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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요 근래 몇 번 타인의 글에 댓글을 작성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생각하고 보는 관점을 어떻게 달리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수많은 차이점을 보일 수 있다고. 그러니까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많은 실패들


 

나는 언제나 '나의 장점'에 자신있게 높은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고 적는다. 과거에 경험했던 일에서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우선 회복탄력성이 뭘까? 떠오르는 걸 대충 적어보자면 하고 있는 일을 하다가 힘들거나 하는 이유로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일을 하는 걸로 돌아올 수 있는 걸 말하는게 아닐까. 높다는 것은 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쉬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고.

 

찾아보니 Resilience의 번역 명칭으로서 실패했을 때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이 낮으면 학습된 무기력이 오기 쉽고, 높은 사람은 이를 기회삼아 성장하게 될 수도 있다. 또 흔히 말하는 정신력의 실제 의미는 회복탄력성, 혹은 심리적 강인성과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이것들은 '안 되면 되게 하라'와 같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닌 현실적인 체력, 능력의 형태에 더 가깝다고도.

 

여러 이유와 겪었던 일들, 생각들이 얽히고 섥혀 이런 나의 회복탄력성의 정도가 나왔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어릴 적의 다양한 경험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영유아 시절의 경험과 그 이후에 성장 과정에서의 경험들은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순하게는 언어적 신장과 신체적인 신장부터 깊게는 정신적인 성장과 삶의 자세까지도.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지원 하에 다양한 걸 겪어보고 도전해볼 수 있었던 나는 그런 수많은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선 사람에 따라 잘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 있다. 이런 일은 내가 친구보다 못나보이는 것 같고 진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도 다른 분야의 일은 오히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또 다른 점으로는 실패를 통해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도전을 해봤던 만큼, 같은 일에서 실패를 반복해서 겪은 적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도전한 결과 나는 처음과 달리 당당히 성공할 수 있었고, 반대로 더 많은 경험치가 쌓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실패를 겪고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더라도 그게 나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으로부터 단기간을 바라본다면 기분이 좋지 않거나 비슷한 일에 있어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길게 바라본다면 어떨까? 1년, 2년... 아니 그 이후까지도 생각해 본다면? 그 실패가 그렇게 낙담했을 일인가 싶으면서 오히려 그 실패를 통해 나의 고칠 점을 찾고 또 나중에 그런 비슷한 종류의 실패를 겪을 경우의 수를 없앤다는 등 여러 이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 = 경험치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하기를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도전에 따라오는 실패는 오히려 나에게 있어서 '경험치'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가 A라는 방법으로 해서 실패했다면 방법B나 방법C처럼 나에게 더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라는 방법으로 한 번에 성공했다면 그게 나한테 맞는 방법일지 아니면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나중에 방법A로 행했다가 실패했을 때나 알게 되어 더 방황하고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또 어떤 일을 하던 바닥을 튼튼하게 다지면서 올라가야 나중에 높은 장소에 올라가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 풀어서 보자면 그만큼 기반이 단단할수록 내가 더 유연하면서도 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실패'는 오히려 어느 바닥이 부실한지, 더 다져야 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현재의 여러 실패의 경험은 미래에 내가 더 단단하고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실패들로 내가 바닥을 타인보다 더 깊은 지하에서부터, 또는 더 튼튼하고 단단한 재료로 다지고 있다는 걸 간과하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겉으로 봐서는 티가 나지 않고 오히려 타인보다 늦고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미래에 그 누구보다 든든하면서 내가 설 수 있는 탑을 세우고 스스로의 장점을 발휘하고 있게 된다는 말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실패했다는 걸 인지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타인의 말을 들고 그를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고,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지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남이 내가 고쳤으면 하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흘려듣고 같은 상황에서 고집대로 행하는 사람들보다 그런 말들이 귀기울이고 고치려 하는 사람이 더 예쁘고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해보일지 몰라도 어려운 일이고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반복되는 실패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점에 매몰되어 낙담하고 우울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힘든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가 수정해야 할 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게 얼마나 본받을 만한 점인가? 아직 묻혀서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지 스스로를 닦고 문지른다면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빛날 원석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덧붙여보자면,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이 될 테니.'라는 문장에서 든 생각이다. 지금 노력하고 열심히 해도 실패하는게 머뭇거림과 좌절과 같은 감정과 태도들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노력하고 나서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는게 어떨까? 이루고 싶었던 목표인 달만을 바라보는 동안 하늘은 이미 빛나고 있는 별들로 무수히 반짝이고 있을지 모른다. 달을 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고 힘들어하는 동안 내 하늘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반짝이고 아름다워질 준비를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밤에 하늘을 봤을 때 달만이 빛나는 어두운 하늘과 달은 없지만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듯이 반짝이는 하늘, 어떤 하늘이 더 간직하고 싶은 하늘일까 생각해보자. 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후자라고 답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패를 겪고 있는 지금 나를 돌아보고 타인과 비교한다면 뒤쳐져 있고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인지 묻고 싶다. 사람마다 다른 직선이 있고 방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곡선이나 원의 형태, 지그재그의 형태를 띄고 있을지도 모르지. 또 뒤쳐져서 하위권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 자리에서 180˚ 몸을 돌려보자. 그러면 하위권이 아닌 상위권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바다에서는 오히려 직선으로 뛰어가는 것보다 저 멀리 돌아서 곡선으로 돌아갈수록 저항을 덜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시각적으로 직선이 빠르니 어떤 시점에서는 내가 늦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가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연이나 시간이 지나고 결과값이 나올 때가 된다면 보이는 것보다 내가 더 빨리 움직여서 제일 먼저 도착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지금 좀 안되고 실패를 겪는다고 먼저 포기해버리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거기다 남보다 좀 늦으면 그렇게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생길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거다.

 

다른 책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게 아니라, 노는 계속 젓고 있는데 물이 들어와서 가는 것 뿐이래.'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고 제자리인 것 같아서 막막하고 방황해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서 고치려 노력한다면 오히려 나중에 물이 들어왔을 때 그만큼 탄력을 받아서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힘들다면 잠시 쉬면서 일상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떠나거나 가까운 지인들과 만나는 것으로 말이다. 그마저도 힘들다면 혼자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몇 개 해보거나 좋아하는 일에 잠깐 시간을 투자해보면서 성취감과 보람참을 다시 회복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본다. 인생에서 여행이나 다른 일로 인한 행복 같은 것으로 마디를 끊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상의 근심과 같은 것들에서 물리적으로 끊어져 보는 것도 포기할 수 없고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게다가 실패하면 어떠한가. 우리에겐 다시 도전해볼 다른 날들이 무한히 있는데.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당신이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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