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다. 인생도 사랑도 살아가는 순간도 아픔도 지금 내가 20대의 순간을 보내는 것도 어느새 4년이 흘러 5년째를 맞이할 때가 되었다.

 

내게는 얼마나 주어져있는지 모르는 시간에 어떻게 살면 좋을지를 죽을 때까지 생각해 보고 고민하는 인생이란 아주 긴 긴 꿈같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꿈. 온갖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꿈. 이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끝나버릴 꿈. 그래서 더 아쉬운.

 

흩날리는 봄날의 꿈이었다가,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가 가을바람의 꿈이었다, 또 겨울 하룻밤의 꿈이다. 사랑을 느껴 헤어짐이 두려운 순간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친했던 내 외삼촌과 곧 헤어질 날이 다가오는가 보다. 집을 찾아가 보니 안의 공기는 상황을 알기라도 하는 듯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다 내려앉았다 보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

 

 

20241130103017_xhdavcih.jpg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꿈에 나는 혹시 나를 기억 못 하실까 정말 그동안의 같이 나눈 둘만의 추억, 그 고맙고 애틋한 기억을 혼자 보관하게 될까 조마조마했다.

 

본가에도 오기 힘든 내가 왔다는 소식에 얼굴을 마주하자 외삼촌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한참을 떨리는 손을 쥐고 접시에 있던 카스텔라 한 조각을 물과 함께 밀어주셨다. 그리곤 멍하니 노을이 지는 창문 밖만 한참을 정말 한참 동안을 바라보셨고 나는 카스텔라 때문인지 물을 못 먹어서 그런지 잔잔한 변명들 사이, 목이 멘 채로 외삼촌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봤고 외삼촌을 다시 뒤돌아 봤을 땐 자연스레 고이고 메인 얼굴에 입만은 미소를 띠며 외삼촌을 마주쳤다.

 

다정하게 불러주시던 내 이름 세 글자만이 선명하다.

 

정말 어릴 때쯤이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새벽, 우리 집 앞에 산타가 찾아와 "허허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선물을 주셨던 적이 있다. 선물이 무엇인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내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동화 같은 꿈이 선물이다. 그 꿈을 만들어 주신 건 외삼촌이었다.

 

하루는 내가 명절날 친척들한테 받은 돈을 다 엄마 아빠한테 드리고 아쉬운 마음에 혼자 터벅거리며 걷고 있을 때, 가지런한 치열로 활짝 웃어 보이며 개구진 표정으로 나를 부르며 따로 둘만의 비밀로 하고 따로 용돈을 주셨을 때가 내 기억에 꾹꾹 남는다.

 

나는 아직 동화 같은 꿈을 만들어 드리지도 못했는데 외삼촌의 꿈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역시 마음의 준비라는 건 할 수가 없다. 준비해도 때가 되면 다시 마음은 무너진다.

 

 

20241130103029_eggnanqi.jpg

 

 

집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외삼촌과 포옹을 하고 손을 잡았다. 내가 있는 동안에 나를 불러주던 말들과 목소리는 한마디도 없으셨다.

 

그래도 알 수 있었다. 외삼촌이 나를 무척이나 반겼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외삼촌은 떨리는 손을 내 손을 꼭 잡으셨다. 눈가가 촉촉해 보였고 가족들이 다 나갔지만 나는 끝까지 발걸음을 못 뗀 것 같다. 언제 올지 모르는 끝이 삶이 참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될 외삼촌의 꿈이 아주 오래, 모든 계절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꿈같기를. 정말 꿈같아서 지난 고통도 힘듦도 느껴지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고 다시 다가올 사계절을 우리 함께 마주하길.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