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청설>은 대학을 졸업 후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고민하는 ‘용준’을 비추며 시작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특별한 목표 없이 지내던 용준은 부모님의 도시락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생활한다.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던 중 도시락 배달을 간 수영장에서 ‘여름’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된다. 용준은 여름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며 청각장애를 가진 그녀와의 소통을 위해 더 잘 듣기보다는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한다.
이 영화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그린다.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는 과정은 때로 힘겹고 복잡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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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은 바로 '말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순간들'이었다.
영화는 단순히 대사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몸짓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을’이 느끼는 세상의 소리와 소통하는 방식을 관객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세밀한 소리의 연출은 영화 속 장면의 몰입감을 배로 만들어주었다.
클럽 장면에서 스피커의 진동으로 음악을 느끼고, 서로 마주 보고 수화로 대화를 할 때 주변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면서 인물들에 표정에 주목한 시선은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말이 아니라도 주인공들이 감정과 주변 환경은 소리와 몸짓으로 관객에게 전해져 언어를 넘어서 진심이 전달되는 순간들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대화를 통해 소통하려 해도 말로는 감정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아서 오히려 진심이 왜곡되거나 부족하게 표현되어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 영화를 통해 때로는 말이 아닌 다른 방식의 소통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소리와 몸짓으로도 서로의 감정을 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소통은 단순한 언어 이상의 것임을 깨달았다.
![[크기변환]수영장.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412/20241221181251_oaoozhkn.jpg)
영화 속 주인공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에도 많이 공감이 갔다. 주인공들은 각자 자신만의 이유로 꿈을 찾아가고 있지 않거나, 그 꿈을 놓친 채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용준’은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되고 싶은지 모르고 방황하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갈등을 보여준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특별한 목표 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대한민국 청년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나 꿈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 없이 현실에 적응하기 바쁘다. 부모님이나 사회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무작정 달려가다 보면 정작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게 된다. 용준의 모습은 어느 순간 꿈을 향해 가는 길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해 더욱 마음이 와닿았다.
반면, ‘여름’은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미뤄온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가족의 기대와 책임감 속에서 살아왔다. 여름의 모습은 우리가 종종 겪는 현실을 떠올리게 했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다 보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뒤로 미루게 되고는 한다.
그녀는 항상 타인의 필요를 먼저 챙기느라 자신의 진정한 꿈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선택들이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크기변환]대학.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412/20241221181359_amgizeld.jpg)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갈등과 고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다. 용준은 여름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여름은 용준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들의 상호작용은 자신의 삶을 찾는 여정으로 확장되어 꿈은 거창한 것이 아닌 자신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대사도 많지 않고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도 아니었지만 청설은 그 어떤 영화보다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과 소통의 방식이 마음속에 강하게 남았고 그 장면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