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가지각색의 모양이 되어간다. 각자만의 고유성을 띈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예술과 음식, 문장 등 여러 외부적 요인도 꽤나 강한 힘을 발휘한다. 필자는 경우,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음악만큼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어떤 음악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이처럼 때로는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고, 우울의 구렁텅이에서 끄집어 내주는 약이 되기도 한다. 또 특정 음악을 들으면 어떤 시기나 장소, 사람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소리는 향만큼이나 연상 작용에 탁월하다. 기억을 켜켜이 쌓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한다면, 음악은 삶이라는 책에서 순식간에 특정 시기를 펼쳐주는 가름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일까. 계절마다 생각나는 장르도 다르다. 지금처럼 추운 연말에 어울리는 장르가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않고 ‘재즈’라고 답할 것이다. 왜 많고 많은 장르 중 재즈를 꼽느냐고 묻는다면, 많은 이유를 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의견은 필자뿐만이 아닌 것 같다. 당장 유튜브에 들어가 보라. 그리고 최신순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 보자. 최근 한달 간 과연 어떤 플레이리스트가 가장 많이 업로드 되었을까? 예상컨데, 아마도 재즈일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음악 선곡을 자주 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으로서 느낀 바다. 캐롤을 재즈 느낌이 나게 편곡했다던지, 아니면 ‘느낌 좋은’ 재즈를 여러 곡 모아 하나의 영상을 만들었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연말 재즈는 고유 명사로 칭해도 손색이 없는 조합이다. 왜 유독 연말에 재즈가 잘 어울릴까? 재즈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장르다. 따라서 ‘감성적’인 멜로디를 가진 따스하고 감미로운 곡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이는 밤이 긴 계절에 사색하며 듣기 제격이다. 재즈의 선율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면서 동시에 포근함을 선사하기에, 겨울철 매서운 추위를 스르르 녹여주기에 적합하다.
또 같은 곡이라고 할 지라도, 재즈로 편곡하면 색다른 느낌이 든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만나는 음악이 재즈 버전으로 편곡되는 경우가 많다. 아, 어쩌면 그래서 겨울철 재즈가 익숙했던 것은 아닐지. 무의식 중에 학습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아무튼 듣다 보면 편곡했다는 느낌보다는, 재즈라는 장르적 색이 더해져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또 다른 곡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처럼 매력적인 재즈. 자, 그렇다면 과연 재즈를 가장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용히 방에서 좋은 스피커와 함께 라이브 공연을 찾아 듣는 방법도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공연장에 방문해 생생한 연주를 듣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의 어느 날, 따스한 선율로 관객들을 녹여줄 연말 선물같은 재즈를 성수에서 만났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 “My Real Book vol.2”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는 감독 겸 작곡가 최정수 지휘자를 필두로, 오리지널리티 오케스트럴 재즈를 선보이는 재즈 앙상블이다. 그들은 편곡이 아닌, 원곡의 해체 및 재구성하는 재작곡을 통한 새로운 해석 작업을 지향한다.
성수에서 진행한 공연 《My Real Book vol.2》은 재즈 스탠다드를 재해석하는 시간으로, 재즈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재즈곡들을 모아둔 “Real Book”에 있는 재즈 거장들의 곡을 재해석한 버전과 그들의 오리지널리티가 담겨 있는 데뷔 앨범의 한 부분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공연장으로 들어서서 관객석에 앉자마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빅밴드의 재즈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재즈바에서 만났던 트리오나 콰르텟의 구성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대규모라, 신기한 마음으로 무대 이곳저곳을 훑었다.
재즈를 연주하는 라이브 세션의 종류는 홀로 곡 전체를 연주하는 솔로부터 빅밴드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풍부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빅밴드가 아닐까. 역사가 오래된 쪽도 빅밴드다. 통상적으로 재즈 빅밴드는 10명 이상의 단원이 함께 한다. 익숙한 음색의 색소폰, 트롬본, 트럼펫부터 리듬을 담당하는 드럼, 피아노, 기타, 콘트라베이스가 있다. 또 플룻, 클라리넷과 같은 목관 악기도 함께 한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는 가장 베이직한 재즈 빅밴드 형태로, 지휘자 포함 총 11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너 색소폰, 알토 색소폰, 트롬본, 트럼펫, 플룻, 일렉 기타, 전자 피아노, 피아노, 콘트라 베이스 및 베이스, 드럼, 클라리넷 및 보컬이 함께 조화를 이룰 풍부한 소리가 무척 기대되었다.
기다리는 동안 연주자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구경하는 것부터 공연 관람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일반적인 밴드의 배치였다면 드럼은 맨 뒤에 자리하는 것이 흔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자 바로 뒤에 배치되어 있었다. 재즈 빅밴드에서 매력적인 악기는 많지만, 평소 가까이서 볼 일이 없는 드럼 연주를 생생히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영화 《위플래시》가 저절로 떠올랐다.
공연 시간이 되자 적막이 흐르던 무대 위로 단원들과 최정수 지휘자가 등장했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관객들에게 정중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연주에 앞서, 지휘자 최정수는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더불어 오케스터의 구성, 앞으로 선보일 연주 스타일에 대해 친절히 소개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은 더 많이 알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재즈 또한 마찬가지다. 알면 알수록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이렇듯 알고 듣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믿어 왔기에, 미리 연주할 곡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셋리스트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 보고 가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아, 이번에는 마음을 비우고 들어섰다. 오히려 깨끗한 백지 상태에서 즐기는 것이 좋을수도 있겠다며.
다행히 매 곡이 연주되기 전, 최정수 지휘자가 곡의 전반적인 정보를 재즈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짚어줌으로써 더욱 풍성한 감상이 가능했다. 이토록 친절한 재즈 공연이라니! 훈훈하게 데워진 마음을 안고 본격적인 감상 모드에 돌입했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가 첫 번째로 선보인 곡은 이른바 비밥재즈의 선구자 찰리 파커의 대표곡 ‘Anthropology’를 재작곡한 버전이다. 비밥재즈는 1940년대 유행한 재즈의 형태로, 이전 유행한 스윙재즈의 상업성에 대항하며 탄생했다고 한다. 연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이전에는 틀 안에서 노는 느낌이었다면, 비밥재즈는 훨씬 유연한 음악임과 동시에 더욱 풍부해진 표현을 자랑했다고 한다. 알고 있던 곡은 아니었지만, 과연 비밥재즈의 빠르고 거친 소리를 어떤 식으로 재해석할 지 궁금해졌다.
반주 없이 드럼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1분 넘게 지속된 드럼의 열정적인 연주에 모든 관객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윽고 건반 소리가 등장하고, 곧장 브라스 세션과 기타 그리고 콘트라베이스가 합세했다. 재즈의 박자감은 가지고 가되 클래식을 듣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 신선했다. ‘이런 게 재작곡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감미로운 일렉 기타 멜로디가 클래식한 악기들과 함께 산뜻하게 어우러지며 곡 진행이 이어졌다. 테너 색소폰이 주선율을 담당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리를 이어서 트럼펫, 플룻이 차례로 주선율을 담당했다. 플룻의 청아한 음색과 호흡은 마치 소프라노가 스캣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다 다시 색소폰에 시선 집중이 되었을 때부터는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 놀고 있다는 감각과 정말 “재밌다”는 감정이 샘솟았다. 이 곡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색소폰의 강약 조절이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색소폰 소리에 ‘이게 재즈지!’를 속으로 연신 외쳤다. 그렇게 10분 넘게 지속된 음악 차력쇼는 깔끔한 합주로 마무리 되었다.
새로운 느낌의 재즈를 관객에게 선물한 그들은 곧장 두 번째 곡으로 찰리 파커의 ‘Donna Lee’를 선보였다. 이 곡 역시 원곡을 알지 못하는 상태로 접하게 되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첫 번째 곡을 들은 이상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겠다 싶었다. 해야 할 것은 그저 관객으로서 오감을 모두 열고서 온몸으로 음악을 맞이하는 것, 그것만이 전부였다.
1번 곡과 비슷하게 꽤나 빠른 템포의 곡이었고, 훨씬 jazzy한 느낌이었다. 또 색소폰과 베이스 기타의 조화가 환상적이었으며, 중간에 트럼본의 등장으로 곡을 환기를 시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토록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면서도 각각의 매력이 너무나 잘 드러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들의 합주에서는 케미스트리에 흠뻑 빠져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세 번째는 재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 한 명인 쿨재즈를 대표하는 인물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 “All Blues”였다. 그는 1950년대 재즈씬을 이끌었던 장본인으로, 즉흥연주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한다. 앞선 두 곡이 거칠고 역동적인 비밥재즈를 대표하는 곡이었다면, 이번 곡은 쿨재즈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멜로디와 분위기가 특징이라고 했다. 뒤이어 이번 연주는 원곡 느낌을 최대한 살려 편곡한 버전으로 진행한다는 말과 함께 조용한 무대에 콘트라베이스가 울려 퍼졌다.
콘트라베이스를 활을 사용하여 켜기도 하고, 치기도 하면서 마치 첼로 연주와도 같은 느낌을 보여줬다. 이런 소리는 처음이라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윽고 피치카토 주법을 사용하여 재즈에서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와 함께 본격적으로 곡이 진행되었다. 확실히 이전 음악과는 달랐다. 절제된 소리에서 마치 수트를 챙겨 입은 젠틀맨을 느낄 수 있었다. 트럼펫과 클라리넷 그리고 일렉 기타가 돌아가며 주선율을 맡았는데, 단정하면서도 소울이 가득했고 깔끔하면서도 웅장했다.
네 번째로는 쿨재즈와 함께 유행했던 하드밥재즈 곡을 들을 수 있었다. 색소포니스트 조 헨더슨의 “Black Narcissus”였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는 이 곡을 통해 박자를 가지고 논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드럼과 색소폰에서 그 매력이 두드러졌다. 귀가길에 원곡을 감상해 보았는데, 독특하고 빠른 느낌으로 색다르게 재해석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머지 시간은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의 오리지널리티를 맛 볼 수 있는 앨범 수록곡들로 채워졌다. 연주 전, 대중적이지 않고 실험적인 음악을 하지만 오랜 시간 합을 맞춰 온만큼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는 말을 했다. 모두에게 사랑 받기보다, 자신들의 추구하는 바를 소리로 표현하여 진한 사랑과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나누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일까 상상해 보게 만들었다.
3곡의 연주곡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Nach Wien”이었다. 최정수 작곡가가 지금 같은 음악스타일을 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던 유학 시절에 쓴 곡이라고 한다. 마치 석양이 연상되는 뭉클함이 인상적이었다. 서정적이면서도 다양한 악기의 소리가 버무려져서 내뿜는 강렬한 에너지, 그리고 독특한 보컬, 이 모든 것에 압도되었다. 깔끔하면서도 웅장한 소리에 엔딩 크레딧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하고, 리드미컬함에 시종일관 몸과 마음이 들썩였던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재즈 빅밴드 라이브 공연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인데,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각자의 악기를 연주해 맛있고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또한 재즈는 연주자 간의 교감도 중요한만큼 관객과 연주자 사이의 찌릿함도 느낄 수 있는 장르 중 하나인데, 이번 공연에서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 눈을 반짝이고, 땀을 흘려가며, 지금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선율에 녹여내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만든 소리를 듣고 있으니 한 공간에서 이 모든 순간을 공유한다는 지점이 무척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신나는 마음으로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재즈의 장르적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즉흥성이 아닐까 싶다. 이 지점은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같은 악보여도 연주자의 스타일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고, 같은 연주자가 연주하는 같은 곡일지라도 매 번 달라질 수 있다.
재즈에는 명곡이 없다. 오직 명연주만이 있다.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가기 전, 지휘자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이보다 더 재즈를 정확히 정의하는 문장은 없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딱 알맞은 설명이었다고나 할까.즉흥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오히려 공연 중 멋진 순간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슴에 콕 박혔다. 어쩌면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가 전하고자 하던 것은 멋진 연주만이 아니라, 삶에 정답은 없다는 것까지였을까.
공연을 감상한 뒤 며칠 동안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생각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 재즈와 닮아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도 악보처럼 주어진 어떤 것들이 있다. 육체적 한계라든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적 한계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물론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연주자에 따라 같은 악보도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는 것처럼 인생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모습은 완전히 같지 않을 것이기 떄문이다.
재즈의 즉흥성은 예측불가능한 연주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삶과 닮아있다.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반복하는 일들이 있다 한들 언제 어떤 상황을 마주할 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재즈와 매우 닮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는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말처럼, 늘 빈틈 없이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보다 때때로 삶의 여백을 즉흥 연주로 꾸며가면 훨씬 재밌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체적인 삶을 꾸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선 솔직해져야 한다. 그렇게 내 안의 욕망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를 가져야 한다. 재즈 또한 마찬가지다. 연주자의 주체성이 잘 드러나는 장르인만큼 늘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하며, 오늘의 연주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주체적인 삶의 시작은 스스로를 언어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재즈 연주자가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끝은 이번 공연에서 얻은 것은 따뜻한 선율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의 공연으로 인생과 재즈의 닮은 점을 찾아 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까지 선물 받은 셈이다.
또 다시 마주한 새로운 시작을 앞에 두고, 좋아하는 재즈를 반복재생 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재즈 연주자의 마음가짐으로 남은 생은 더 유연하고 솔직하면서도 일상 속 작은 발견과 행복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기를. 외면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여 더 창조적인 삶을 꾸려가는 데에 힘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