가만히 지난날 쌓아둔 글들을 펼쳐 보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글들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남긴 이야기들. 거기에는 기쁘다고 써 내려갔지만 어딘가 쓸쓸한 문장이 있었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글 사이로 흔들리는 감정이 보였다. 내가 쓴 문장이면서도 낯설었다. 어쩌면 나는 솔직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진짜 나의 감정을 다 드러내지는 못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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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해 보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두 개의 기록이 있다. 하나는 나를 탐색하는 세 권의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행복을 찾는 작은 카페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글들은 나를 탐구하는 여정이었다.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낯설고, 떄로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과정이 쌓여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 그 이야기를 펼쳐 보려 한다.

 

▶ [에세이] 당신은 누구인가요?

 

첫 번째 책은 나의 취향을 담은 잡지였다. 마치 오래된 서랍을 열듯,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좋아하는 것들,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마주한 세계가 떠올랐다. 두 번째 책은 에세이, 나의 내면을 기록한 작은 조각이었다. 문장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들은 마치 깊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꽃처럼 선명했다. 세 번째 책은 나를 분석한 심리 작품집이었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는 낯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놀랍도록 나 자신을 닮아 있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는 마치 여러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밖으로 드러난 나와 내면의 나, 그리고 다른 이들이 바라보는 나. 겉으로는 차분하고 온화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열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책들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내 삶의 한 조각들이었다. 한 해 동안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을 좋아했으며, 어떤 감정 속에서 살았는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내가 걸어온 길을 스스로 정리하고, 나라는 존재를 다시 들여다 보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책이라는 형태로 남겨졌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 [ART insight] 카페 마니에서 찾은 행복의 조각들

 

작은 마을, 쓰키우라. 이곳에 자리 잡은 카페 마니는 외진 곳에 있지만, 누구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되는 신비로운 장소였다. 카페의 주인인 리에와 미즈사마는 그저 빵과 커피를 내놓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손님들의 마음이 치유되고, 비로소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세 명의 손님은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카페 마니를 찾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들은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고, 행복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마니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었다. 그것은 각자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장소였다. 그곳에서 깨달았다. 리에가 마지막에 외친 "찾았다, 마니!"라는 외침이 나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도 언젠가 각자의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올 한 해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쓴 글들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 지,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제 나는 다시, 또 한 번 내일을 맞이한다. 내가 쓰고 살아가며 사랑하고 발견하는 모든 순간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 그런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앞으로도 솔직하고 진솔한 삶을 살아가고 또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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