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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음악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잘 모르더라도 즐기는 것은 어느 장르에서나 가능한데,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가 재즈다. 재즈에는 어떤 마력이 있다. 세부 장르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댄스 음악에도 도통 움직이지 않는 몸이 재즈 음악에는 리듬을 타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것의 비밀은 특유의 생명력에 있다. 재즈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감 그 자체이고 맥동하는 생동감을 지녔다.  재즈를 듣고 있으면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다음을 무한히 기대하게 되고 구체적인 기대를 만족시키기보다 내면의 호기심을 일깨워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재즈 공연을 본 후에는 기분 좋은 충격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벌써부터 새로운 연주를 갈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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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이하 JTO) My Real Book Vol.2' 공연을 찾은 이유는 새로운 재즈를 느끼고자 하는 지극히 당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처음 알게 된 이 재즈 앙상블의 음악은 단순히 다르다는 의미의 새로움을 넘어 어떠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의미의 새로움이었다.

 

음악과 같은 템포로 심장이 뛰기 시작할 때, 이들의 재즈는 온몸으로 환희를 퍼뜨리고 정신을 또렷이 깨우는 일종의 CPR과 같다는 감상을 느꼈다. 이들이 표현하는 현대적인 재즈는 그저 재즈의 역사 가장 끝에 위치한 장르가 아니라 JTO라는 재즈 앙상블이 힘 있게 그려낸 재즈의 새 시대였다.

 

 

 

JTO의 상상을 재구성하는 오케스트럴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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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시작 전, 지휘자이자 작곡가 최정수는 선보일 트랙의 장르와 간단한 배경을 소개했다. 이러한 친절한 설명이 있어 같은 정서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를 생각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

 

공연에서 JTO는 편곡(Arrangement)이 아니라 오리지널리티를 담아 오케스트럴 재즈로의 재작곡(Re-composition)을 통해 재즈 거장의 원곡을 보다 풍성하면서도 독특한 감각으로 선보였다. 이러한 JTO의 지향점은 공연 초반부터 피부로 느낄 수 있었는데, 허공을 향해 튀어오르는 음 하나 하나가 낯설면서도 신선한 소리로 긴장감을 일으켰고 눈 깜짝할 새 이들의 세계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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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거장의 원곡을 재구성한 곡들의 연주가 이들의 실력과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들의 진가는 이들의 데뷔 앨범 "Tschuss Jazz Era"의 곡들을 선보였을 때 드러났다. JTO를 천천히 소개하기보다는 초반부터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기세로 밀려들어온 이들의 재즈가 완전히 꽃피는 순간이었다.

 

대범한 멜로디와 빠른 템포의 'Stolen Yellow'가 텐션을 일순간에 고점으로 올리고, 'Antrhopology'에서는 여전히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Stolen Yellow'를 들을 때 조금 경직되었던 근육을 풀어주듯 밝은 멜로디가 전개되었다. Anthropolgy는 인류학이라는 뜻인데, 인간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어떻게 이토록 예측불허한 기쁨을 주는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감탄이 나왔다.

 

'Anthropology'에서의 솔로 파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숨죽여 들으면서도 몸 깊은 곳에서부터 희열을 느낄 정도로 놀라운 몰입의 경험을 선사했다. 맑고 매끄러운 질감의 플루트 소리가 천장에서 가볍게 맴돌고 상대적으로 무거우면서 부피감 있는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깔의 칵테일을 연상케 했다.

 

네덜란드 국영방송 NPO가 "고도로 치밀하다"고 JTO를 극찬했던 데는 연주자 개인의 뛰어난 테크닉이 테크닉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밀도 있는 구성 사이 사이, 이들의 탁월한 실력을 조화로서 증명했다는 이유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앞선 트랙들도 확실히 JTO의 스타일을 각인시켰지만,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트랙은 'Nach Wien 224'였다. 고요한 피아노 전주로 시작해 곡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목소리와 점점 다양한 소리가 쌓이는 전개가 흡사 뮤지컬을 방불케 했다.

 

'Nach Wien 224'를 들으면, 빈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은 채 바깥 풍경을 보며 빈과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지를 가늠해보는 음악가가 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빈과 가까워질수록 몸과 마음이 음악 그 자체로 변하는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상상을 잠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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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 번의 공연으로 JTO를 만났을 뿐이지만, 이들의 음악에는 상상 그 이상이라는 찬사가 찬사로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상상을 더 낫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그 너머의 차원으로 향하는 상상의 재편성이 JTO에게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는 음악이 주는 보장된 기쁨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이 주는 희열을 찾는다면 이들의 여정에 함께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음악의 새로운 경지와 진화를 보고 싶은 것은 분명 그들 뿐만이 아닐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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