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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베토벤을 만나라 - 표1.jpg

 

 

필자에게 베토벤이라는 음악가는 친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선 음악가이다.


익숙한 이유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함을 넘어서 각인(?) 수준에 이른 자동차 후진 음악으로 알려진 <엘리제를 위하여>, 어둡거나 심각한 사연을 다룬 게임의 주제곡으로 어김없이 등장하는 <월광>, 대가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비창>, 그리고 연말 행사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합창> 등 그의 음악을 매체에서든 실생활에서든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이유는, 우리는 대부분 클래식을 들을 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에 집중할 뿐 그 음악을 작곡한 음악가의 삶 전반이 어떠하였는지까지 섬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도서는 음악, 그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안우성 음악감독의 소개를 통해, 베토벤의 곡들은 각각이 그의 삶과 직접적으로 접목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필자에게 클래식이란, 어떤 곡을 들을 때에는 곡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강렬하다고 느끼다가도 어떤 곡을 들을 때엔 곡 자체가 추상적으로 느껴져서 이 곡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방금 말한 내용에 따라, 들었을 때 필자에게 가장 감정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곡은 <비창>이다.

 

필자에게 <비창>이 주는 감정의 모양은 다음과 같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모든 것들이 나에게 버겁다고 느껴질 때, 조용히 나에게 손을 내밀어 그래도 괜찮다고 묵묵하게 곁에 있어 주는 것만 같다. 힘들 때 위로도 좋지만, 나의 존재 자체가 버겁다고 느낄 때 곁에서 자리를 지켜주며 존재의 무거움을 함께 견디어 주는 그런 존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에 대해, 작가(안우성 음악감독)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자인 에드워드 T.콘은 이렇게 말한다. 음악적 페르소나, 연주자와 청중을 잇는 일체감은 정당한 연주와 지적인 청취에서 나오는 근거가 확실한 구체적인 태도이다. 자기만의 사고 행로를 따라 상상 속에서 작품의 전개 과정을 주의 깊게 따르고, 음악의 속도와 흐름에 자신의 정신적 에너지를 맞춰 음악의 활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이상적인 음악 감상법이란 듣는 이가 음악의 흐름에 온전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맡기고, 음악이 이끌어 내는 속도와 흐름에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활기롭게 동참하는 것이다.”] (p208-209)


필자는 인문학, 그중에서도 철학을 전공했다. 동시에 ‘예술’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아 ‘미학’, ‘예술철학’이라는 영역을 좇다 보니, 어느새 그 영역에 대한 석사논문을 작성하게 되었다.

 

필자는 철학과 예술이 결코 서로 상관성이 없는 별도의 두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의 고민과 성찰은 응집되어 결국 음악가의 손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드러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필자의 그러한 생각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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