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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산울림 편지콘서트 <쇼팽, 블루노트>에 대해 잠깐 찾아보았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한 '산울림 편지콘서트'는 극단 산울림의 겨울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불멸의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을 클래식 라이브 연주와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산울림 편지콘서트'는 2013년에 <베토벤의 삶과 음악이야기>로 시작하여 <슈만, 나의 영혼 나의 사랑>, <슈베르트, 겨울 여행>, <모차르트, 레오폴트와 볼프강>, <브람스, 앱솔루트 로맨틱>, <베토벤의 삶과 음악이야기>, <차이코프스키, 러시아의 백조>, <드보르작, Going Home>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내면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편지와 다양한 형태의 연주를 합하여 시간 순서대로 관객들을 이끌어나간다.

 

2024년 12월 13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관람할 수 있는 편지콘서트는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쇼팽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공연은 2023년에 보였던 것으로, 올해 다시 한 번 관객과 만난다고 한다.

 

이번 향유를 통해 산울림 편지콘서트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나는 이전 공연에서 다양한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한 내용이 보여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 적에 클래식을 접했던 여러 시간들이 떠올랐다. 어릴 적에 집에서 테이프와 CD로 다양한 클래식을 들었던 때, 친구와 함께 피아노 게임을 하면서 자주 했었던 녹턴, 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것까지. 생각하다보니 항상 음악 그 자체에만 집중을 하거나 음악을 이용한 다른 활동을 했을 뿐, 음악의 배경과 그 속에 담긴 감정과 같은 것들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공연하는 <쇼팽, 블루노트>를 보고 다른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과 여러 음악들에 담겨 있는 감정과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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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렛을 보면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쇼팽과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 그리고 한 대의 피아노> 2024년의 편지콘서트는,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번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삶과 음악을 담아낸다. 거의 모든 작업을 오로지 피아노를 위한 작곡에 바칠 정도로 피아노 그 자체였던 쇼팽은, 19세기 중반의 유럽에 '피아노의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 대표적인 작가로, 자유분방한 생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배우 류영빈과 이다해가 각각 쇼팽과 조르주 상드 역을 맡았고, 피아니스트 피오트르 쿠프카와 히로타 슌지가 번갈아 무대에 올라 쇼팽의 음악을 생생한 라이브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작품은 쇼팽의 연인이었던 작가 조르주 상드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공연 소개에 적혀있는 것처럼 조르주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자유분방한 생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조국인 폴란드를 떠나 파리에 온 쇼팽은 조르주 상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쇼팽은 프랑스인 아버지와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폴란드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부터 두각을 보인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으로 "새로운 모차르트의 탄생"이라 불리며 폴란드인들을 흥분시켰지만, 조국의 불안한 정세와 자신의 음악적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외국으로 떠난다. 프랑스 파리 등 여러 나라를 거친 쇼팽은 다시는 폴란드로 돌아가지 못한 채로 눈을 감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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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공연은 Pianist Piotr Kupka(피오트르 쿠프카)가 피아노를 연주하였다.

 

 

01. Polonaise Op.40 No 1 in A Major 'Military'

02. Waltz No.9 in A flat Major Op. posth. 69-1

03. Etude in c minor Op.10 No.12 (Revolution)

04. Waltz No.4 in F Major Op.34 mo.3

05. Ballade No.3 in A flat Major, Op,47

06. Prelude in D flat Major Op.28, No.15

07. Nocturne No.20 in c sharp minor, Op. posth

08. Mazurka in a minor Op.17 No.4

09. Nocturnes, Op.9 No.2 in E flat Major

 

 

이렇게 9곡을 피아노로 들었는데, 다른 피아니스트인 Shunji Hirota(히로타 슌지)가 연주할 때에는 여기서 1곡이 다르고, 2곡의 순서가 다르다. 그리고 피아니스트마다 악기를 연주할 때 느껴지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히로타 슌지가 연주하는 공연도 관람하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 올해가 되어서야 이런 멋진 공연을 알게 되어 무척이나 아쉽다. 산울림 편지콘서트를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다른 음악가들을 다른 음악극들을 여럿 볼 수 있었을 텐데. 알지 못했던 시간동안 놓친 공연들이 너무 궁금한 마음이다.

 

*

 

평소 역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국사를 다룬 영화나 유투브, TV 프로그램들에 관심이 많고 찾아서 볼 때도 있다. 그렇지만 몇 달 전까지는 세계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냥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구나 정도. 처음 세계사를 접했을 때 한국사만큼 나에게 매력적이게 와닿지 않았어서 그랬는지 그 뒤로도 나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지내왔다. 그러다가 저번에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라는 책을 접하고 세계사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 나는 <사랑을 그린 화가들>을 통해서는 세계사와 더불어 그림과 화가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번 산울림 편지콘서트를 통해서는 음악가들의 일생과 그들이 느꼈던 감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들, 또 곡들이 품고 있는 감정이나 이야기들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리고 처음에 <쇼팽, 블루노트>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블루노트'라는 부분에 궁금증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공연을 통해서 우연히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9년 동안 쇼팽과 연인으로 지냈던 조르주 상드는 마치 달빛처럼 공간을 가득 메우는 쇼팽의 음악에 '블루 노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또 <쇼팽, 블루노트>를 보면서 쇼팽의 일생의 순간순간과 9곡을 피아노로 듣게 된 나는 전에 그 곡들을 들었을 때보다 더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곡이 작곡되었는지를 알게 되면서 해당 곡에 담긴 더 정확한 감정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었다. 그림을 볼 때도 그 화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그렸는지 앎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더욱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번 공연을 통해서 쇼팽이 어떤 상황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하였는지를 알게 되면서 현장에서 연주되었던 9곡이 더 와닿았고, 그 곡들이 품고 있는 감정들과 곡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2024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내년인 2025년의 겨울의 편지콘서트를 기다리며, 이런 공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또 이런 공연들을 더 찾아보고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편지콘서트'였던만큼, 올해의 음악가의 일생과 그의 곡들을 여럿 함께 접할 수 있어 더 재미있었고 곡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산울림 편지콘서트가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을 재조명함으로써 클래식을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하나의 통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쇼팽, 블루노트>를 관람하고 클래식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지게 된 나처럼 클래식과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2025년 겨울에 할 산울림 편지콘서트에서는 과연 불멸의 음악가 누구를 재조명하고 어떤 형태의 음악과 편지를 보여줄지 드는 호기심을 고이 접어 마음 한 켠에 보관해둔 채로 내년 겨울을 기다려야겠다. 거의 1년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내년 겨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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